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나영석 PD "백상 예능상, 큰일났네 싶어…직업적 경계 무의미한 시대"

[직격인터뷰]나영석 PD "백상 예능상, 큰일났네 싶어…직업적 경계 무의미한 시대"

2024.05.08. 오후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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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나영석 PD "백상 예능상, 큰일났네 싶어…직업적 경계 무의미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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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와 예능인의 경계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바로 어제(7일),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나영석 PD가 '국민 MC' 유재석과 '예능 대세' 기안84 등을 제치고 남자 예능상을 수상했다.

사실 나 PD의 수상은 연출자와 출연자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에게는 없는 특별함이 더해진다. 프로그램 기획 및 연출과 더불어 스스로 진행자 역할로 나선 그는 1인 콘텐츠 시대의 '끝판왕'이다.

나 PD가 속한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이 운영하는 '채널 십오야'의 콘텐츠들은 게스트가 주인공인 것도 많지만, 직원들과 함께 하는 일상적인 상황들이나 그가 어디선가 툭 던졌던 말을 실행에 옮긴 콘텐츠들이 많다. '걸어 다니는 콘텐츠' 그 자체가 된 나 PD의 예능상 수상이 마냥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파격을 위한 큰 그림으로도 읽히는 이 같은 시상에 대해, 나 PD 스스로도 '왜 나한테 상을 줬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럼 나 PD가 얻은 결론은 무엇일지, 그리고 이 상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YTN star가 물었다.

Q. 백상 수상으로 공식적으로 '예능인' 수식어를 얻게 된 듯합니다.
-나영석 PD(이하 나 PD) :예능인이라는 말이 좀 어색하긴 한데, 유튜브 채널에서는 화면 안에 나오는 사람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부업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하하. 사실 스스로 예능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기존에 있던 레거시 미디어에서는 만드는 사람과 나오는 사람이 명확하게 이제 구분됐는데,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본인이 만들고 출연하고 이런 게 일반적인 거라서. 제가 또 한편으로는 TV 프로그램과 동시에 유튜브도 하고 있다 보니, '한때 PD였다가 지금은 예능인이 됐다'라기보다는 크리에이터와 예능인의 경계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Q. 연출자로서 상을 받았을 때와 비교하면 어떠셨나요?
-나 PD : 솔직히 말씀드리면 PD로서 상을 받을 때는 매우 기뻤어요. 왜냐하면 제작했던 것들에 대해서 성과를 인정받는 기분이 있으니까 기뻤고요. 어제 같은 경우는 글쎄요. 좀 많이 놀랐고, 어떻게 보면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크리에이터와 예능인의 경계가 별로 없으니까 상징적인 의미로 그냥 초대해 주셨다고 생각하고 그냥 앉아만 있었거든요. 그런데 상까지 주셔가지고 놀랐습니다. '어떡하지?'가 솔직한 심정이에요. '큰일 났네', 약간 이런 느낌.(웃음)

Q. 앞으로 연출자로서뿐만 아니라, 예능인으로서 행보를 기대해 봐도 될까요?
-나 PD : 이게 조금 구분되는 게,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지금처럼 카메라 옆에 있는 조력자 역할만 할 것 같고요. 유튜브 채널은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앞으로도 출연하면서 이끌어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어디 막 방송 나가고 이러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하.

Q. 예능상 수상 공약으로 언급한 고척돔 팬미팅 성사 가능성은?
-나 PD : 고척돔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빌리는 데 3억 원이 든대요. 그리고 몇만 명 수용하는 곳인데 그렇게까지는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약으로 걸었던 거니까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방법을 찾고 있고요. 팬미팅보다는 저희 같은 크리에이터가 시청자분, 구독자분들 만날 일이 별로 없으니까 서로 같이 만나서 즐기는 장 같은 걸 한번 기획해 보자는 말은 나누고 있어요. 계획이 나오는 대로 빨리 공지해 드릴 예정입니다.

Q. 채널 십오야 구독자들에게 한마디해 주신다면?
-나 PD : 이번 상은 구독자님들이 주셨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TV 프로그램 상이 아니라 예능인상을 받아버려서. 하하. 제가 하는 유튜브 채널 콘텐츠들이 다른 채널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인기가 있거나 엄청 웃기거나 하는 거는 아니거든요. 근데 오래 해왔고 또 PD가 진행하고 있다는 좀 특이한 것 때문에 귀엽게 봐주시는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된 것 같고, 어제 수상 소감에도 얘기했지만 "어제 받은 상만큼은 우리 채널 구독자분들이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만나뵐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만들고 싶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Q. 연출자로서의 다음 행보도 궁금합니다. 차기작이나 새롭게 준비 중인 프로그램은?
-나 PD : 요즘은 제작 기간이 오래 걸려서요. 연초에 '서진이네' 시즌2도 찍었고, 또 '지구오락실'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최근에 촬영을 마친 상태라서 그 프로그램들 지금 한창 편집하고 방송 준비 중이라서요. 일단 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이례적인 시상인 것은 사실인데, 이번 상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나 PD : 저도 어제 계속 생각을 했거든요. '왜 나한테 줬을까?' 생각했는데, 백상에서 현재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이나 트렌드 같은 것도 많이 고민해서 상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작년에 성과가 압도적으로 제가 뛰어나서 줬다기보다는, 예능인 또는 PD 이러한 직업적 경계의 의미가 없어지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고, '그런 세상이 시작됐다'라는 걸 좀 상징적으로 보여주시려고 저한테 상을 주신 걸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은 들었어요.

[사진 = OSEN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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