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한껏 부풀려도 감춰지지 않는 허술함

[Y리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한껏 부풀려도 감춰지지 않는 허술함

2024.10.14.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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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한껏 부풀려도 감춰지지 않는 허술함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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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은 왜 일을 크게 벌일 줄 밖에 모르냐"(극중 승찬 대사 中)

강력 2팀의 두 형사가 있다. 부패한 비리경찰은 이들은 신고할 수도 없고, 추적도 할 수 없는 범죄 조직의 돈을 훔치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지만, 예상과 달리 사건은 점차 꼬여만 간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줄거리다.

두 주인공은 사건을 저지른 것도, 수사하는 것도 자기 자신이기에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직한 명령형의 제목 그대로 비리경찰인 이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건의 중심으로 더 깊이 빠져들며 돌이킬 수 없는 위기와 마주한다.

범죄 누아르 드라마를 표방하는 영화답게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러닝타임 내내 시종일관 한껏 몸을 부풀리고 짐짓 심각한 척 무게를 잡아본다. 하지만 캐릭터는 뻔하고 익숙한 서사는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곳곳에 보이는 빈틈으로 인해 영화의 허술함은 그대로 노출된다.

우선 관객을 몰입시키고 극을 이끌어야 하는 두 캐릭터는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해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도박빚에 허덕이는 동혁(김대명 분)과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아내에 이어 딸까지 아픈 상황에 놓인 명득(정우 분)은 이미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다뤄진 캐릭터를 연상케 한다. 계속해서 실없는 말장난을 던지던 동혁이 위기 속에서 공포에 벌벌 떨어도, 명득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제아무리 고뇌에 찬 표정을 지어봐도 기시감으로 가득 채워진 두 캐릭터에게 신선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선언적인 영화의 제목 특성상 정해진 결말로 가는 과정 역시 익숙하고 단조롭다.

이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제목을 통해 작품의 주제를 예고한 만큼, 영화는 앞만 보고 그저 정해진 제 갈 길만을 간다. 여기서 두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서사는 결코 치밀하지도,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 여기에 교훈적이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없는, 영화의 피날레는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며 작품의 작은 재미마저 또 한 번 반감시킨다.

영화는 뻔하지만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극중 광수대 팀장 승찬(박병은 분)의 대사처럼 그저 일을 크레 벌리기만 하고 수습하지 못하는 모양새로 안타까움을 더한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김민수 감독 연출. 정우, 김대면, 박병은 출연. 러닝타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10월 17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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