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동혁 감독이 밝힌 '오겜2'의 모든 것…탑 연기력 논란부터 성기훈의 모순까지

[인터뷰] 황동혁 감독이 밝힌 '오겜2'의 모든 것…탑 연기력 논란부터 성기훈의 모순까지

2025.01.05.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징어 게임'이 마침내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뛰어드는 과정을 그리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지난달 26일 베일을 벗은 시즌2에서는 지난 게임 우승자인 성기훈(이정재 분)이 게임의 설계자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한번 서바이벌에 뛰어드는 이야기가 담겼다. 작품은 공개 이틀 만에 93개국 글로벌 넷플릭스 시리즈 TOP 10 1위 등극하며 다시 한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2일, YTN은 3년 3개월 만에 새로운 '오징어 게임'을 들고 글로벌 시청자에게 출사표를 내민 황동혁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황동혁 감독과의 일문일답.

Q.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황동혁 감독 : 이런 게 '왕관의 무게'인가 싶다. 너무 큰 기대작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라 작품 공개 전부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부담이 컸던 만큼 좋은 성적에 대해서는 무조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지내고 있다. 아쉽다는 의견에서는 무엇이 부족했나 다시 살펴보고 있다.

Q. 작품에 대한 호평만큼이나 여러 비판과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황동혁 감독 : 시즌1은 어떠한 기대도 없이 나온 작품이었기 때문에 신선함과 놀라움이 강했고, 반응도 뜨거웠던 것 같다. 하지만 시즌2는 시즌1만큼의 신선함은 사라졌기에 비슷한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자본주의에 대한 더욱 날카로운 비판을 원할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더욱 도파민이 터져 나오는 새로운 게임을 원할 것이다. 양쪽의 기대들이 너무나 커져 있는 상태에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특히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고 시즌3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불호, 혹은 일종의 배신감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으나 감내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평가는 시즌3을 최대한 빠르게 공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특히 성기훈이 다수를 위해서라면 소수를 희생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을 놓고, 캐릭터 설정의 모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황동혁 감독 : 성기훈은 블루칼라 노동자로 정리해고를 당한 평범한 서민이다. 시즌1에서는 약간은 부족하고, 철도 덜 든 평범한 사람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누구보다 인간의 선한 의지는 지키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시즌2에서는 그렇게 많은 사건을 겪은 성기훈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은 개인의 부족함이 아닌 시스템 때문'이라고 자각하며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하는 돈키호테적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많은 혁명가들이 목표에만 집중하다 과정이 변질되거나 좌절하면서, 처음에 품었던 선의마저 무너지듯 성기훈 역시 그렇게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인호(이병헌 분)가 기훈의 변화를 눈치채고 '희생할 수 있냐'라는 질문을 하는 장면을 넣었다.

시즌3에서는 반란에 실패하고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그가 자신의 반란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신과 원망 그리고 죄책감이 뒤엉키며 완전히 다른 인물로 그려질 것이다.

Q. 마약 전과가 있는 탑(최승현)이 극 중 마약을 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상당히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황동혁 감독 : 타노스가 속해있는 MZ 그룹 참가자들에게서는 최근 젊은 세대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을 다뤄보고 싶었다. 가상화폐로 일확천금을 꿈꾸거나, 마약 문제 역시 실제로 커지고 있는 세태를 그려보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승현 씨가 오디션을 봤다. 대마초로 망한 래퍼 이미지가 있고, 자기 자신과 놀랄 정도로 비슷한 역할, 희화화시키는 역할이었기에 저는 사실 그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디션 과정에서 저는 그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캐스팅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최승현 씨의 지인이거나 빅뱅의 팬도 아니고, 그의 복귀를 도우려고 할 이유도 전혀 없다. 시즌3에서는 그가 가져온 약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너지는 이야기가 그려질 것이다.

Q. 그의 마약 전과와는 별개로 과장된 연기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는데?

황동혁 감독 : 시즌2에서 성기훈이 무겁고 진지해지면서 그와 반대되는 만화적이고 가벼운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름도 '타노스'라고 지었다. 타노스라는 캐릭터는 각본을 처음 쓸 때부터 그런 텐션과 스웨그을 가진 인물이었다.

사실은 한국에서는 싫어할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며 반신반의로 만든 캐릭터이다. 한국은 리얼한 연기를 좋아하시는 시청자가 많고, 과장되고 오버하는 연기는 어색하고 불편하게 보시는 경향이 크다. 작품이 공개된 이후 캐릭터에 대해 불호하는 평이 많은 것을 보고 '역시 그렇구나' 싶었다.

미국에서는 되레 과장된 코미디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번에 문화별로 연기를 보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최승현 씨가 연기를 이상하게 했다기보다는 제 디렉션을 받고 한 것이기 때문에 그의 과장된 연기는 제 의도라고 보는 것이 맞다. 제 기준에서는 그가 연기를 망친 것은 아니다.

Q. 시즌2에서는 두 가지 새로운 게임이 나오는데 어떻게 선정했는지?

황동혁 감독 : 첫 번째 게임은 성기훈이 경험자로서 이끌 수 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의 시그니처와 같은 게임이자 영희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부터는 그의 예상과 달리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즌1에서 6개의 게임을 만들며 리스트를 뽑아놓은 것들이 있었고, 거기에 있는 게임을 한데 묶어 5인 6각 근대 5종을 만들었다. 딱지와 달고나가 사랑받았듯 한국의 전통 놀이를 세계에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렇게 모아놓으면 훌륭한 한 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5인 6각에서는 모두가 경쟁자이지만 응원해 주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렇게 모두가 하나로 뭉쳐 희열을 느끼며 희망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꼭 넣고 싶었다. 현실에서도 그런 기억이 너무나 멀어졌기 때문이다.

시즌2의 마지막 게임인 '짝짓기'는 묘한 게임이라 넣었다. 서로 끌어안으며 유대감을 형성시키지만, 누군가 배제하고 버림받는 느낌도 드는 잔인한 게임이다. 그렇게 소속감과 연대 의식도 있지만 약자를 배제하는 잔인함까지,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게임이라 작품에 등장시켰다.

Q. 시즌3는 여름 공개를 앞두고 있다. 힌트를 주신다면?

황동혁 감독 : 시즌3에서는 새로운 게임도 등장하지만, 인간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충격적일 것이다. 정서적인 충격 역시 앞선 시즌에 비해 세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대비를 하고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제공 = 넷플릭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