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좀비버스2' PD "노홍철 부활, 안드레 좀비…모두 예정에 없었다"

[Y터뷰] '좀비버스2' PD "노홍철 부활, 안드레 좀비…모두 예정에 없었다"

2024.12.02.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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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좀비버스2' PD "노홍철 부활, 안드레 좀비…모두 예정에 없었다"
박진경 PD(왼쪽), 문상돈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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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좀비 반은 인간 노홍철의 부활, 압도적인 피지컬의 안드레 셰프 좀비화까지… 모두 예정에 없었다.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좀비버스: 뉴 블러드'(이하 '좀비버스2')의 연출자 박진경 PD와 문상돈 PD를 만났다.

'좀비버스2'는 좀비가 창궐한 이 땅에서 14인의 생존자들이 각종 퀘스트를 수행하는 좀비 코미디 버라이어티다. 강력해진 좀비의 위협 속 유일한 희망 ‘뉴 블러드’의 등장, 생존을 위해 기상천외한 퀘스트와 딜레마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즌2는 스케일을 키워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을 누비며 활약한다.

지난해 '좀비버스'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에서 멕시코, 페루, 에콰도르, 싱가포르,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K-좀비 예능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이번 시즌2도 대한민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넷플릭스 TOP10에 올라 시즌3 제작 가능성을 높였다.

Q. 지난 시즌보다 스케일이 커졌는데?
박진경 PD(이하 박) : 많이 커지진 않았다. 제작비 면에서는 10% 이내인 거 같다. 노하우 같은 게 생기니까 줄일 데는 줄이고, 반응이 좋았던 부분은 살렸다. 시즌1에서 시청자들이 마트, 폐공장, 놀이공원 이런 식으로 로케이션이 좀 바뀌는 것을 좋아하셔서 이번에도 여러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려고 했다. 그래서 장소 섭외에 예산을 더 투입했다. 시즌1에서는 VFX라고 CG에도 할애를 했는데, 좀비가 화면에 생각보다 리얼하게 표현이 돼서 이번엔 좀 줄였다.

Q. 이번 시즌에는 스토리텔링에도 더 신경을 썼다.
박 : 어떤 프로그램이든 재밌었던 것들은 발전시키고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하는 게 후속작의 기본자세다. 시즌1은 '좀비가 나타났다, 도망가자' 이런 식이었다. 그런 가운데 스토리가 조금 들어간 게 반응이 좋았다. 시즌2에서는 좀비물 클리셰를 활용해서 스토리를 만들어 보려 했다.

문상돈 PD(이하 문) : 시즌1때는 스토리가 별로 없었다. 우연에 의한 발생과 추격, 도망의 반복이었다. 이번엔 최소한의 인과 관계는 갖추자는 생각으로 '예라마(예능 드라마)'라고 표현했는데, 드라마성을 더하려고 했다. 그래서 결과와 그에 대한 대한 원인이 궁금할 수 있도록 노력 했다.

Q. 제작진 생각대로 스토리가 진행이 안 될 수도 있는데?
박 : 특정 출연자가 돌발적인 행동을 했다고 다음 로케이션 자체가 통으로 바뀌면 곤란하다. 조그만 상황에 따라 수정할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만든 결과물은 콘솔 게임같이 보이도록 노력했다. 강제적으로 진행되는 시네마틱 파트가 있고, 끝나면 플레이어가 움직이면서 변수가 만들어지는데 그러면서 변화들이 생겼다.

예를 들어 4회에서 태연 씨가 각목으로 사람을 치는 퀘스트가 있었는데, 애초에 태연 씨로 정해져 있던 건 아니었다. 출연자들에게 '내 가족이 좀비가 됐으면 어쩔 거냐'라는 대화를 유도했고, 태연 씨만 '좀비가 되면 끝'이라고 말했다. 좀비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각목을 잡으면 딜레마가 표현이 잘 안될 거 같았는데, 마침 태연 씨가 그런 얘기를 해서 즉석에서 결정이 된 거다. 그런 식의 변수가 항상 있는 편이었다.

Q. 권은비, 태연 등 새로운 멤버도 많았는데?
문 : 캐스팅이 만족스럽다. 기존 멤버들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캐릭터다. 그런데 새로운 인물들이 현장에서 반전을 많이 보여줬다. 육성재 씨가 권은비 씨를 구하겠다고 달려들어 물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연출자 입장에서 '됐다!' 싶었다. 멋있게 스토리가 이어졌다. 코쿤 씨도 우리가 아는 이미지와 달리 몸을 정말 잘 썼다. 태연 씨도 그렇고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다들 기대에 100% 충족해 줬다.

박 : 버라이어티는 멤버가 친해져야 재밌는데 저희는 달랑 7회짜리니까 시간이 없는 거다. 이번에 캐스팅에서 중점을 둔 것은 버라이어티 경험 그리고 서로의 친분이었다. 육성재 씨가 '집사부일체'도 했었고 덱스 씨와 동갑내기라는 점이 주요했다. 신현준 씨도 거의 10년 정도 이시영 씨랑 '연예가중계'를 같이 한 경험도 있다. 시즌1때도 중도 투입된 분들이 있었지만, 멤버들이 처음 뵙는 분들과는 잘 섞이지 않더라. 거기서 얻은 교훈이다.

Q. 노홍철을 희귀 체질로 설정해 되살린 이유는?
박 : 뉴 블러드의 보유자를 설정해야 하는데, 노홍철 씨가 시즌1때 후속작을 위해 떡밥을 남겨둔 상태였다. 시즌1 마지막에 관람차에서 박나래 씨한테 물렸는데, 촬영 전에 너무 깔깔 웃으며 좋아하는 거다. 그때 '이 사람은 좀 이상하다, 희귀 체질이어도 괜찮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래서 촬영 후 일주일 만에 다시 그 놀이동산에 가서 1년 후 좀비가 돼 방황하는 모습을 추가로 촬영했다. 엔딩을 두 번 찍은 셈이다.

Q. 퀘스트는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졌나?
박 : 퀘스트라고 포장은 했지만, 예능 게임을 좀비 콘셉트에 맞춰서 포장을 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맞는 거 같다. 다만, 좀비 특성을 반영했다. '얼음 땡 게임'을 할 때 얼음이 아닌 사람을 공격해야 하는데, 좀비는 자아가 없으니까 공격할 상대를 구분할 수 없다. 그래서 좀비 연기자들에게 '시야에 안 보이면은 공격하지 마세요. 시야에 보이면 그쪽으로 다가가시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설명을 드렸다. 그런데 코미디가 나라마다 특성이 다르다보니, 퀘스트도 반응이 엇갈렸다. 시즌2에서는 가장 재밌다고 피드백이 많았던 장면이 '인간 컬링' 부분이다. 그런데 해외 시청자는 이해를 못 하더라. 온도차가 있더라.

Q. 기억에 남는 출연자는?
문 : 덱스 씨와 육성재 씨를 꼽고 싶다. 성재 씨는 유들유들한 편이고 덱스 씨는 강한 성격인데, 근데 또 덱스 씨가 성재 씨 말을 잘 듣는다. 합도 잘 맞고 쉬는 시간에도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얘기하고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구호 라인'이라고 해서 권은비 씨까지 셋의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 또 생각나는 게 조세호 씨와 데프콘 씨다. 예능인은 확실히 예능인이더라. 출연진이 가까워질 수 있는 상황의 중심에 조세호 씨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데프콘 씨도 시키지 않아도 주도적으로 극의 방향을 잘 이끌어줬다.

Q. 박진경 PD가 시즌1 13개국 1위였는데 시즌2는 130개국 1위를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박 : 덧붙였던 말이 '시즌1만한 시즌2는 없다'였다. 하하. 이번에는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많이 강화했다. 그 이유가 1때 저희가 제일 많이 받은 피드백 중 하나가 '이게 무슨 장르인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진지한 서바이벌이라기엔 연출된 느낌이 많고 그래서 이번에는 예능과 드라마를 잘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재미에 대한 개인차를 떠나서 '이게 무슨 방송이예요?'라는 질문은 확실이 줄었다. 이게 어떤 장르인지 이해를 많이 해 주신 거 같다.

Q.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악역을 자처하는 출연자에 대한 호감도 높은 편이다.
문 : 노홍철 씨가 대표적이다.
박 : 장르 상의 영향도 있다. 시즌1에서는 진짜 리얼하게 그리니까 노홍철 씨가 박나래 씨를 밀었을 때 '어떻게 저럴 수 있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거다. 시즌2는 확실히 이 장르를 받아들이고 나니까, 딘딘 씨나 데프콘 씨, 저스틴 씨가 인간 컬링을 하면서 피난민을 사지로 내모는 과정도 예능으로 이해를 해주시니까 웃고 즐겨 주신 게 좋았다.

Q. 제작진이 처음 의도한 반향은 리얼한 시즌1에 가깝나? 아니면 예능과 조화된 시즌2에 가깝나?
박 : 시즌1 제작발표회 때부터 '리얼리티가 아닙니다'라고 여러 번 강조를 했다. 제작진이 기획한 방향은 시즌2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 진행이 들어가면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 같다. 시즌1 때는 되게 단순했다. '좀비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할까' 리얼한 반응을 관찰하기에 좋았던 거고. 시즌2도 똑같이 하면 반복에 불과하니까, 스토리를 넣었고 그러다 보니 중간에 스토리에 연관된 퀘스트도 하게 됐다.

Q. 일찍 탈락해서 아쉬웠던 출연자는?
박 : 파트리샤는 이후에 구출되고 촬영도 해놨는데, 일단 킵을 해 놓은 상태다. 다만 시즌3를 하게 돼도 시점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배경도 바뀔 수 있어서 합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문 : 김선태 씨 같은 경우 이른 죽음을 맞이해서 아쉬웠다. 제작진 입장에서 일종의 조커 카드였다. 포텐이 있는 분이어서 끝까지 살아남아서 구호소에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흔들 다리를 탔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을 하긴 했다.

Q. 안드레 셰프가 좀비로 변한 것은 예정된 상황인지?
박 : 노홍철 씨를 시즌1 마지막에 급하게 시즌2를 위한 희귀 체질자로 설정한 것처럼, 안드레 셰프도 예정에 없었다. 헬기에서 낙오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 회의를 하다가 '이분이 좀비로 나오면 진짜 무서울 거 같다'는 의견이 많아서, 미국에서 다시 불러왔다. 코 고는 장면도 대본이 아닌 실제 상황이었다. 안드레 셰프가 급하게 미국에서 오다 보니 촬영 전날 도착했다. 그 촬영이 또 타이어에 묶인 채로 힘을 많이 써야 했다. 방송에는 벽을 뚫는 장면이 한 번 나왔지만 실제로는 여러 번 찍어야 했다. 그래서 피곤했는지, 나중에 모포를 덮었더니 실제로 잠이 들어버렸다. 제작진이 편집본을 수백 번 수천 번 보는 데 볼 때마다 재밌는 게 그 코 고는 신이었다. 믹싱 감독님이 그거랑 조세호 씨 춤추는 장면은 맨날 봐도 웃더라.

문 : 촬영 장에서 다들 '안드레가 좀비 되면 끝장난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진짜 좀비가 될 줄 아무도 몰랐다. 제작진도 몰랐다. 상황이 우연히 그렇게 돼서 어느 정도 떡밥 회수하는 느낌도 났다. 안드레 셰프도 그렇고 '파묘' 김병호 배우님이 출연해서 비주얼적으로 차별화됐고, 덕분에 신현준 씨가 연기한 미치광이 캐릭터도 더 살아나지 않았나 싶다.

박 : 그리고 완성작을 보신 분들은 1회부터 7회까지 다 짜인 스토리라라고 생각하실 수가 있는데, 촬영이 어떤 날은 이틀 연속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2주 후 짧게는 열흘 후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약간의 변수들이 생길 수 있다. 그전 촬영 때 어떤 장면이 재밌게 연출됐다면 '이걸 다음에 조금 살려보자' 이런 식으로 게임도 좀 바뀌고 스토리도 살짝씩 바뀌고. 크게는 안드레 셰프처럼 없었던 인물이 추가되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즉흥적으로 바뀐 것들이 많다.

Q. 시즌3에 나왔으면 하는 인물?
박 : 시즌2에 새로운 분이 많이 와줘서, 시즌3를 한다면 기존 출연자를 더 활용하고 싶다. 특히 덱스 씨와 육성재 씨는 보면서도 감탄했던 조합이다. 둘이 같이 있을 때도 그렇고 지하철 처음 들어왔을 때 덱스 씨 표정이나 육성재 씨가 물리고 타이어에 기댄 장면은 저희도 어쩔 수 없이 돌려볼 정도로 멋있더라. 재밌던 게 수영장 신에서 두 사람 분량이 별로 없다. 생존력이 워낙 강해서 안 죽으려고 물속에서 나오질 않았던 거다. 새로운 케미나 출연자도 좋지만, 기존에 피드백이 좋았던 부분을 살리지 않을까 싶다.

문 : (한마디로) 육성재 씨를 살리고 싶다. 하하.

Q. 국내외 시청자 반응이 다르다고 얘기했는데, 시즌3를 제작한다면 국내와 글로벌 중 어디에 중점을 둘지?
박 : 타깃은 무조건 국내 시청자다. 코미디 장르가 문화적인 배경이 일치해야 하다 보니까 해외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은 있다. 조세호 씨가 '창희랑 같이 왔다'라고 말하는 거나, 춤출 때 '조혜련이 아니다' 이런 자막이 한국 시청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웃음 코드다. 하지만 시즌1, 2도 그렇고 3도 무조건 한국 시청자 타깃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흥행한 콘텐츠도 일부러 해외 시장을 노리고 한 것은 아니더라. 다양한 국가 중 어디에 코드를 맞춰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조건 한국 시청자들에게 맞추려 한다.

문 : 일단 해외를 타깃으로 한다 해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웃음)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됐는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하지 않나. 좀비는 세계적인 소재지만 우리의 연출 방법과 노하우는 충분히 한국적이다. 코미디 비중이 클수록 문화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한국을 타깃으로 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는 동남아라든지 남미라든지 이런 쪽에서 그걸 보고 반응을 하시는 거기 때문에, 우리 눈에 더 재밌고 우리 색깔이 나게 만들어야 결국 해외에서도 반응이 온다고 본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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