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 현실, 국내외 모두 몸살

[Y초점]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 현실, 국내외 모두 몸살

2023.03.20. 오후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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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 현실, 국내외 모두 몸살
사진제공 = KBS, MBC, 티빙,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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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콘텐츠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만큼, 불법 유통 시장에서도 한국 콘텐츠는 단연 인기다.

한국 콘텐츠의 불법 유통 실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OTT 작품 뿐만 아니라 영화,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 프로그램 가릴 것 없이, 정식 루트로 공개되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불법 유통 시장에 풀린다.

지상파와 일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도 볼 수 있고, 오리지널 시리즈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OTT 플랫폼 웨이브만 살펴봐도 피해 규모는 상당하다. 웨이브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VOD 34만 편 중 20만 편 이상이 불법 사이트에 유통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규모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이든 플랫폼이든 인기가 많을수록 피해는 더욱 크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가 많은 기대 속에 공개된 지난 10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와 관련한 검색량은 1개월 전에 비해 20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더 글로리 파트2'를 시청하기 위해 이 사이트에 이용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누누티비는 지난 2021년부터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콘텐츠를 불법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국내 OTT들보다도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접속 차단 조치에도 보란 듯이 주소를 우회하며 계속해서 운영 중이다.

누누티비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의 불법 유통에 대해 꾸준히 쓴소리를 내왔던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역시 "콘텐츠 불법 유통의 중심에 누누티비가 있다"고 지적하며, 불법 시청 근절을 외친 바 있다.

OTT 사업자, 방송국 등 콘텐츠 업체들 역시 문제 의식을 갖고 누누티비를 지켜봐 왔으나,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응이 어려웠다. 한 OTT 관계자는 "불법 유통의 근원지를 찾는 게 워낙 어렵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업체가 개별적으로 대응하려면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 될 수도 있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형 글로벌 OTT 관계자마저도 불법 유통 사이트 대응에 대해 "한 업체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콘텐츠 업계는 힘을 합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대응에 나섰다. 최근 방송사(MBC, KBS, CJ ENM, JTBC),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의회, 콘텐츠 제작사 SLL, OTT 플랫폼사 콘텐츠웨이브, 티빙과 불법복제 대응조직인 ACE(Alliance for Creativity and Entertainment)가 힘을 합쳐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발족했다. ACE는 넷플릭스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복제 대응조직이다.

협의체의 활동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첫 대응 상대로 누누티비를 꼽았다. 협의체는 누누티비를 상대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고, 현재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협의체 관계자는 "영상저작권자들은 더 이상 저작권침해를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저작권자와 합법이용자들을 보호할 것이며, 불법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불법 스트리밍 피해를 입고 있는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불법 유출은 안타깝게도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며 "넷플릭스를 비롯해 모든 콘텐츠사들은 콘텐츠의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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