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닥터 차정숙', 한약→크론병 묘사 논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때

[Y초점] '닥터 차정숙', 한약→크론병 묘사 논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때

2023.05.09.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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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닥터 차정숙', 한약→크론병 묘사 논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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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인기만큼 말도 많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드라마 속 몇몇 표현에 대한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는 것.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다. 배우 엄정화 씨, 김병철 씨, 명세빈 씨, 민우혁 씨 등이 출연하며 특히 엄정화 씨의 브라운관 컴백작으로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연 '닥터 차정숙'은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보여줬다. 1회 4.9%로 시작한 '닥터 차정숙'은 2회에서 2배에 가까운 시청률인 7.8%를 기록했고, 이후 4회 11.2%, 6회 13.2%, 8회 16.2% 등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배우들의 호연이 이끈 결과였다. '차정숙'으로 분한 엄정화 씨는 결혼 후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지만, 급성 간염으로 수술을 받은 뒤 각성하고 자신의 오랜 꿈인 의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탁월한 강약 조절 연기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김병철 씨는 차정숙의 남편 '서인호'의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그려내며 극에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불어넣었다. 서인호의 첫사랑이자 불륜을 저지르는 '최승희' 역의 명세빈 씨는 차정숙의 삶을 방해하는 가장 큰 악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가져갔다.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닥터 차정숙'은 안방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극 중에서 사용된 몇몇 에피소드와 표현법을 놓고 갑론을박도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약의 사용이다.

[Y초점] '닥터 차정숙', 한약→크론병 묘사 논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때

'닥터 차정숙' 1회에서 차정숙은 급성 간염에 걸려 입원했다. 그는 자신에게 건강원 식품을 지어준 모친에게 "나 해준 그 약, 어디서 지었냐. 원래 한약을 잘못 먹으면 급성 간염 올 수도 있거든"이라고 말했다.

1회 말미에는 차정숙의 시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며느리에게 간 이식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을 보고 사돈에게 "이렇게 된 거 사돈 탓이 제일 크지 않냐. 이게 다 그 싸구려 보약 때문 아니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1회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은 '닥터 차정숙'이 한의학을 비하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을 넣었다며 비판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방송사 JTBC에 공문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시보기에서 해당 부분은 편집되거나 대사가 묵음 처리됐다.

하지만 논란은 1회에서 그치지 않았다. 7회에서는 서인호를 찾은 크론병 환자 에피소드가 다뤄졌다. 병원을 찾아온 환자의 장인과 장모는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라며 비난했고, 환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Y초점] '닥터 차정숙', 한약→크론병 묘사 논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때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폭주했다. 시청자들은 "크론병은 유전이 아니다", "어린 환우들에게 상처 주는 드라마"라며 의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방송을 내보내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JTBC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미 방영이 된 후여서 입장을 밝힌다 해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그치겠지만, 드라마가 반환점을 돈만큼 남은 회차에서 어떤 에피소드를 어떤 표현 방식으로 풀어갈 지에 대한 제작진의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출처 = JTBC '닥터 차정숙' 공식 포스터/영상 캡처]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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