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상황을 믿는다"… 천우희, 허구조차 현실로 느껴지게 만드는 배우의 힘

[Y터뷰] "상황을 믿는다"… 천우희, 허구조차 현실로 느껴지게 만드는 배우의 힘

2023.02.2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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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상황을 믿는다"… 천우희, 허구조차 현실로 느껴지게 만드는 배우의 힘
배우 천우희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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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그 상황을 믿는 거예요.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상황을 믿게 되면 그게 사실이고 진실이고 진심이 되더라고요. 서사 속에 비어진 여백이 있더라도 제가 연기로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하는 거죠. 연기라는 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더하고 싶고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이 나요.”

믿기 어려운 허구의 극조차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듯 현실감을 부여하는 배우. 유별나고 화려한 수식어보다 장대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의 필모그래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온 배우. 천우희 씨가 새로운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돌아왔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상 대상을 수상한 동명의 베스트셀러이자 일본에서 한 차례 영화화됐던 작품. 한국판에서는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주인공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진다는 주요 설정만 차용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에 나선 천우희 씨와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천우희 씨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 되찾은 후 일상이 무너져 내리는 평범한 직장인 이나미 역할을 맡았다. 그간 강렬하고 감정이 요동치는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천우희 씨는 이번 작품에서는 일상적인 생활 연기부터 극적인 연기까지 소화하며 영화의 몰입감을 더했다.

영화는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됐으나,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이후 공개 이틀 만인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천우희 씨는 작품을 봐준 관객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극장 개봉을 하게 되면 현장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갖는 것이 굉장히 좋다. 그렇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언제 어디서든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이 OTT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OTT가 우리 일상에 녹아들었고, 많은 분들이 영화를 좋아해 주시는 것에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작품 중 지인들 연락을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 본인 일 같아서 스마트폰을 못 들고 다니겠다고들 한다. 누구나 친근감 있게 볼 수 있는 스릴러 장르로도 사람들에게 재미를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라고 작품의 긍정적인 반응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이번이 첫 연출작인데 고심을 많이 하셨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탄탄했다. 현실적인 공포라 많은 분들이 스스로를 대입해서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와닿았다. 유약해 보이지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캐릭터의 주체적인 모습도 지금의 저와 가장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연기한 이나미는 우리 주변에 한 명쯤 있을 것 같은 보통의 인물. 하지만 캐릭터의 보편성과 달리 겪게 되는 사건은 극적이다. 현실적인 인물과 영화적인 사건을 오가기 때문에 연기의 텐션도 중요했을 터.

천우희 씨는 “현실적인 캐릭터라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믿는 것’이었다. 제가 그 상황을 믿게 되면 그것이 사실이고 진실이 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곡성’의 무명이라는 인물은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제가 진심으로 상황을 믿으면 그것이 진실이 된다”라며 “이 작품은 보는 사람도 체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저 역시 실제로 체험하듯이 촬영에 임하며 작품에 몰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품뿐 아니라 저에게는 연기로 설득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서사나 설정 속 비어진 여백이 있더라도 연기로 납득시키는 것이 저의 몫이다. 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해서 관객을 납득시켜야 한다. 쉽지는 않지만 해냈을 때의 쾌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공주’, ‘곡성’, ‘우상’, ‘앵커’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정적으로 쉽지 않은 캐릭터, 흔히 볼 수 없는 역할을 도맡아온 그였다. 천우희 씨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

작품을 통해 삶에서 겪어볼 수 없는 극한의 사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에 호기심이 있다는 그는 “연기를 통해 나 자신에게 어느 정도 고난과 역경을 주고, 그것을 스스로 극복하며 성장하는 느낌이 있다. 연기는 인생의 굴곡을 만들어줘서 좋은 것 같다”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스스로 칭찬에 박한지라 좀체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연기라는 것이 신기하게도 할수록 더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지금의 바람이 있다면 오래도록 연기하면서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항상 모든 것을 열어둔다”라며 또 다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연기를 통해 성장하는 삶을 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천우희 씨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드라마 ‘이로운 사기’와 ‘머니게임’ 등 공개를 앞둔 작품들에서 또 한 번 허구를 진실로 만들 그의 빛나는 연기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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