[Y리뷰] '대외비', 기시감 가득한 115분…남는 건 김무열 변신뿐

[Y리뷰] '대외비', 기시감 가득한 115분…남는 건 김무열 변신뿐

2023.02.21.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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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대외비', 기시감 가득한 115분…남는 건 김무열 변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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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비. 외부 보안 유지가 필요한 비밀 정보를 말한다. 이원태 감독의 새 영화 '대외비'는 이를 제목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비밀이 담긴 문서는 주요 소재로서의 기능이 약하고,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기시감을 지울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악인전', '대장 김창수' 등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의 신작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 행동파 조폭 필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드라마다.

영화는 총선을 앞두고 한껏 들뜬 해웅(조진웅 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공천을 받아 여당의 지역구 후보로 나서게 된 것. 그러나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분)가 공천 확정을 하루 앞두고 마음을 바꾸면서 해웅은 후보 기회를 놓치고 위기를 맞는다.

해웅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폭 필도(김무열 분)에게 선거 자금을 빌려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해웅이 당선될 것 같은 조짐이 보이자 순태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용지를 빼돌려 투표를 조작하고, 해웅은 선거에서 지게 된다.

'대외비' 문서는 해웅과 순태의 정치 싸움을 그리는 과정에 등장한다. 해운대지구 개발에 관한 것으로, 해웅은 이 문서를 무기 삼아 순태를 압박한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임팩트를 주진 않기에 이 문서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를 본다면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순태에 맞서 해웅은 몇 번의 반격을 시도한다. 대외비 문서를 무기로 기자를 이용하기도 하고, 순태가 부정선거를 주도한 정황을 파악해 그를 압박한다. 하지만 결국은 기성세대이자 절대 권력인 순태의 편에 서게 되면서 다소 허무한 결말을 맞는다.

[Y리뷰] '대외비', 기시감 가득한 115분…남는 건 김무열 변신뿐

영화는 90년대 부산을 주 배경으로, 정치와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원태 감독은 '대외비'가 기존의 범죄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정치인을 직접적인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좀 더 직접적이고 원색적으로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전개로 지루함을 안긴다. 절대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해웅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몇 번의 반전을 넣어가며 그리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정치판 싸움 그 이상 그 이하의 것도 아니며, 다음이 짐작 가능한 수준이다.

'범죄와의 전쟁', '내부자들', '더 킹' 등 기존 범죄드라마들을 골고루 떠올리게 한다. 90년대 부산을 주 무대로 남성들의 거친 폭력과 욕망, 범죄를 그렸다는 점도 새롭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 데 한몫 했다.

그나마 작품을 몰입감 있게 끌고 가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인데, 이성민 씨와 조진웅 씨는 모두 기존에 잘 해왔던 연기를 답습한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다. 특히 이성민 씨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모습이 너무 강렬했기에 보는 내내 전작을 자꾸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김무열 씨의 변신 뿐이다. 조폭 '필도'로 분해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모습을 싹 지웠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가 완벽에 가까운 부산 사투리를 소화하는 모습부터 10kg 이상을 증량해 몸집을 키운 변신이 놀라울 정도다.

감독 이원태. 출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 러닝타임 115분. 3월 1일 개봉.

[사진출처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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