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는 박주현, 짜릿한 스릴 주는 '드라이브'

[Y리뷰]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는 박주현, 짜릿한 스릴 주는 '드라이브'

2024.05.30. 오후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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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는 박주현, 짜릿한 스릴 주는 '드라이브'
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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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만 70만 명, 케이블 방송 대상 신인상까지 수상하며 매일을 명품과 파티 속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삶을 사는 성공한 크리에이터. 남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이는 20대 유튜버가 어느 날 '자신이 납치됐다'며 1시간 안에 6억 5천만 원을 후원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라이브 방송을 하면 우리는 과연 그 방송을 어떻게 바라볼까?

영화 '드라이브'는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되어 달리는 차의 트렁크에서 1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하며 협박범이 제시한 목표액을 채워야 하는 인기 유튜버 한유나(박주현 분)의 긴박한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트렁크라는 좁고 어두운 공간, 밀폐된 장소를 무대로 삼는 영화는 9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내내 속도감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 멈추지 않고 질주한다.

흥미로운 것은 감독이 한정된 영역이라는 제약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감독은 트렁크에 갇혀있는 한유나의 시점을 통해 관객이 공포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동시에, 한유나가 진행하는 납치 방송을 그대로 스크린에 구현한다. 방송하는 그를 향해 응원과 염려 혹은 조롱과 희롱을 쏟아내는 이들과 함께하며 관객은 실시간으로 실제 방송에 참여하는 느낌을 갖게 되고, 영화에 한층 더 몰입하게 된다.

스릴과 흥분을 고조시키는 것은 원맨쇼에 가까운 박주현 배우의 차진 연기다. 넷플릭스 '인간수업'을 통해 다양한 얼굴로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던 그는 그간 다양한 드라마에서 활약했으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첫 스크린 데뷔작인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기로 작정한 듯 변신에 성공하며 극을 장악하고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영화는 장점만큼이나 아쉬운 점 또한 명확하다. 속도감을 잃지 않기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지만,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선택이 갖는 당위에 대해 일부 관객은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즉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이것이 있음 직한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핍진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측면도 있다.

또한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와 스릴을 다뤘던 다양한 영화들과의 유사점 또한 '아는 맛이 주는 즐거움'이 아닌 '기시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장면과 설정에서는 영화 '폰 부스'(2003), '베리드'(2010), '더 콜'(2013), '서치'(2018), '더 길티'(2019·2021) 등과 겹쳐 보이는 순간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드라이브'는 오락영화·대중영화로서 충분히 제 몫을 해낸다. 또한 영화는 도파민과 자극에 중독된 우리 사회 단면과 성공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가리지 않는 이들에 대한 질문도 넌지시 던진다.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메시지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점 또한 칭찬할 만하다.

영화 '드라이브'. 박동희 감독 연출. 박주현, 김여진, 김도윤, 정웅인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0분. 2024년 6월 12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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