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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우리 하나도 안 이상해!"
성장과 성찰, 사랑과 우정을 위트 있고 재기 발랄하게 다룬 영화 한 편이 올가을 극장가에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10월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거나 계산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성소수자 흥수(노상현 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작품.
영화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함께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한다. 단편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만큼, 영화는 두 주인공의 서사를 촘촘하고 디테일하게 그려내 한층 더 섬세하고 깊어진 이야기를 보여준다.
특히 감독은 20살부터 33살까지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13년의 세월을 빠른 템포와 속도감으로 그려내 한순간도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화는 유흥에 빠져 자유롭게 살았던 20살과 21살을 지나 군대와 취업 준비에 허덕이는 23살, 그리고 부장을 총으로 쏘고 싶어 하는 27살의 사회 초년생을 거쳐, 개성을 잃고 점점 자기 색도 빛이 바래는 29살을 지나는 두 인물을 조명한다.
태생적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진 두 인물이 서로를 의지하고 지켜주며 인간적인 유대감을 쌓아 단순한 친구를 넘어 '내 편'이 되는 과정이 초반부 그려진다면, 이어 중·후반부에 돌입해서는 이야기와 인물, 주제 의식 모두 한층 확장하고 발전한다.
재희와 흥수 양측 모두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내가 나인 채로 충분하다'고 알려주는 건강한 관계로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든 '진짜 네가 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는 스크린 너머 관객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든 결코 너 자신을 잃지 말라는 감독의 따스한 조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리한 것은 감독의 연출 방식이다. 퀴어 영화인 동시에 청춘과 성장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판타지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은 소름 돋도록 사실적이고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하여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이언희 감독은 다소 불편하고 다루기 어려운 주제일 수 있음에도 이를 지나치게 무겁거나 결코 가볍지 않고 유연하게 다룬다. 특히 과하지 않은 소소한 코미디와 재기 발랄한 연출 그리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을 통해 이야기와 메시지에 한층 힘을 싣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관객을 영화 속으로 한 단계 더 빠져들게 만드는 것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듯한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와 차진 호흡이다.
무엇보다 김고은은 자유롭고 자유분방하면서도 매사 자신만만하고 능글맞은 구재희 역할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었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휘어지고 아파하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이겨내고 성장하는 구재희의 모습은 김고은을 만나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로 입체감을 더했다. 언제나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는 듯한 김고은의 장기는 이번 작품에서 유독 빛이 나는 모양새다.
비밀을 숨기고 늘 감정을 억누르는 삶을 살아온 장흥수 역할의 노상현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늘 조심스러워하며 사랑을 두려워하다 점차 재희에게 위로와 용기를 얻는 흥수의 변화를 노상현은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앞서 '파친코'를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캐릭터에 날개를 달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듯하다.
물론 영화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가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반면, 이로 인해 재희의 서사는 다소 생략됐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재희의 구심점을 이루는 배경이나 전사가 거의 다뤄지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영화가 피날레에 와서는 역시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를 취한다는 것 역시 호불호를 탈 만한 지점이다.
그럼에도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 대다수가 공감할 법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지닌 '대도시의 사랑법'은 대중영화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 연출. 김고은, 노상현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2024년 10월 1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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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성찰, 사랑과 우정을 위트 있고 재기 발랄하게 다룬 영화 한 편이 올가을 극장가에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10월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거나 계산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성소수자 흥수(노상현 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작품.
영화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함께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한다. 단편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만큼, 영화는 두 주인공의 서사를 촘촘하고 디테일하게 그려내 한층 더 섬세하고 깊어진 이야기를 보여준다.
특히 감독은 20살부터 33살까지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13년의 세월을 빠른 템포와 속도감으로 그려내 한순간도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화는 유흥에 빠져 자유롭게 살았던 20살과 21살을 지나 군대와 취업 준비에 허덕이는 23살, 그리고 부장을 총으로 쏘고 싶어 하는 27살의 사회 초년생을 거쳐, 개성을 잃고 점점 자기 색도 빛이 바래는 29살을 지나는 두 인물을 조명한다.
태생적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진 두 인물이 서로를 의지하고 지켜주며 인간적인 유대감을 쌓아 단순한 친구를 넘어 '내 편'이 되는 과정이 초반부 그려진다면, 이어 중·후반부에 돌입해서는 이야기와 인물, 주제 의식 모두 한층 확장하고 발전한다.
재희와 흥수 양측 모두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내가 나인 채로 충분하다'고 알려주는 건강한 관계로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든 '진짜 네가 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는 스크린 너머 관객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든 결코 너 자신을 잃지 말라는 감독의 따스한 조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리한 것은 감독의 연출 방식이다. 퀴어 영화인 동시에 청춘과 성장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판타지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은 소름 돋도록 사실적이고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하여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이언희 감독은 다소 불편하고 다루기 어려운 주제일 수 있음에도 이를 지나치게 무겁거나 결코 가볍지 않고 유연하게 다룬다. 특히 과하지 않은 소소한 코미디와 재기 발랄한 연출 그리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을 통해 이야기와 메시지에 한층 힘을 싣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관객을 영화 속으로 한 단계 더 빠져들게 만드는 것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듯한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와 차진 호흡이다.
무엇보다 김고은은 자유롭고 자유분방하면서도 매사 자신만만하고 능글맞은 구재희 역할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었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휘어지고 아파하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이겨내고 성장하는 구재희의 모습은 김고은을 만나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로 입체감을 더했다. 언제나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는 듯한 김고은의 장기는 이번 작품에서 유독 빛이 나는 모양새다.
비밀을 숨기고 늘 감정을 억누르는 삶을 살아온 장흥수 역할의 노상현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늘 조심스러워하며 사랑을 두려워하다 점차 재희에게 위로와 용기를 얻는 흥수의 변화를 노상현은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앞서 '파친코'를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캐릭터에 날개를 달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듯하다.
물론 영화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가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반면, 이로 인해 재희의 서사는 다소 생략됐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재희의 구심점을 이루는 배경이나 전사가 거의 다뤄지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영화가 피날레에 와서는 역시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를 취한다는 것 역시 호불호를 탈 만한 지점이다.
그럼에도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 대다수가 공감할 법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지닌 '대도시의 사랑법'은 대중영화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 연출. 김고은, 노상현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2024년 10월 1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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