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김다미·전소니 ‘소울메이트’… 뜨거운 감정만 남기고 아스라이

[Y리뷰] 김다미·전소니 ‘소울메이트’… 뜨거운 감정만 남기고 아스라이

2023.03.03.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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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김다미·전소니 ‘소울메이트’… 뜨거운 감정만 남기고 아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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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 전혀 다른 성격과 환경을 살아가는 두 아이가 있다. 어머니와 함께 부천과 강릉 등 전국 팔도를 수없이 전전하다 제주도로 내려온 안미소(김다미), 누구보다 자유분방한 그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갈 만큼 주도적이다. 그와 반대로 있는 듯 없는 듯 차분하고 고요한 또 다른 소녀의 이름은 고하은(전소니).

친구가 되기에는 차이점이 더 많아 보이는 이들은 1998년 여름, 10살에 처음 만나 세상에 둘도 없는 영혼의 단짝 ‘소울메이트’가 된다.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지닌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영화 ‘소울메이트’는 어린 시절 만나 어른이 될 때까지 다양한 사건과 감정을 함께 겪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이미 추억이 돼버린 그 시절의 풋풋하고 설레는 느낌을 감성적인 색채로 그려낸다. 특히 빛의 명암과 카메라의 심도를 영리하게 활용한 촬영 방식은 제주도의 눈부신 풍광과 합쳐지며 화보를 방불케 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Y리뷰] 김다미·전소니 ‘소울메이트’… 뜨거운 감정만 남기고 아스라이

여기에 감독은 스크린을 두 주인공의 얼굴로 가득 채우며 이들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마치 ‘누군가를 그리다 보면 그 사람이 아닌 내 마음을 알게 된다’는 하은의 말처럼,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어떤 마음을 느끼고 있는지 묻는 듯하다.

감독의 의도에 맞게 배우들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세밀한 감정을 적재적소에 표정과 눈빛 등을 활용해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했다.

김다미 씨는 자유롭고 능글맞아 보이지만 의외로 섬세한 면을 지닌 미소가 어른이 되며 점차 현실 속 삶에 찌들어 가는 변화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전소니 씨 역시 자신이 바라는 삶이 아닌 누군가 원하는 삶을 살며 고요해 보이지만, 여러 사건을 통해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매끄럽게 소화했다.

그러나 캐릭터에 녹아든 두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온전히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영화는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중 크게 서너 번의 변곡점을 준다.

진우(변우석)가 사실은 미소와 바람을 피운 적이 없으며 이를 하은이 역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 미소가 키우던 아이가 실은 하은과 진우의 아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하은이는 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블로그 글과 그림 모두 미소의 손으로 완성됐다는 것이다.

[Y리뷰] 김다미·전소니 ‘소울메이트’… 뜨거운 감정만 남기고 아스라이

원작이 여성들의 깊은 우정과 성장을 그렸던 것처럼 ‘소울메이트’ 역시 그러한 시도가 눈에 띄긴 하나 쉽사리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는다. 특히 두 인물의 감정 변화는 지나칠 정도로 극적이고 빠르다고 느껴져 때때로 이들의 감정선을 쫓아가기 벅차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미소와 하은이 하는 행동에는 명확한 당위보다도 뜨거운 감정만이 있다.

사랑하고, 좋아하며, 싫어지고 미워하는 감정에 굳이 논리적인 인과와 당위가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데 우리 왜 이렇게 됐을까?”라며 서로를 미워하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자면 관객은 그 어느 쪽에도 마음을 두기가 쉽지 않다.

실은 우정이라는 것이 이처럼 ‘이유 없는 애증’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기쁨·슬픔·설렘·미움·분노·용서·그리움까지, 캐릭터들이 발산하는 기분을 보여주기 바쁜 영화는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에도 이들이 남기고 간 감정 외에 다른 것을 남기지 못하고 아스라이 멀어진다.

영화 ‘소울메이트’. 민용근 감독 연출,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출연.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3월 15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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