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오티 팝니다”·“필마 삽니다”… 극장 굿즈로 울고 웃는 관객들

[Y초점] “오티 팝니다”·“필마 삽니다”… 극장 굿즈로 울고 웃는 관객들

2023.03.16.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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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초점] “오티 팝니다”·“필마 삽니다”… 극장 굿즈로 울고 웃는 관객들_이미지
  • 멀티플렉스 극장들에서 제공하는 '스즈메의 문단속' 관련 굿즈들. 우측 부터 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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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오티 판매합니다.” “슬램덩크 필마 판매합니다.” “필마로 오티 교환하실 분.”

‘오티’와 ‘필마’, 최근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품목이다. ‘오티’는 메가박스에서 제공하는 티켓 형태의 시그니처 굿즈인 ‘오리지널 티겟’을, ‘필마’는 CGV에서 제공하는 필름 형태의 시그니처 굿즈인 ‘필름마크’의 줄임말. 롯데시네마 역시 일반 티켓보다 큰 6X8 사이즈의 ‘시그니처 아트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이처럼 작품과 관련된 굿즈를 이벤트 형태로 선착순 무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수량으로 인해 관객들 사이에서는 ‘오티’와 ‘필마’, ‘아트카드’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인기 있는 작품의 경우 무료로 제공된 굿즈들이 중고거래 시장에서 웃돈이 붙은 높은 가격대로 거래되며 관객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것은 지난 8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관련 굿즈들.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으며 올해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는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의 경우,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제공하는 굿즈가 높은 퀄리티로 입소문을 타며 이를 구하기 위한 관객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상에는 한정된 수량의 굿즈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영혼 보내기’를 한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혼 보내기’란 예매는 했지만, 영화 관람은 하지 않는 행위. 영화 관람을 추억하는 본래 의도가 무색하게, 티켓값을 내고 굿즈를 사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관객들의 ‘영혼 보내기’에도 불구하고 굿즈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극장 측이 준비한 수량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

이로 인해 굿즈를 구하려는 관객들은 중고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스즈메의 문단속’과 관련한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과 롯데시네마 ‘시그니처 아트카드’가 2~3만 원, CGV ‘필름마크’는 1만 원대에 가격대가 형성돼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극장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CGV 측 관계자는 “영화를 본 관객들이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굿즈로서 기획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OTT가 활성화된 시기에 극장에 직접 와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위한 하나의 선물 같은 서비스”라고 ‘필름마크’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강제성을 갖고 개인 간 거래를 막는 것은 어렵다. 원래 제작 취지에 맞게끔 영화를 본 고객들이 추억과 감동을 굿즈를 통해 간직하고 보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형평성에 맞게 회차별로 개수를 배분하거나 추가로 더 제작하면 좋겠지만 비용의 부담이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극장 역시 아쉬움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메가박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영화의 감동을 잘 간직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오리지널 티켓’의 출발이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시대에 실물 영화 티켓에 대한 그리움과 영화 팬들의 인증·수집 욕구가 있다고 판단했다. 수집에 초점을 맞춰 내구성과 디자인, 퀄리티를 높여 제작했다”라고 ‘오리지널 티켓’의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오리지널 티켓’이 재판매되는 현상 또한 알고 있으나 최근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리셀'(재판매) 문화가 퍼져 있어서 이를 막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니아층이 생기는 영화나 흥행 결과에 따라 오리지널 티켓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제작 단계에서 가치를 판단하거나 수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롯데시네마 역시 굿즈의 재판매 방지에는 난색을 표했다. CGV와 함께 앱을 통해 실시간 재고 확인 기능을 제공하는 롯데시네마는 서비스 보완을 위해 현재 관련 서비스를 잠시 중단한 상태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아트카드’는 롯데시네마의 시그니처 굿즈로 자리매김했다. 출시 초반에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굿즈를 위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사례가 증가해, 이를 방지하고 관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실시간 수량 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 현재(16일) 해당 기능은 시스템 개선 작업 중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으나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을 완료해 고객 편의를 향상시키고, 관객분들이 영화를 특별하게 추억할 수 있는 굿즈 수령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모두 1인당 굿즈의 최대 수령 개수를 8개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이를 축소해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롯데시네마나 CGV가 제공하고 있는 실시간 재고 확인 기능을 더욱 체계화하거나 예약 제도를 활용해 관객들이 헛걸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제도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굿즈의 본래 제작 취지가 퇴색되지 않고 더욱 빛날 수 있도록 극장과 배급사들이 관객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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