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오아시스’ 강경헌 “데뷔 27년… 연기? 여전히 고민되고 고통스러워”

[Y터뷰] ‘오아시스’ 강경헌 “데뷔 27년… 연기? 여전히 고민되고 고통스러워”

2023.04.26.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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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오아시스’ 강경헌 “데뷔 27년… 연기? 여전히 고민되고 고통스러워”
드라마 '오아시스'에 출연한 배우 강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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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빠지는 해 없이 끊임없이 작품을 했지만 매번 갈증을 느끼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정말 연기가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그런 욕구 때문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작품에 임하는 것 같아요. 평생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매번 온 힘을 다해서 연기하는 것 같아요.”

1996년 KBS 슈퍼 탤런트로 데뷔,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온 배우 강경헌 씨가 드라마 ‘오아시스’를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제(25일) 종영한 KBS 월화드라마 ‘오아시스’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근래 보기 드문 시대극에 청춘물과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더한 드라마는 장동윤·설인아·추영우 씨 청춘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열연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 등에 힘입어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졌던 KBS 월화드라마 블록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 캐릭터로 매번 작품의 활력을 더했던 강경헌 씨는 ‘오아시스’에서 광적이고 비뚤어진 모성애를 지닌 입체적인 악역 강여진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극에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25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강경헌 씨와 인터뷰를 갖고 이번 작품을 비롯해 그의 연기 인생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약 8개월간 ‘오아시스’에 매진했다는 그는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하며 인터뷰의 시작을 알렸다. 강경헌 씨는 “많은 악역을 했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감정적으로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막상 끝이 났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오아시스’는 최근 찾아보기 힘든 시대극임에도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에 강경헌 씨는 “예전에 ‘모래시계’를 봤던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우리 작품을 통해 추억을 떠올리고, 젊은 시청자들은 세 명의 주인공이 내뿜는 매력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라고 인기 요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특히 이번 작품은 장동윤·설인아·추영우 씨라는 걸출한 세 명의 청춘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다. 선배 배우로서 이들과 함께한 호흡은 어땠을까?

“추영우 배우는 신인이고 굉장히 어리지만 성숙해 보이는 스타일과 아우라를 지녔어요. 목소리와 눈빛 그리고 풍기는 분위기에 깊이가 있어서 매력이 강한 친구예요. 가만히 있어도 배우로서의 매력이 강하게 풍겨서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했죠. 물론 영우는 여기에 노력까지 갖췄어요”

극 중 자신의 아들이었던 추영우 배우에 대해 애정을 전한 그는 후배인 장동윤, 설인아 배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경헌 씨는 “동윤이는 똘똘하고 열정적인데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까지 갖췄다. 실제로도 굉장히 정의로운데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나 더욱 잘 소화한 것 같다”라며 장동윤 배우에게 박수를 보냈다. 또한 설인아 씨에 대해서는 “털털하고 시원시원하면서도 유쾌한 친구다. 본인이 갖고 있는 매력이 ‘오아시스’에서 더욱 잘 나타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악역을 도맡아 온 강경헌 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옆집 아이를 입양해 자신의 아들로 키우며 그가 살인을 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집착에 가까운 모성애와 계속되는 거짓말로 삶을 포장하는 독특한 역할을 연기했다.

실제 어머니 역시 극 중 자신을 보며 “무섭다”라고 걱정하며 고개를 내저을 정도였다고. 이처럼 복잡한 악역을 연기하는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강경헌 씨는 “실제로 거짓말을 너무 힘들어한다. 착하고 정의롭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논리에 맞게 계산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여진이는 매번 거짓말을 하는데 감정이나 연기를 어느 정도까지 보여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됐다”라며 촬영에 앞서 감독님과 계속된 소통을 통해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번의 악역을 맡은 것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그는 “악역이지만 매번 다른 이야기와 캐릭터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연기하는 즐거움이 있다. 악역 자체가 싫거나 질리는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와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편이라 고통스러운 면은 있다”라고 밝히며 실제 자신의 성격처럼 씩씩하며 밝고 당찬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어렵더라도 수학처럼 정답이 있으면 좋을 텐데 연기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여전히 어렵고 고민이 끝나지 않는 것 같아요.”

데뷔 30년 차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연기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열정을 지닌 그는 이날 인터뷰 말미 늘 새로운 작품과 배역에 대한 갈증으로 목마르다며 또 한 번의 변신과 도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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