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경쾌하게 내달리는 '야당'…익숙한 맛에 묘하게 끌린다

[Y리뷰] 경쾌하게 내달리는 '야당'…익숙한 맛에 묘하게 끌린다

2025.04.11. 오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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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경쾌하게 내달리는 '야당'…익숙한 맛에 묘하게 끌린다
영화 '야당'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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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한 번쯤 경험해 본 맛이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묘하게 끌린다. 영화 '야당'이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 판을 설계하는 브로커인 ‘야당’(강하늘 분)과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유해진 분) 그리고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 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마약 범죄자에게 정보를 얻고 이들을 체포하려는 형사와 검사에게 이를 넘겨 형량을 조정해 주는 중간책 역할을 하는 '야당'은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가며 위태로운 줄타기를 업으로 한다.

수많은 형사와 마약 사범, 검찰 등을 취재하며 시나리오를 완성한 황병국 감독은 실재하는 '야당'의 존재를 스크린으로 끄집어냈다. 여기에 황 감독은 우리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각종 마약 범죄를 비롯해 권력과 유착한 정치 검찰의 추악한 민낯을 과감하게 그려냈다.
영화 '야당'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감독은 우리네 사회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사실을 염두한 듯, 파격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높은 수위의 강렬한 연출을 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것이 단순히 자극을 추구하는 연출이라기보다는,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느껴진다.

또한 감독은 단 한순간도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굉장한 속도감으로 러닝타임 내내 경쾌하고 통쾌하게 내달린다. 덕분에 각 인물이 겪는 사건들과 이들이 다시금 하나의 목적으로 얽히고설키는 과정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밀도 높게 그려져, 관객은 지루할 틈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들의 호연도 볼만하다.

강하늘은 캐릭터에 녹아들어 낯설고 독특한 존재인 '야당'에 현실감을 더한다. 선한 역도 아니고, 악역도 아닌 인물의 기묘한 특징을 강하늘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소화하며 '야당'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한다.

상위 1%를 꿈꾸며 달면 삼키고, 쓰면 거침없이 뱉는 검사를 연기한 유해진의 연기도 훌륭하다. 비열하면서도 비릿하고 냉정한 캐릭터를 보기 좋게 살려냈다.

박해준 역시 땀 냄새나는 형사 역할을 맡아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 '야당'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먼저 함정에 빠지거나, 배신당한 인물들이 공통의 목표를 갖고 복수를 위해 의기투합하는 구도와 서사에서 다소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의 대표 범죄 영화인 '내부자들'이나 '부당거래', '베테랑', '사생결단' 등과 자연스레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있다.

또한 각 인물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 지나칠 정도로 명확하며 '캐릭터성'이 과도하게 비대한 모양새다. 이는 현실적인 영화의 톤앤매너를 갑작스레 만화적으로 느껴지게 만들며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내지르는 듯한 속도감과 특유의 리듬감을 잃지 않고 극을 진행시키는 것 역시 무조건적인 강점으로 보기는 어렵다. 경쾌함과 통쾌함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지나칠 정도로 모든 것이 빠르게 느껴지며 서사의 깊이감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야당'은 다양한 볼거리와 흥미진진한 소재로 무장하고, 최근 관객들이 좋아하는 경쾌한 속도감까지 갖추며 대중 상업영화로서 제 몫을 다한다.

영화 '야당'. 황병국 감독 연출.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등 출연. 러닝타임 123분. 청소년 관람불가. 2025년 4월 16일 극장 개봉.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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