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펭수'와는 다른 매력…'긍정왕 김땅콩'을 아시나요?

[Y초점] '펭수'와는 다른 매력…'긍정왕 김땅콩'을 아시나요?

2025.01.27.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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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나 사원십 가져보라 그래", "내가 똑똑했으면 여기서 일 안 했지", "다 꺼져라 세상아, 너네 탓이다!"

묘하게 심장을 후벼파는 현실 밀착 대사들의 주인공, 다름아닌 '개'다.

'김땅콩'이라는 이름의 이 개는 JTBC 웹 예능 '긍정왕 김땅콩'의 주인공. 나이는 3살이고 배변 훈련을 완료했으며, 180cm의 거구지만 하이톤의 목소리와 매일 바뀌는 헤어스타일로 귀여움을 '뿜뿜'한다. 장모종으로 샴푸 모델처럼 찰랑이는 털이 매력 포인트다.

'긍정왕 김땅콩'은 동의 없는 중성화에 유기까지 당했지만 세상을 향한 긍정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긍정개 김땅콩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페이크 다큐 숏무비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 오후 7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며, 매주 일요일 오후 12시 TV로도 방송된다. 지난해 9월 채널을 개설해 한 달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돌파하고 현재 4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긍정왕 김땅콩'은 특히 '펭수'를 발굴한 이슬예나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성인을 겨냥한 코미디물 'SNL코리아' 출신 작가진들이 협업해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순한 마라맛'을 발산하고 있다. 이 PD는 론칭 당시 "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어른이들'에게 신박한 웃음과 희열을 선사할 것"이라고 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의 설명처럼 김땅콩은, 어딘가 짠내 나지만 거친 세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응원을 부른다. 사이비 종교, 악덕 사장, 변질된 러닝 크루 문화, 간호사 태움, 직장 내 괴롭힘 등 쉽지 않은 상황과 맞닥뜨리지만, 일상 속 다양한 빌런들을 유쾌하게 참교육하며 통쾌함을 선사한다. 오너십을 가지라는 상사를 향해 "오너나 사원십 가져보라 그래"라고 받아치는가 하면, 자신을 무시하는 사장에게 "내가 똑똑했으면 여기서 일 안 했지"라고 응수한다. 구독자들의 고민을 상담하던 중 "너네가 문제가 아니라 세상에 문제가 있는 거야. 다 꺼져라 세상아! 너네 탓이다!"라고 외치며 손가락 욕을 날린다. 이처럼 불합리한 상황은 결코 참지 않는 땅콩이의 사이다 언행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극호(개극혐의 반대)!"를 외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묘한 '힐링'이 된다.

'긍정왕 김땅콩'의 또 다른 재미는 한도 초과 직전의 '병맛'이다. 삶에 임하는 김땅콩만의 유니크한 태도 덕에 누구도 예측 못 할 전개가 펼쳐진다.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의사를 위로하고 급기야 함께 옥상에서 욕을 외치며 일탈을 한다. 서열로 누르고 괴롭히는 간호사 선배에게 갑자기 약물을 묻힌 손수건을 갖다 댔는데 알고 보니 아로마 테라피였다는 식이다. 유명 빵집에서 하나 남은 빵을 사기 위해 신경전을 벌인 손님이 알고 보니 유명 연예인이었고, 빵을 차지하기 위해 갑자기 불행 배틀을 벌이는 황당 전개는 예사다. 주인이 사이비 종교 교주인 것도 모르고 착취 당하다가, 진실을 깨닫고 주인의 '유병장수'를 빌며 탈출하는 이야기가 '긍정왕 김땅콩'의 시작이었으니 '병맛'이라면 말 다했다.

유기견의 관점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유기견 보호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인다. 때론 허세가 느껴질 정도로 어떤 상황에도 기죽지 않는 당당한 모습의 이면에, 항상 누군가의 가족이 되고 싶어 하는 아련하면서도 짠한 모습은 김땅콩을 더욱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다. 입양과 파양을 다룬 에피소드에서 그는 "인간들은 다 똑같아. 처음엔 변함없을 것처럼 다가와 놓고 시간 지나면 날 언제나 귀찮아 해"라는 말로 깊은 여운을 남기며 애틋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예상 못한 다양한 인물의 등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자 초등학생과 재벌 3세를 연기한 강유미, 악덕 사장으로 분한 이선민, 러닝크루에서 반전 매력을 선보인 이봉주, 영생교에 심취한 허영생, 인기 유튜버 사내뷰공업(김소정) 등과의 협업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며 김땅콩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실제 강유미 키즈카페 편 14만, 재벌 3세 입양 편 4만, 허영생 영생교 편이 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채널 내에서도 인기다.

언뜻 보면, 김땅콩 캐릭터는 귀여운 외모로 촌철살인의 화법을 구사해 '어른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펭수'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캐릭터의 매력은 사뭇 다르다. 펭수가 남녀노소 모두를 타깃으로 하며 주로 교육, 사회적인 메시지 등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반면, 김땅콩은 주로 20~30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극, 유머러스한 독백,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각종 유행어와 밈을 섭렵해 도파민을 자극, 성인 시청자들에게 더 강하게 어필한다.

긍정 에너지는 물론, 개보다 못한 인간을 참교육하는 특유의 액션으로 통쾌함까지 전하고 있는 김땅콩. 중독적이지만 자주 먹기엔 부담스러운 매운맛 웹 콘텐츠가 범람하는 가운데, 새로운 맛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김땅콩을 한 번 만나 보면 어떨지. 2025년 예능계 다크호스 '긍정왕 김땅콩'을 향해 '개극호'를 외쳐 본다.

[사진 = '긍정왕 김땅콩']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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