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나영석·추성훈·침착맨…유튜버 씹어 먹는 '아재'들의 역습

최근 유튜브 플랫폼에서 중년 남성 크리에이터, 일명 '아저씨 유튜버'들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한 매체가 한국의 ‘아저씨 유튜버’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유행에 뒤처지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아저씨’에 대한 통념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추성훈과 침착맨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격투기 선수이자 유튜버인 추성훈은 2024년 11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구독자 수 15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주요 콘텐츠는 운동 루틴, 식단 관리, 가족과의 일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요즘 추성훈의 방송 섭외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톱 배우부터 글로벌 아이돌까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싶다는 요청도 쇄도 중"이라는 소속사 관계자의 말을 통해 그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추성훈의 인기 비결은 진솔한 모습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다. 꾸준한 운동과 개성 있는 패션으로 ‘자기 관리 끝판왕’의 면모를 과시하는 한편, 동네 아저씨 같은 털털하고 인간미 넘치는 매력도 함께 보여준다. '갓생'을 사는 중년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MZ세대에게도 통하는 이 시대의 진짜 아저씨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웹툰 작가 출신인 침착맨도 2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초기에는 해외 게임 소개와 해설 중심의 콘텐츠를 제작하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영역을 확장했다.

침착맨의 방송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소소한 일상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주를 이루며, 게임부터 드로잉, 인터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활약으로 ‘말 많고 말 잘하는 아저씨’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침착맨 채널의 애청자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침착맨의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멘트에 담긴 생활 밀착형 유머, 무엇보다 진심으로 ‘그냥 재밌어서’ 방송하는 느낌이 매력 포인트"라고 평했다.

제작자이자 출연자인 나영석 PD도 빼놓을 수 없다. 유튜버로 변신한 그의 활약은 ‘채널 십오야’가 690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예능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채널 십오야’는 기존 방송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자유롭고 실험적인 형식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출장 십오야’ 시리즈는 하이브, YG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나영석 PD와 배우 이서진의 중년 케미가 돋보인 ‘뉴욕뉴욕2’는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230만을 돌파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나영석 PD는 유튜브 성공의 핵심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철학은 ‘채널 십오야’ 콘텐츠 전반에 반영돼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데 한몫했다.

일명 ‘마부장’으로 불리는 마츠다 아키히로도 대표적인 ‘아저씨 유튜버’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부동산 회사 직원들의 퇴근 후 일상을 보여주는 ‘회사원’ 시리즈로 시작해, 현재는 구독자 114만 명의 유튜브 스타로 사랑받고 있다.

한 예능 PD는 "이런 ‘아저씨 유튜버’들의 인기 비결은 진정성과 전문성,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 능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진짜 이야기들이 신뢰를 준다는 것.

‘아저씨 유튜버’들의 활약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는 콘텐츠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콘텐츠 시장이 더 다양하고 재미있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한다.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