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백종원 때아닌 악플 세례...'장사천재 백사장', 전화위복할까

[Y초점] 백종원 때아닌 악플 세례...'장사천재 백사장', 전화위복할까

2023.04.12.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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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백종원 때아닌 악플 세례...'장사천재 백사장', 전화위복할까
왼쪽부터 배우 이장우, 요리연구가 백종원, 가수 뱀뱀 (사진=오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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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를 모욕했다", "다시는 모로코에 오지 마라"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모로코 창업에 나섰다가 때아닌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출연한 방송 내용에 반발하는 모로코인들의 악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한 tvN '장사천재 백사장'에서 아프리카 모로코 현지에서 한식 장사에 도전하는 백종원 씨의 모습이 나왔다. 이슬람 문화를 가진 모로코 특성상 바닥에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자 출연자의 하나인 가수 뱀뱀 씨가 “저기 우리 제작진이에요?”라고 물었다. 이를 들은 백종원 씨와 배우 이장우 씨는 “제작진이 왜 저기 엎드려 있어?”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런데 일부 모로코인들을 이를 보고 백종원 씨 SNS 댓글을 통해 이슬람 문화를 무시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방송에 나온 모로코 지도가 논란이 됐다. 모로코 영토를 표시하면서 제작진은 영유권 분쟁 중인 서사하라를 완전히 뺏다. 분쟁 지역인 만큼 신중했어야 한다는 평이 나온다. 한 모로코인은 “우리나라 지도를 절반만 보여준 건 독도를 일본 영토로 나타내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모로코인들의 악플이 쏟아지자 우리나라 누리꾼들 역시 백종원 씨 SNS에 반박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도 장면에서 당신의 종교를 무시하지 않았다. 자막을 제대로 보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또 “지도를 표기한 건 제작진인데 왜 출연자인 백 대표에게 뭐라고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시청자 입장에서는 백종원 씨가 오히려 모로코 현지에서 차별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방송에서 불고기 버거와 갈비탕으로 메뉴를 정한 그는 모로코 최대 야시장에서 한식 노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1시간 만에 정전이 돼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전기가 나간 이유는 다름 아닌 현지인들의 민원 때문이었다. 백종원 씨가 파는 음식들이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할랄 음식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의심이 발단이었다.

모로코 행인들은 백종원 씨를 향해 “이 사람들은 개구리 먹는다던데”, “이거 먹어도 되는 게 맞나”라고 말했다. 야시장이 유명 관광지인 탓에 비무슬림의 낯선 음식이 경계 대상이 된 것이다.

결국 백종원 씨는 야시장을 떠나 새 가게를 물색해야 했다. "장사를 하다가 갑자기 접을 땐 굉장히 기분이 나쁘죠. 그것도 타의에 의해..."라던 백종원 씨는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사냐, 귀국이냐하는 고민 끝에 그는 조금 떨어진 지역에 가게를 빌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설가가상 첫 번째 노점이 망한 줄 알고 출근을 하지 않은 현지인 알바생 때문에 백종원, 이장우, 뱀뱀 씨는 온갖 바디랭귀지로 현지인들과 소통해야 했다.

방송에서만 보더라도 한국과 모코로는 아직 서로 낯선 나라다. 더욱이 백종원 씨는 행선지도 모른채 공항에 와서야 자신의 창업지가 모로코임을 알았다. 자영업자들의 멘토라 불리는 이가 창업지조차 모른채 장사에 뛰어든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백종원 씨는 현지에서 철저한 시장조사와 노하우로 72시간 내에 300만 원 자본으로 노점을 완성했다. 아무리 한식이라지만 이슬람 국가 방침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며 '할랄 인증' 마크를 받은 고기를 사용하고 메뉴판에 표시하는 등 모로코 문화를 존중하려 애썼다. 백종원 씨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예상 못하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종교와 음식은 한 나라의 정체성과 일맥상통하는 만큼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갖춰야 하고 그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잘못 내보낸 지도를 계기로, 앞으로 제작직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해를 살 수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자막이나 편집 등에도 세심함이 필요해 보인다. 오롯이 백종원 사장만의 힘으로 창업하는 과정을 보여주려는 취지는 이해하나, 현지 통역사를 어느 정도 활용했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 문화에 대한 제작진의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장사천재 백사장'이 논란을 딛고 해외 장사의 예상치 못한 변수와 그 허들을 하나씩 넘어가는 백종원 씨의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YTN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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