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3개월 연애·PPL 의혹·인성 논란...'환승연애3' PD가 답하다

[Y터뷰] 3개월 연애·PPL 의혹·인성 논란...'환승연애3' PD가 답하다

2024.04.18.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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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3'가 오는 19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시즌3는 여러모로 '환승연애' 시리즈의 최대 전환점이었다. 시즌1과 시즌2의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시즌이었고,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론칭했던 이진주 PD가 타 방송사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연출자 김인하 PD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토종 OTT인 티빙은 최근 '이재, 곧 죽습니다', '크라임씬 리턴즈', '피라미드 게임'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연이은 히트로 급부상 중이다. 이 가운데 '환승연애' 시리즈는 그 선두에 선 작품이자 티빙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때문에 새 연출자 자리는 잘 해도 본전이고 못 하면 욕을 먹는,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자리였을 터다.

결과적으로 '환승연애3'는 꽤 선전했다. 공개 첫 주 기준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를 경신했고, 공개 12주 차에는 관련 클립 영상 누적 조회수가 2억 뷰를 돌파했다. 특히 이전 시즌 출연자들을 비롯한 인플루언서들이 생생한 리액션이 담긴 각종 리뷰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새로운 소비문화를 형성했다. 이변이 없다면 시즌4 제작도 성사될 전망이다.

그 무게를 오롯이 견뎌내야 했던 김인하 PD를 방송 막바지에 만났다. 지난해 3월 프로그램을 시작해 벌써 1년, "날짜보다는 회차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더 익숙했다"는 그의 말처럼 '환승연애3'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시간이었다. 지금쯤이면 진작 끝냈어야 할 최종회 편집을 아직 놓지 못했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최선의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 기자와 마주한 그는 마치 X(엑스, 전 연인) 소개서를 쓰듯이 '환승연애3'에 대한 모든 궁금증에 정성 들여 답했다.

Q. 인기 시리즈의 후임으로 연출을 맡아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했었다. 막바지인 지금은 어떤지?
A. 여전히 부담감은 매 회 있었다. 방송 전에는 아직 공개 전이어서 무서웠고, 방송 중에는 매 회차 어떤지 계속 평가가 된다고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회 편집을 못 놓고 있다. 스케줄상 마지막 편집을 진작 끝냈어야 하는데, 한 번 더 보면 또 뭔가 손댈 게 보인다. 그래서 계속 보게 된다. 시원할 줄 알았는데 손을 못 놓겠더라.

Q. '핑크라이'를 연출할 때와 비교해 보면 어땠는지?
A. '핑크라이'가 재작년에 했던 프로그램인데, 전생 같다.(웃음) '환승연애3'가 너무 강렬해서 '핑크라이'가 너무 아득하게 느껴진다. '핑크라이'는 연애 프로를 처음 하다 보니까 더 패기 있게 했던 것 같다. 마냥 재밌는 마음이 있었다면, '환승연애3'는 이미 있는 프로그램에 새롭게 투입되는 거라 느낌이 달랐다. 또 해봐서 더 무섭달까, 연애 프로그램은 다른 예능보다 감정선이 더 디테일한데, '환승연애'는 X의 존재가 있어서 훨씬 섬세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Q. 시즌3를 앞두고 유지와 변화 사이 고민도 컸을 듯하다. '이별 택배', '퍼스널 룸' 등 여러 장치도 추가됐다.
A. 너무 크게 바꾸지는 말자는 기조였다. 전 시즌에 좋아해 주신 '환승연애'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으니까 그걸 최대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변주가 너무 없으면 다음 흐름이 쉽게 예측될 수 있겠더라. 시청자분들도 그렇고 입주자들한테도 반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출연자들이 '이 시점에 X 소개서 읽겠네' 이런 식으로 전개를 미리 다 알면 감정이입에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익숙한 흐름을 깨는 장치들을 추가했다. '이별 택배'를 통해 돌려받은 물건들은 상징성이 있다 보니 예상보다 큰 작용을 했다. '단체 채팅방'은 실제로 쓸 일이 있을까 의심은 있었다. 서경에게 데이트 상대가 3명이나 몰렸을 때 연출자로서는 내심 기뻤던 순간이다.

Q. 상정은 민형과 추억이 담긴 옷 때문에 많이 싸웠는데, 마침 휘현도 해당 브랜드 옷을 여러 차례 입고 나왔다. 그래서 협찬을 받은 것이며, 때문에 상정과 민형의 다툼이 각본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A. 협찬은 맞다. 휘현이 집안 사정상 의상을 많이 준비하기 어려웠고, 마침 옷을 협찬받을 수 있어서 휘현 한정으로 지원을 받았다. 출연자가 너무 같은 의상만 반복해서 입는 것이 제작진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어서 협찬을 받았고 그 의상들은 오직 휘현만 입었다. 때문에 첫 회부터 착실하게 자막에 협찬 고지도 했었다. 민형의 옷은 정말 둘만의 사연이 담긴 본인 옷이고 협찬과 별개다.

Q. 프로그램 터줏대감인 패널들과 호흡은 어땠나?
A. 일단 네 분의 합이 진짜 좋더라. 척하면 척, 서로 알아듣더라. 새로 투입되는 제작진이다 보니까 걱정도 있었는데 저희를 잘 맞이해 주셨다. 덕분에 빠르게 흡수돼서 호흡을 맞출 수 있었고 그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용진 씨는 천재 같다. 순간순간 날카롭게 짚어내면서도 그걸 웃기게 잘 표현한다. 예원 씨는 큰 흐름을 다 읽더라. 하나의 현상만 보지 않고 인물의 성격과 과거를 종합해서 분석한다. 유라 씨는 집에 가서도 서너 번씩 보고 모니터링을 진짜 꼼꼼히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다음 회차에 이전의 상황을 곁들여 더 잘 설명해 준다. 쌈디 씨 같은 경우에는 진정성이 있고 감정의 폭이 깊은 사람이다. 근데 쌈디 씨의 눈물이 약간 웃음 포인트가 된 부분이 있어서 좀 안타깝기도.

Q. 각 X커플의 어떤 매력을 보고 캐스팅했는지?
A. 다혜X동진 같은 경우 13년 장기 연애도 있지만 직업적 특성으로 인한 비밀 연애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휘현X혜원은 캠퍼스 커플만의 풋풋함과 첫사랑처럼 아련한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주원X서경은 연애의 표본 같았다. '저런 달달한 연애 우리도 했었지' 아니면 '저렇게 연애하고 싶다'라는 느낌이 있었다. 유정X창진은 취업 준비 시기에 연인들이 겪을 법한 공감 사연이 있었고, 광태X종은도 사랑받지 못했다는 아픔과 연상연하 커플 특유의 케미가 인상적이었다. 상정X민형은 결혼까지 생각했던 상황에 진정성을 느꼈다.

Q. 상정X민형은 3개월이라는 짧은 연애 기간 탓에 캐스팅 기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A. 저희도 처음에는 고민을 했는데, 너무 길게 만난 커플도 있다 보니까 다양한 커플을 넣자는 생각이 있었다. 헤어진 지 1년이 된 사람도 있고 한 달이 된 사람도 있고, 짧게 만난 사람도 있고 길게 만난 사람도 있고. 근데 이 커플은 결혼을 준비했던 사연이 확실했고, 또 헤어짐에 대해서도 의심하지 않았다. 유독 다투는 장면이 많긴 했는데, 남이 봤을 때는 저렇게 사소한 걸로 계속 싸우나 할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전부인 그들만의 스토리이기 때문에 그대로 담았다.

Q. 다혜의 출연에서 비롯된 진정성 논란은 제작진도 우려했을 법한데?
A. 연예계 출연자라 저희도 처음에는 꺼려 했는데, 막상 미팅 요청을 하니 다혜 씨가 오히려 출연 의사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 나오면 동진 씨를 만날 수 있는 기회, 그러니까 '재회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오게 됐다. 저희도 인터뷰를 하다 보니까 두 사람의 관계가 중요하지, 직업적인 게 중요한 건 아니더라. 동진 씨는 '다혜가 하면 하겠다'고 했다. 정말 다혜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Q. 흔히 '메기'라고 하는데, 후발 주자로 종은과 민형을 택한 이유?
A. X에 대한 미련이 가장 있는 사람과 미련이 가장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야 밸런스가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둘 다 너무 미련이 없이 개인플레이를 하거나, 둘 다 너무 미련이 많으면 안 들 것 같아서 제일 미련이 많은 민형과 제일 미련이 없는 종은을 택했다. 종은은 미련은 없었지만 그래도 광태와 친구로서 남고 싶었던 마음은 있는 것 같다. 미안한 감정도 있고, 복합적인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Q.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보니 출연자의 말과 행동에 대한 비판도 따라온다. 제주도에서 종은에게 투표하라고 말한 서경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도 특히 많았는데.
A. 저희가 다 인터뷰를 했을 때 연애사도 듣고 개인사도 듣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때 성품이나 이런 면에서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라고 확신을 했다. 인성 논란에 대해서 만큼은 진짜 그렇지 않다고 얘기를 하고 싶다. 왜냐면 이게 너무너무 특수한 상황이다. 일상에서 겪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 몰입하기 때문에 표현 방식이나 이런 게 평소와 다를 수 있다. 서경 씨의 경우 차라리 '나를 찍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주원 씨와 재회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단호한 상태에서 질투의 감정이 마찰을 일으켰달까, 많은 감정들이 충돌을 일으킨 게 아닐까.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던 거 같다.

Q. 시즌2에서는 '내봬누(내일 봬요 누나)'가 명대사로 꼽히는데, 시즌3 명대사를 꼽는다면?
A. 주원 씨의 "'환승연애' 이딴 거", 그리고 휘현 씨가 동진 씨한테 견제하는 사람 있냐고 했을 때 "나? 너"라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다혜 씨 직업 공개에 앞서 "한 줄기 빛"이라고 했을 때 처음엔 당황했는데, 깊은 배려의 의미가 있다는 걸 알고 감탄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Q. 연애 예능이 꾸준히 나오기도 하고 사랑도 받고 있는 것 같다.
A. 리얼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포맷마다 출연 목적이나 이런 게 다 다를 수 있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일반인이 스스로 플레이를 한다. 대본이나 이런 거 전혀 없이 진정한 리얼을 보는 느낌으로서 한 장르가 된 게 아닐까. 그리고 사랑이란 감정이 되게 보편적이지 않다. 웃음 코드라든지 선호하는 장르는 사실 개개인마다 되게 다를 수 있는데, 연애는 누구나 한 번쯤 겪다 보니까 공감이 더 쉽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Q. 앞으로 연출하고 싶은 예능 포맷은?
A. 전에 '주말 사용 설명서'라는 여성 버라이어티를 했고, 그 뒤로에 미국 회사랑 공동 기획을 해서 '캐시백'이라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했다. 그 경험을 인정받아 글로벌 OTT인 디즈니플러스 '핑크라이'를 연출하게 됐다. 예능이 되게 재미있는 것 같다. 예측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너무 많은데, 순간순간에는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도 연출자로서 재미를 느낀다. 개인적으로 사람의 관계나 케미를 보여주는 것을 좋아한다. '주말 사용 설명서'도 네 명의 출연진이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자매 같은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기조를 계속 가지고 갈 것 같다.

Q. '환승연애3' 최종회만을 남겨뒀는데.
A. 일단은 출연자들한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출연자들이 여기서 마음고생도 심했을 텐데 그걸 이겨내면서 정말 솔직하게 해준 거라서. 이들 덕분에 많이 울고 웃었고, 시청자들도 이런 출연자들이었기에 지금까지 사랑해 주신 게 아닌가 싶어서 감사하다. 20회는 어쨌거나 X와 NEW 중 누군가와는 이별을 한다. 많이 얽혀 있다 보니 저희도 마지막까지 모르겠더라. 어떤 시작과 이별이 있을지 지켜봐 달라.

[사진 = 티빙 제공, 티빙 '환승연애' 방송 화면]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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