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연프보다 설렜다...'크라임씬 리턴즈'가 자극한 추리 도파민

[Y초점] 연프보다 설렜다...'크라임씬 리턴즈'가 자극한 추리 도파민

2024.03.04.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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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연프보다 설렜다...'크라임씬 리턴즈'가 자극한 추리 도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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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추리 좋아하네?'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가 시청자의 숨어 있는 추리 본능을 제대로 자극했다.

지난 1일 최종화를 공개한 '크라임씬 리턴즈'는 연애 프로그램 홍수 속 '과몰입'과 '도파민'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릴 또 다른 긴장감과 쾌감을 선사, 벌써부터 시즌2 제작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크라임씬 리턴즈'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 '크라임씬'의 OTT 버전이다. 무려 7년 만에 티빙 오리지널로 부활해 팬들을 설레게 했다. 시즌1부터 프로그램을 이끈 윤현준 PD와 원년 개근 멤버 박지윤 씨를 비롯해 경력직 플레이어 장진 감독과 장동민 씨, 신입 플레이어 샤이니 키, 주현영, 안유진 씨가 의기투합해 기대가 쏠렸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베일을 벗은 '크라임씬 리턴즈'는 공개 첫 주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공백이 무색한 인기를 과시했다. '크라임씬2'와 '크라임씬3' 역시 톱20 내 나란히 차트인하는 등 정주행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7, 8화 공개 후에도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유지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2월 2주차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크라임씬’ 시리즈는 2014년 시즌1을 시작으로 2015년 시즌2, 2017년 시즌3까지 제작됐으며, JTBC를 통해 방송될 당시 탄탄한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특히 ‘뉴욕 TV&필름 페스티벌’ 본상,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 최우수상, ‘휴스턴 국제 영상 영화제’ 금상 등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청률은 1%대에 머물면서 다음 시즌이 이어지진 못했다. 토요일 밤 11시에 시작해 새벽 1시에 끝나는 늦은 편성 탓도 있었지만, 긴장감 넘치는 흐름이 중요한 추리 예능 성격상 일주일을 기다려야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는 2회 구성도 시청자 유입에 영향을 미쳤을 것. 세트장과 촬영 소품의 디테일이 추리 예능의 결정적인 요소인데 제작비의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도 있었다.

7년 만에 돌아온 '크라임씬 리턴즈'는 OTT로 옮겨 이 같은 약점들을 보완했다. 마지막 시즌 대비 4~5배 오른 제작비는 높은 완성도로 직결됐다. 한층 스케일이 커진 세트장과 맞물려 사건도 커졌다. 비행기 화물칸, 비밀 연구실 등 숨겨진 공간들이 시청자와 출연진들에게 소름 돋는 반전을 선사했다. 비교적 높은 수위의 묘사도 가능해져 살인사건 현장의 표현도 디테일해졌다. 연결된 2회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공개해 흐름이 끊기지 않게 했고, 최종회에서는 그동안 발생한 사건들이 하나로 귀결되며 시청자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OTT의 강점인 '몰아보기'를 통해 더욱 빛을 발하는 구성이다.

[Y초점] 연프보다 설렜다...'크라임씬 리턴즈'가 자극한 추리 도파민

이 같은 요소들이 시각적으로 눈길을 끈 데 이어, 플레이어들의 연기와 추리가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박지윤 씨는 '박탐정'으로 첫 사건과 마지막 사건을 진두지휘하며 '추리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물욕 강한 고시원 여주인부터 20대로 나이를 속인 기생에 이르기까지 매 에피소드 역할을 완벽 소화한 것은 물론, 설득력 있는 추리로 시청자들을 사건 속으로 끌어당겼다. 자신이 범인으로 의심받을 때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여러 단서들을 조합해 유력한 용의자 선정은 물론 그의 행적까지 꿰뚫어 보며 원년 멤버다운 내공을 보여줬다.

장진 감독은 스토리텔링의 귀재답게 흘려 넘길 수 있을 작은 단서들도 다시 한번 짚어내며 각 캐릭터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굴, 전체 스토리를 풍성하게 전달했다. 장동민 씨 또한 비밀 실험을 해 온 의사부터 중년의 대기업 사모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개성 있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웃음과 몰입을 동시에 선사했다.

신입 플레이어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주현영 씨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롤플레잉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대세' 배우의 저력을 보여줬다. 키 씨는 출연자들과의 자연스러운 호흡과 유쾌한 리액션으로 플레이어 케미를 살렸다. 안유진 씨는 기대 이상의 연기력과 예리한 추리력으로 다음 시즌 더욱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이처럼 '크라임씬 리턴즈'는 7년 만에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며 OTT 최적화 예능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초의 롤플레잉 추리 예능 명성을 재입증한 성공적인 부활이기에 시즌2 제작이 마땅해 보인다.

[사진 = 티빙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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