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 셀린 송…그가 말하는 인연과 유태오

[Y터뷰]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 셀린 송…그가 말하는 인연과 유태오

2024.03.0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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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 셀린 송…그가 말하는 인연과 유태오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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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 안에는 누구나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인연이라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 작은 관계에도 깊이를 주고,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강렬한 힘을 지닌 단어 같아요. 영화는 언제 어떤 순간에 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데, 관객분들이 보시고 지금 나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데뷔와 동시에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미국감독조합상(DGA Awards) 신인상을 비롯해 전미 비평가 협회 시상식 작품상,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수상, 미국 독립영화상 감독상까지.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75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떠오른 셀린 송 감독이 고국인 한국을 찾았다.

한국계 캐나다인이자 영화 '넘버3' 송능한 감독의 딸로도 알려진 그의 첫 연출작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셀린 송 감독은 영화의 국내 개봉을 일주일 앞둔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에서 YTN과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앞서 수많은 영화제를 휩쓸며 아카데미를 향한 레이스까지,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는 "12살까지 살았던 한국에서 이 작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명 깊고 감사하다"라는 소감으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전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셀린 송 감독 본인은 "10년 넘게 연극을 하다 처음으로 영화 연출을 맡게 돼 영화계는 물론 시상식도 잘 모른다. 무게감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지 부담감도 적고 오히려 지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아버지인 송능한 감독 역시 작품에 대한 특별한 평가보다는 자랑스럽다는 칭찬을 가장 많이 해주셨다고.

인연을 주제로 하는 영화를 촬영하며 본인도 '인연의 힘'을 실감했다는 그는 "배우는 물론, 음악 감독, 촬영 감독, AD와 모든 스태프들와의 만남이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너무 신나서 평생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영화를 만들며 제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도 이해하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캐스팅 과정에서 처음 만난 유태오 배우와의 특별한 인연을 회상하기도 했다. 오디션을 진행하며 총 300명이 보내온 연기 테이프를 보던 중 유태오 씨를 만난 셀린 송 감독은 "유태오가 들어오는 순간 곧장 '아 이 사람이 해성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2차 오디션에서 30명의 후보자 중 마지막으로 3시간 이상 그의 연기를 지켜봤다는 셀린 송 감독은 "유태오 배우는 마흔 살의 얼굴이지만 12살 소년의 얼굴도 공존했다. 마치 타임스퀘어 전광판처럼 작은 부부도 크게 보이는 것이 그의 장점이었는데, 유태오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다"라며 유태오 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 셀린 송 감독은 "전 세계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인연'에 대해 얘기한다. 영화는 언제, 어떤 순간에 봤는지에 따라 그 시각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5년 후에는 또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는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진다"라며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만들어주는 인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는 소망을 함께 전했다.

한편 영화는 오는 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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