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화려하고 요란한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아쉬운 전종서 활용법

[Y리뷰] 화려하고 요란한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아쉬운 전종서 활용법

2023.03.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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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화려하고 요란한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아쉬운 전종서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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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종서 씨의 할리우드 데뷔작이자 2021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화제를 모았던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더 배드 배치’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줬던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 폐쇄병동에서 도망친 의문의 소녀 '모나'(전종서)가 낯선 도시에서 만난 이들과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타인의 행동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닌 모나는 붉은 보름달이 뜬 어느 날 12년 동안 갇혀 있던 폐쇄병동에서 탈출하고 뉴올리언스의 밤거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난다. 누군가는 그에게 첫눈에 반하고, 누군가는 그가 지닌 능력으로 일확천금을 노린다. 여기에 모나를 붙잡기 위해 뒤를 추적하는 또 다른 누군가도 가세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판을 키우며 한바탕 사건이 벌어질 것처럼 굴지만 그저 영화 속 숱한 네온사인과 음악들처럼 화려하고 요란하기만 할 뿐이다. 서사는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캐릭터들의 행동 역시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

모나가 언제 어떻게 능력을 얻게 됐으며 왜 폐쇄병동에 갇히게 됐는지 같은 서사와 인과는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관객이 궁금해할 만한 요소에 관해서는 설명을 배제한 채 영화는 그저 현재의 사건을 보여주는데 충실하다.

기이한 능력을 지닌 한 여자가 보름달이 뜬 어느 날 저녁 각자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겪는 한바탕 소동이 107분간 이어지는 영화의 전부일 뿐이다. 마치 수십 년간 리메이크됐던 미국 CBS의 미스터리 스릴러 프랜차이즈 ‘환상특급’(원제 ‘The Twilight Zone’)의 한 에피소드를 길게 늘려 놓은 듯한 인상을 줄 정도로 영화의 스토리는 특별한 것이 없다.

[Y리뷰] 화려하고 요란한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아쉬운 전종서 활용법

덕분에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전종서 씨에 대한 활용법이다.

전종서 씨는 영화 내내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모습으로 마치 학습되지 않은 날것, 무(無)와 같은 백지의 모나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그의 가장 큰 무기인 눈빛과 표정 연기는 특히 대사가 많지 않은 이번 작품에서 한 층 더 빛을 낸다. 그런데도 영화의 서사가 단순하고 캐릭터의 활용 역시 1차원적인 단계에서 그치는 탓에 전종서 씨는 자신의 장기와 매력을 모두 꺼내지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 할리우드 데뷔작이라는 타이틀보다도 되려 영화가 전종서 씨의 매력에 기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까닭이다.

컬트적인 매력과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사하고 EDM과 록 등 여러 음악을 오가며 청각적으로 자극적이고 지속적인 쾌감을 주지만 그 외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기는 어렵다. 특히 ‘델마와 루이스’ 같은 여성 버디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아쉬움만 남길 공산이 크다.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 연출. 전종서, 케이트 허드슨, 크레이그 로빈슨 등 주연.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3월 22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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