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아일릿, 뉴진스 아류" 주장…유사성 논란의 진실은?

[Y초점] "아일릿, 뉴진스 아류" 주장…유사성 논란의 진실은?

2024.04.23.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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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아일릿, 뉴진스 아류" 주장…유사성 논란의 진실은?
사진제공 = 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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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룹 아일릿과 뉴진스의 유사성 주장하고 나서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이브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민 대표는 22일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한 문제를 제기하니 날 해임하려 한다"며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 출연 등 연예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해 새로움을 보여주기는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뉴진스는 지난 2022년 7월 어도어에서 제작한 그룹이고, 아일릿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제작해 지난달 데뷔시킨 걸그룹이다.

당초 아일릿이 데뷔 앨범에 관한 티저 콘텐츠를 공개할 당시 뉴진스와의 유사성 의혹이 제기된 바는 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아일릿의 비주얼 콘텐츠가 뉴진스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적 시선도 잠시, 본 콘텐츠인 아일릿의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 음원과 무대가 공개된 이후에는 유사성 의혹이 사그라들었다.


◆ 전문가들 "아일릿이 베꼈다? 선을 넘은 표현" 지적

음악 전문가들은 "아일릿이 뉴진스의 아류"라는 민희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선을 넘은 표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표절 의혹이 불거질 정도로 유사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뉴진스가 Y2K, 레트로의 흐름을 K팝 스타일로 가공해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은 대중음악시장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의미하지만, 아일릿과 뉴진스의 지향점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도헌 평론가는 "아일릿은 동북아시아 기반의 미감을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고 뉴진스와의 차별점을 짚으며, "긴 생머리, 메이크업 등 현실에 살지 않는 것 같은 환상적인 10대 소녀의 비주얼을 만들어낸 것이 어도어만의 전유물이라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두 그룹의 음악 제작 방식 역시 차이가 있다. 뉴진스의 앨범은 어도어가 음악 레이블 BANA와 적극 협업하는 방식으로 프로듀싱했고, 아일릿의 음악은 하이브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빅히트 뮤직의 다수 프로듀서들이 제작했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 역시 "긴 생머리를 한다고 해서 청순 이미지를 베꼈다고 할 수는 없고, 뉴진스가 추구하는 청순함과 아일릿이 추구하는 엉뚱 발랄함은 분명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뉴진스는 2030이, 아일릿은 10대가 팬덤의 주요 층위라는 점이 두 그룹의 콘셉트, 세계관 등의 차이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 경영권 탈취 의혹에서 콘텐츠 베끼기 의혹으로…프레임 전환 시도였나

무엇보다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한 반박의 입장으로 '콘텐츠 베끼기 의혹'을 내세웠다는 점이 대중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김도헌 평론가는 민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단순히 두 그룹 간 유사성 문제로 이 갈등을 바라볼 수 없다"며 "경영권 탈취 의혹에 관한 논란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한 전략적인 시도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또, 콘텐츠 표절, 유사성 등은 법적으로 가릴 문제이므로, 더욱 신중하게 의혹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황선업 평론가는 "민 대표가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것, 자사 아티스트를 악의적으로 비방한 것에 대해서는 해명하고 있지 않다"며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아티스트를 끌어들인 것 자체가 기획자로서 할 일인가 싶다. 아티스트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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