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감독으로 명확한 신호탄"…믿보배 넘어선 하정우의 '로비'

[인터뷰] "감독으로 명확한 신호탄"…믿보배 넘어선 하정우의 '로비'

2025.04.03.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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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독으로 명확한 신호탄"…믿보배 넘어선 하정우의 '로비'
영화 '로비'의 감독 겸 배우 하정우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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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비'는 감독으로서 저의 노선을 확실히 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제 방향성이 이제 시작됐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죠. 연출자로서 정확하고, 명확한 신호탄이 되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감독 하정우가 10년 만에 자신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돌아왔다. 연출 데뷔작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 이후 그가 선택한 작품은 로비 골프를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 영화 '로비'.

영화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스마트 주차장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감독으로서 그의 전매특허로 불리는 리듬감이 가득한 대사, '말맛'이 살아 숨 쉬는 대사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덕분에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끌어내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믿고 보는 배우를 넘어서 연출자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하정우와 만나 '로비'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로비'의 감독 겸 배우 하정우 ⓒ쇼박스

먼저 그는 '로비 골프'라는 독특한 소재를 스크린으로 옮긴 이유부터 밝혔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다는 그는 골프장에서는 사람들의 색다른 면모가 나온다는 것을 관찰하며 영화의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골프를 칠 때 온순했던 사람이 거칠어지거나, 터프했던 사람이 소녀 같아지는 모습을 보며 코미디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또 겉으로는 모두가 '나이스 샷'이라고 외치며 기뻐해 주지만 상대가 못 치길 바라는 마음이 나타나는 것을 보며 너무나 흥미로웠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실제 친구가 '골프 접대'에 관해 해준 이야기들을 듣고 시나리오에 살을 붙였다고.

비운의 명작으로 불리는 '롤러코스터'가 다소 마니악한 유머를 구사했다면, '로비'는 조금 더 대중과 거리감을 좁힌 유머를 선보이고 있다. 하정우는 연출에 있어 이러한 부분을 끊임없이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가 너무 '하정우의 템포'로 쓰여 소수만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면 '로비'는 모두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 하정우는 이를 위해 편집 감독에게 모든 소스는 주되 어떠한 주문도 하지 않았고, 이후 편집 감독이 만든 편집본을 보며 수없는 회의와 조절 끝에 지금의 '베스트'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로비' 포스터 ⓒ쇼박스

연출자 이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나홍진, 최동훈, 류승완, 윤종빈, 김용화 감독 등 기라성 같은 감독들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선배 연출자들에게 받은 영향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최동훈 감독에게는 배우를 사랑하는 마음과 배우에 대한 특징을 캐릭터에 녹여내려는 노력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한 류승완 감독에게는 액션신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촬영하는 방법을, 나홍진 감독과 박찬욱 감독에게는 꼼꼼한 콘티와 프리 프로덕션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용화 감독에게는 현장 지휘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엇보다 많은 가르침과 영감을 준 연출자는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윤종빈 감독이었다고 말하며 윤 감독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우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하정우는 모든 감독을 '훌륭한 스승'이라고 표현하며 본인의 연출은 그들의 어깨너머에서 배운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최근 주연을 맡아 개봉했던 영화의 성적이 다소 저조했던 바, 그는 이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더불어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비'를 선보이게 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 '로비' 스틸컷 ⓒ쇼박스

하정우는 "최근에 옛날의 저를 생각해 봤다. '내가 정말 내 실력대로 좋은 성적을 이뤄낸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멀리서 돌이켜 보니 모든 것은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때문에 매 작품 하루하루 성실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저 내가 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궁하다 보면 통하기 마련이고, 컵에 물이 차면 기울어지는 것이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저 자연의 흐름과 하늘의 뜻 안에서 주어진 것에 최대한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로비'를 앞두고 홍보 활동을 하며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많은 홍보 활동을 한 적 있나?' 싶을 정도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최대한으로 열심히 해야 그것이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로비'가 감독 하정우에게 연출자로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신호탄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작 '윗집 사람들'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로비'에서의 블랙코미디와 방향성이 '윗집 사람들'에서는 더욱 높은 밀도로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로비'가 관객들에게는 소박한 웃음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유머 코드에 맞는 분들이 계시다면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좋겠다. 관객들께서 조금이나마 소박한 재미를 느끼고, 좋게 기억해 주신다면 너무나 감사하고 기쁜 일일 것 같다"라며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하정우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로비'는 2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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