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검증 과정 복잡해지는데도…"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에 한숨 쉬는 제작진

[Y초점] "검증 과정 복잡해지는데도…"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에 한숨 쉬는 제작진

2023.03.09.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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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검증 과정 복잡해지는데도…"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에 한숨 쉬는 제작진
사진제공 = 크레아 스튜디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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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검증 과정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어요. 그런데도 (논란이) 터져나오잖아요. 점점 쉽지 않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비연예인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르는 듯 하다가 학교 폭력, 상해 전과 등이 드러난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피해자들의 폭로 후 해당 출연자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거세졌고, 이는 프로그램으로도 번져 오점을 남긴 채 막을 내려야 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황영웅 씨의 이야기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벼락스타'도 많아졌지만, 출연자의 지난 과오가 온 세상에 드러나는 일도 왕왕 발생하고 있다.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외도 등 각종 의혹과 논란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몰라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의 두려움 섞인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가고 있다.

출연자로서 비연예인의 장단점은 동전의 앞뒤처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새로운 얼굴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인다는 신선함과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얼굴이 가진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에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PD들은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리스크를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소화하는 것만이 어쩌면 유일한 방법이다. 비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유명 리얼리티를 연출했던 A씨는 "여러 검증 과정을 거친다. 조사도 하고, 심리 상담도 한다"며 "점점 더 복잡한 검증 과정을 거치다 보니 프로그램 출연자로서 매력이 있어도 뽑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검증 과정 한계 분명…"우리가 수사기관은 아니잖아요"

제작진들이 말하는 검증 과정의 대부분은 인터뷰로 이뤄진다. PD, 작가 등 여러 명의 제작진이 여러 차례에 걸쳐 출연 예정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듣는다. 최근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을 연출한 또 다른 PD B씨는 이 인터뷰 과정에 대해 "제작진이 출연 예정자에게 철저하게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확인 받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제작진에게 출연자 인터뷰는 가장 현실적인 검증 방식이지만, 출연자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 방식이기도 하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인기 경연 프로그램의 홍보 담당자였던 C씨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검증 과정에 대해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제작진은 알 수가 없다. 본인 이야기 외에는 사실을 증명하거나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없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가끔은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경우도 있다. A씨는 "출연 예정자가 학교 폭력에 관련한 소문이 있다고 했을 때, 실제 그 학교를 찾아간 적도 많다"고 털어놨다.

이에 최근에는 범죄사실증명서 등 각종 기록을 공유 받는 절차를 거치기도 한다. 물론 출연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제작진은 절대 이를 강제할 수 없다. B씨는 "인터뷰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최근 많은 프로그램들이 출연자 동의 하에 자료를 공유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A씨 역시 "출연자가 자료를 제공하기 싫다고 하면 방법은 없다. 우리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출연자가 공유해줄 때만 기록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논란은 터진다…"높아진 윤리적 기준 맞추기 위해 노력"

제작진의 꼼꼼한 사전 점검에도 불구하고, 최근 비연예인 출연자를 둘러싼 논란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제작진 예측 밖의 일들도 적지 않고, 사실 관계 입증이 어려워 논란에 대응하기 어려운 사건들도 있다. 지난 6일 불거진 JTBC '피크타임'의 출연자 김현재 씨의 학교 폭력 의혹 역시 제작진이 이틀째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홍보 관계자 C씨는 "일방적인 주장이나 폭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입장 차이에서의 갈등 같은 것은 논란이 터졌을 때 가장 난감한 케이스"라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로 A씨는 남녀 간의 문제, 성 관련 스캔들을 꼽으며, "외도 사실 같은 것은 형사처벌 대상의 범죄는 아니지만, 출연자와 프로그램에는 큰 비호감의 요소가 돼서 제작진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심지어 기록에도 남지 않는 문제라 미리 알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제작진은 점점 출연자 검증의 벽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A씨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려고 검증 과정을 더욱 다양화 한다. 특히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윤리적 기준이 높은 편이어서, 제작진도 그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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