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못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말자”… 임지연, 연진이로 맞이한 ‘영광’

[Y터뷰] “못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말자”… 임지연, 연진이로 맞이한 ‘영광’

2023.03.18.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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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못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말자”… 임지연, 연진이로 맞이한 ‘영광’
'더 글로리'에서 활약한 배우 임지연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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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말자', '어색하게 할 거면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연기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는데 이 정도 칭찬은 처음이라 너무나 신기했어요. 여전히 현장 가는 길이 불안하고 무섭지만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다 보면 또 다른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유행어를 꼽자면 “연진아”가 빠질 수 없다. 악(惡)이라는 단어가 의인화된다면 이런 모습일까? 임지연 씨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통해 ‘미워할 수밖에 없는’ 악역 박연진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작품의 화룡점정과 같은 역할을 해냈다.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뻔뻔하고 추악한 민낯, 누구보다 교만한 자태로 타인을 괴롭히는 데 앞장서고 여기서 즐거움마저 느끼는 악마 같은 모습. 숨겨진 가면 뒤 차진 욕설과 거친 언행까지. 임지연 씨는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박연진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그려내는 데 성공하며 배우 커리어의 ‘글로리’(영광)한 순간을 맞이했다.

4일 연속 전 세계 1위. 드라마의 글로벌한 흥행 돌풍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임지연 씨와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임지연 씨는 작품에 대한 확신과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대본 자체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촬영하면서도 잘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제성을 일으킬 작품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이렇게 잘 될지는 몰랐다.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지만 행복한 날의 연속”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팬들에게도 반응도 신기하다는 그는 작품에 애정을 보내주고 있는 전 세계 시청자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덧붙였다.

2011년 영화 ‘재난영화’로 데뷔한 그는 2014년 영화 ‘인간중독’과 이듬해 영화 ‘간신’, 2016년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와 2019년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변신을 계속해왔다. 데뷔 초기 연기력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그는 쉬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만의 커리어를 다져왔다.

늘 악역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그는 ‘더 글로리’를 통해 마침내 날아오르는 데 성공했다.

“악역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나에게도 제대로 된 악역 기회가 한 번쯤은 찾아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경험이 더 쌓인 후에 기회가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매력적인 악역이 찾아와서 도전할 수밖에 없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에게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는 악마 같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죠.”

‘나만이 할 수 있는 빌런’을 목표했다는 임지연 씨는 자신의 의도대로 얼굴과 표정 그리고 목소리마저 ‘박연진 그 자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끌어냈고, 시청자들은 그의 노력에 칭찬으로 화답했다. 임지연 씨는 “’색깔이 다양한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임지연이 이런 역할도 할 수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가해자이자 순수한 악을 표현하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을까? 인간으로서 박연진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그는 ‘연진이가 왜 이렇게 된 건지’ ‘어떤 인간인지’ 고민하고 분석했으나 이해할 수는 없었다고.

임지연 씨는 “박연진은 그저 그렇게 태어났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라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연진이로 하루를 보내면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서 이미 짜증이 나 있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도 있었다”라고 쉽지 않았던 감정 표현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극에서 내내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혜교 씨를 비롯해 김히어라·박성훈·차주영·김건우 등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현장에서 흔들림 없는 묵직한 존재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을 보여줬다는 송혜교 씨에 대해서는 “격하게 변화하는 감정 표현 연기를 다 받아 주신 덕분에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너무나 사랑하고 감사한 선배이자 언니”라며 애정을 전했다. 또한 동료 배우들에 대해서도 “실제로 친해졌다는 사실이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소중한 친구들을 얻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깊은 우정의 마음을 고백했다.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 속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간 연기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껴왔다는 그는 “연진이로 사랑받았는데 당장 연진이를 버릴 수 있는 연기를 하겠다는 욕심은 없다”라고 답했다.

자신이 선택한 방향을 믿고 그 방향대로 가고 있다는 임지연 씨는 “여전히 현장이 불안하고 무섭지만 주어진 것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또 다른 얼굴, 또 다른 색깔, 또 다른 캐릭터를 찾아내 또 다른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흔들림 없이 계속 나아가겠다는 다짐도 함께 밝혔다.

‘더 글로리’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는 임지연 씨는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했던 작품이 사랑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거침없이 도전할 줄 아는 열정적인 배우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는 당찬 포부로 또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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