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방탄소년단 RM, 'K팝 외교관' 수식어가 붙기까지

[Y피플] 방탄소년단 RM, 'K팝 외교관' 수식어가 붙기까지

2023.03.15.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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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 씨가 스페인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로 화제가 되고 있다. 평소 방탄소년단은 물론, K팝 아티스트 전체를 대표해 글로벌 영향력을 떨쳐온 그가 다시 한번 리더 중의 리더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El País)는 K팝(K-Pop)의 성공과 한국의 역사를 주제로 RM 씨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날 RM 씨는 기자로부터 "'K' 수식어가 지겹지 않나"라는 질문을 받고 "스포티파이(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우리 모두를 'K팝'이라고 부르는 것에 질릴 수도 있지만, 그건 프리미엄 라벨"이라며 "우리 조상들이 싸워 쟁취하려고 노력했던 품질보증과 같은 것"이라고 답변했다.

기자는 또 "K팝의 눈부신 성공이 아티스트를 비인간화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RM 씨는 "개인을 위한 시간은 많지 않지만, 그것이 K팝을 빛나게 한다. 20대부터 30대까지 저희는 BTS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했다. 제가 부분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저희 회사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 점이) 특별한 산업으로 만드는 것도 있다. 그리고 계약서나 돈, 교육적인 측면에서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젊음에 대한 숭배나 완벽주의, K팝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은 한국의 문화적 특성인가"라는 물음에는 "서양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받아치며 "한국은 침략당하고 황폐해지고, 둘로 나누어진 나라다.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IMF와 UN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RM 씨는 "어떻게 그게 가능했겠나"라고 반문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향상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어떤 일을 이루는 방법이고 K팝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에게 "당신은 수 세기에 걸쳐 식민지를 만들어 온 프랑스나 영국과 같은 나라에 살면서 '스스로 너무 부담을 많이 주고 있다. 한국에서의 삶은 너무 스트레스가 많은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면서 "그건 K팝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일부다. 물론 그림자가 있긴 하지만 빠르고 강하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부작용이 있다"고 일침했다.

서구중심적인 질문에도 품격 있던 대처한 RM 씨의 인터뷰는 금방 화제가 됐다. 국내 네티즌은 RM 씨에 "말 진짜 잘한다", "멋진 말이다. 젊은 친구지만 한 수 백 수 이상을 배워 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석희 번역가는 해당 인터뷰를 접한 후 자신의 SNS에 "생각을 평소에 참 잘 정리해 두는 사람이구나 싶었다"라며 "종종 올라오는 RM의 인터뷰를 보면 생각이 깊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그 답변들은 하나하나 숙고를 거쳐 나름의 설득력과 논리를 갖춘 형태로 자신에게 쌓였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작곡가 윤일상 씨도 RM 씨의 해당 인터뷰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외교를 잘하는 외교인사 중 1인"이라는 글과 함께 '외교의 달인', '외교적 언어' 등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Y피플] 방탄소년단 RM, 'K팝 외교관' 수식어가 붙기까지


[Y피플] 방탄소년단 RM, 'K팝 외교관' 수식어가 붙기까지

국위 선양 아이돌 방탄소년단 멤버들 중에서도 리더 RM 씨는 특히 시대와 세대를 대변하는 이미지를 쌓아왔다. 원어민 못지 않은 영어 실력과 뛰어난 언변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 국내외 뜨거운 주목을 받은 것.

RM 씨는 지난 2018년 유엔(UN) 총회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팀을 대표하여 영어 연설에 나섰다. 글로벌 청년들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그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고 고통받는 젊은이들을 항해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를 시작으로 'K팝 외교관' '글로벌 리더'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RM 씨의 성공적인 첫 연설 이후 방탄소년단은 2020년, 2021년에도 유엔 총회를 찾아 전세계 청소년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유력 언론들은 "방탄소년단은 유엔 단골" "세계를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집중하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라는 평과 함께 이들의 외교 행보를 집중조명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순간은 전세계 매체에서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미국에서 퍼져나가던 아시안 혐오 및 차별에 대항해 목소리를 낸 바 있다.

RM 씨는 이러한 국제무대에서의 눈부신 활약 이면에 짊어지게 된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매체 롤링스톤을 통해 유명 래퍼 퍼렐 윌리엄스와 대담을 진행한 RM 씨는 "유엔에 가고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나고 나니 방탄소년단이 아시아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그룹이 됐다. 내가 그렇게 괜찮은 사람인지, 그런 책임감에 맞는 사람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하며 부담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사회적인 인물이 됐고, 이제는 그것을 받아들였다"며 "K팝 가수로서 유엔에서 연설을 하거나 대통령을 만날 때 '내가 외교관인가?' 정말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사진=오센, 빅히트뮤직]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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