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박수홍 “친형 부부, 강력 처벌 원해...단순 횡령 아닌 인격 살해”(종합①)

방송인 박수홍 씨가 법정에서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를 차례대로 증언했다. 검찰은 제출된 증거 자료를 통해 라엘과 메디아붐 두 법인 카드의 사적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1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에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 씨의 친형 박 씨와 그의 아내인 이 씨에 대한 4차 공판이 속행됐다. 이날 증인으로는 박 씨의 횡령으로 피해를 입은 박수홍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50분께 법원에 도착한 박수홍 씨는 취재진과 만나 "다른 모든 분들이 그렇듯이 가족들을 사랑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생을 부양했다. 하지만 청춘 바쳐 열심히 일했던 많은 것을 빼앗겼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와 같이 가까운 이에게 믿음을 주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는 재판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증언 잘 하고 오겠다"고 전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은 박수홍 씨의 경찰 및 검찰 조사 자료 등이 정상적으로 작성된 것인지를 확인했다. 이후 곧바로 관련 내용에 대한 증인 신문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제시 된 것은 라엘이라는 법인의 사업자 카드 3장이 분실신고 된 것과 신고자 명의가 박수홍 씨의 형수인 이 씨라는 자료였다. 이어 메디아붐으로도 법인 카드가 발급된 것에 대해 확인됐다.

이에 박수홍 씨는 “법인 운영은 피고인들이 했다. 그러니 카드를 몇 장이나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상품권 구매도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상품권을 뽑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존재의 유무도 몰랐다”고 증언했다.

특히 박수홍 씨는 검찰 측이 제시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서 태권도 학원, 고급 스포츠 센터, 마사지숍, 키즈카페 등이 기재된 것에 대해서도 “나는 아침부터 일을 하고 저녁까지 한다. 물리적으로 그럴 시간이 없다”며 형 부부가 사용하거나 그들의 자녀들이 사용한 것으로 확신했다.

이후 박수홍 씨는 허위 직원 급여 대한 내용, 법인 비용으로 건물을 구입한 것 등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특히 허위 직원 등에 대해서는 “라엘과 메디아붐은 내 개인 활동에 필요한 매니저와 코디 뿐”이라며 관련 직원들이 모두 두 법인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박수홍 씨는 친형 부부인 피고인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법원에 구하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늘 내게 ‘돈 아껴써라’, ‘부모님 용돈 주지 말아라’하면서 수 많은 세월 동안 나를 위해, 나를 지켜준다는 말을 하고 그걸 믿게 했다. 종이가방을 들고 내 앞에 와서 나를 위해서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사람들이다. 그래도 가족이었기 때문에 해결을 위해서 수없이 전화를 했지만 변명으로 일관하고 나타나지도 않던 사람들”이라며 “편지까지 써서 지금이라도 정산을 해주면 웃으면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도 답이 없었고, 내가 고소를 하자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아내 김다예 씨 등), 이 횡령과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인격살인을 했다"라고 분노했다.

또 “이건 단순한 횡령범죄가 아니다. 늘 검소하라고 초심을 잃지 말라던 이들이 숫자를 속이고 있지 않느냐. 기가 막히고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졀벽에서 ‘내가 죽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지옥 속에 살았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박 씨는 박수홍 씨를 관리하는 1인 기획사를 운영하는 중에 개인 변호사 선임 명목으로 소속사 자금을 사용한 혐의와 더불어 허위 직원에게 급여를 줄 명목으로 A기획사의 계좌에서 190회, B기획사의 계좌에서 288회에 걸쳐 수십 억 규모의 소속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61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그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씨는 관련 공소 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개인 변호사 선임 명목으로 소속사 자금을 사용한 혐의만을 인정하고 지난 3차 공판에서 박 씨의 변호인 측은 박수홍을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라고 표현하며 “친형을 악마화 한 후 고소했다”고 말한 바 있다.

YTN 곽현수 (abroad@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