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다이나믹듀오 "전성기 직후 슬럼프 겪어…20년간의 이야기"

[Y터뷰] 다이나믹듀오 "전성기 직후 슬럼프 겪어…20년간의 이야기"

2024.03.30.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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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다이나믹듀오 "전성기 직후 슬럼프 겪어…20년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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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다이나믹 듀오는 '국힙 원톱'으로 내내 살아왔다. 벌써 강산이 두 번 변한 20년이다. 언제나 정상에 있었지만, 왜 희로애락이 없었겠는가. "인생 3회차 정도로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로 다채로웠던 감정들을 다이나믹 듀오답게 앨범으로 풀어냈다.

다이나믹 듀오 정규 10집 앨범 '투 키즈 온 더 블록(2 Kids On The Block)'이 지난 28일 발매됐다. 배우 이병헌 씨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인트로부터 타이틀곡 '피타파'까지 12곡이 꽉 담겼다.

앨범 발매를 앞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메바컬쳐 사옥에서 만난 다이나믹 듀오는 "우리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담은 앨범"이라고 '투 키즈 온 더 블록'을 소개했다. 10대부터 친구였던 개코(김윤성)와 최자(최재호)가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에 의미 있는 앨범이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자는 큰 뜻에서 시작된 앨범은 아니었다. 당초 앨범이 아니라 드라마에 뜻이 있었다. 한 제작PD가 다이나믹 듀오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했고, 여기에 쓰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신들의 과거를 되짚게 됐다. 그러다 드라마 제작은 무산됐는데, 다이나믹 듀오는 이 이야기를 음악으로 녹이기로 했다. 그렇게 '투 키즈 온 더 블록'이 기획됐다.

늘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써왔던 다이나믹 듀오 다운 선택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에피소드를 직접적인 소재로 삼지는 않았다. 개코 씨는 "열정, 상처 등 시기마다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래야 우리의 실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Y터뷰] 다이나믹듀오 "전성기 직후 슬럼프 겪어…20년간의 이야기"

모든 트랙이 독립적이지만, 1번부터 12번까지 들어보면 다이나믹 듀오의 지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그중에서도 포르쉐 차를 의미하는 8번 트랙 '911'은 전성기를 표현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전성기는 2012~2013년, 정규 7집 앨범 '러키넘버스(Luckynumbers)'를 발매할 즈음이다. 최자 씨는 "1등 하는 음악의 공식을 안다는 착각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성기를 나타낸 곡 이후 9번 트랙 '드라마틱(Dramatic)'부터는 어두운 음악들이 이어진다. 두 사람의 음악 인생 속 희로애락이 극적으로 드러난 지점이다.

"갑자기 빛이 커지니까 그림자도 동시에 커지는 걸 느꼈어요. 부침도 겪었고, 개인적인 일들도 일어났어요. 감정적으로 슬럼프도 왔었고요. 침잠되는 시기가 가장 큰 빛 이후에 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느꼈던 상처, 치유 과정을 담았어요. 냉소적이고 차갑다가 다시 또 이겨내는 과정의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최자)

[Y터뷰] 다이나믹듀오 "전성기 직후 슬럼프 겪어…20년간의 이야기"

결국 마지막 트랙 '피타파'는 상처를 모두 이겨낸 지금, 음악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과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담았다. 숏폼을 통해 '스모크(Smoke)'와 '에아오(AEAO)'가 유행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다이나믹 듀오의 현재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개코 씨는 '스모크' 챌린지의 유행을 두고 "로또 맞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에아오'의 역주행도 다이나믹 듀오에게는 예상치 못한 신기한 일이었다. 최자 씨는 "최근의 트렌드와 접점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접점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그렇다고 해서 10집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숏폼 유행'에 목적을 두고 만들지는 않았다. 최자 씨는 "최근 리스너들 대다수가 AI가 추천하는 노래를 듣다 보니, 과거의 곡이나 신곡이나 동등한 입장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씨를 뿌렸다"며 웃었다. 개코 씨 역시 "언제 어떻게 사람들이 선택할지 모르니 우리는 우리대로 발표한다는 마음으로 바뀌더라"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20년간 쌓은 내공일 테다.

플랫폼, 장르 등 유행의 변화 앞에 다이나믹 듀오는 노련하다. 최자 씨는 "과하게 힙합이 집중 받았던 시기가 거품이었을 수도 있다"며 "지금은 또 겨울이 오는 것 같지만, 흐름은 돌고 돌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Y터뷰] 다이나믹듀오 "전성기 직후 슬럼프 겪어…20년간의 이야기"

대신 다이나믹 듀오는 해외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최자 씨는 "지난해 해외 공연을 다니면서 다시 신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게 재밌다. '날 모르는 저 관객이 내 무대를 즐길 때까지 잘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한국에서는 '무대 만렙'을 찍은 것 같은데, 해외 나가니 새 게임을 시작해 레벨 1처럼 느껴진다"며 해외 진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신인답게 스태프들도 적게 꾸려 해외 무대로 향할 계획이다. 개코 씨는 "우리가 화장하고, 헤어스타일 만지고, 옷도 챙겨 입고 무대에 오를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다만, 외국 시장을 겨냥한 곡을 따로 만들지는 않을 생각이다. 최자 씨는 "우리 스타일로 외국에 나가보려고 한다. '개량 김치가 아니라 우리 김치로 가보자' 같은 마음이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국내 힙합 원톱에 그치지 않고 끝없이 무대 위에서 도전하는 이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65세에도 무대에서 랩을 하는 힙합 가수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으면 노래를 부를 수 없으니까 저희를 많이 찾아주시길 바라요."(최자)

[사진제공 = 아메바컬쳐]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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