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글로벌에서도 통한 '약한영웅2', 확장된 외연 속 깊어진 메시지

[Y초점] 글로벌에서도 통한 '약한영웅2', 확장된 외연 속 깊어진 메시지

2025.04.28.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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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친구들 왔다 간 건 알고 있냐? 그래도 네가 나보다 잘 살았어. 연락 안 된다고 찾아주는 친구들도 있고."

박후민(려운 분)의 아버지(전배수 분)가 아들에게 무심코 던지는 말에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함축적으로 담겼다. 3년 만에 돌아온 '약한영웅 Class2'는 확장된 세계관과 다채로워진 캐릭터 플레이로 상업 작품으로서의 미덕을 갖추면서도, '친구'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충분히 상기시킨다.

지난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약한영웅 Class2'(이하 '약한영웅2')는 '약한영웅 Class1'(이하 '약한영웅1')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두 번째 시즌이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유수민 감독, 한준희 기획총괄이 작품을 책임졌으며, 배우 박지훈이 주인공 연시은 역을 맡아 시즌1에 이어 시즌2의 중심축을 잡았다.

두 번째 시즌에는 연시은이 은장고로 전학 간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전 학교에서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지만, 안수호가 코마 상태에 빠져 트라우마를 얻게 된 연시은은 심리 상담을 받고 약을 복용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다시는 싸움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지만, 결국 더 큰 폭력과 맞서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앞서 '약한영웅1'이 지난 2022년 국내 OTT인 웨이브를 통해 공개됐을 당시, 현실감 있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은 만큼, 시즌2의 공개에도 높은 기대가 쏠렸다. 더군다나 '약한영웅2'는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렸던 상황.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27일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약한영웅2'는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1위로 진입했으며, 남미권, 동남아시아권, 중동권 국가 등에서 골고루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저력을 보여줬다.

'약한영웅2'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정리해 봤다.

◆ "몸과 마음이 연시은을 기억해"…박지훈, 강력한 작품의 중심축

아역배우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멤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던 박지훈은 '약한영웅1'을 통해 비로소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었다. 이어 '약한영웅2'에서도 더욱 깊어진 눈빛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원치 않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연시은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시즌2가 나오기까지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이른바 '연결'이 좋다. '약한영웅2'에서는 은장고로 전학 간 연시은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박지훈은 안수호(최현욱 분)가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 자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의 연시은으로 등장하는데, 매사에 의욕이 없고 우울한 분위기를 특유의 처연한 눈빛으로 그려냈다.

작품의 제작발표회에서 유수민 감독은 박지훈에 대해 "박지훈 배우의 몸과 마음이 연시은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감독으로서 고민되는 지점을 지훈 배우가 해결한 것도 많았고, 연시은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라며 극찬했는데, 실제로 시즌 사이의 시간 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연결로 작품의 중심축을 탄탄하게 잡았다.

더 이상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싶어 하지만, 일진 무리에 괴롭힘을 당하는 서준태(최민영 분)를 알게 되고, 그가 각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를 돕기로 결심하게 되는 과정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자신과 가까워진 서준태가 신이 나 밥을 먹으면서 끊임없이 말을 하자 "입에 있는 거 다 삼키고 말하지 그래"라며 씩 웃는 장면이 압권이다.

◆확장된 세계관 속 다채로워진 캐릭터 플레이…새로운 얼굴들의 발견

'약한영웅1'에서는 안수호, 오범석 등 연시은과 관계성을 맺게 되는 캐릭터들이 한정적이었다면, '약한영웅2'에서는 시즌1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외연을 넓혔다. 연시은이 전학 간 은장고의 인물들이 순차적으로 등장하고, 은장고가 소속되지 않은 연합의 무리들까지 가세하면서 훨씬 많은 수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들 덕분에 이야기는 한층 다각도로 전개됐다. 서준태를 악랄하게 괴롭히는 최효만(유수빈 분)이 가장 센 캐릭터인 줄 알았더니, 정학을 당했던 대장 박후민(려운)이 등장해 기선제압을 하고,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연합 소속의 금성제(이준영 분)와 연합의 정점 나백진(배나라)이 등장해 긴장감을 계속적으로 높인다.

등장인물 소개에 전반부를 많이 써버려 상대적으로 시즌1에 비해 속도감이 떨어지고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계속 지켜보다 보면 이들의 관계성이 촘촘하게 엮여있어 중간에 끊지 않고 계속 보게 되는 효과도 있고,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것도 이 작품의 묘미다.

예를 들어, 은장고 4인방을 위협하는 '나백진' 역의 배나라는 'D.P.' 시즌2에서 성소수자 탈영병 역을 맡아 서글프고 절절한 사연을 연기했던 인물. 하지만 '약한영웅2'에서는 강렬한 아우라를 발산하며 단연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수빈, 이준영, 려운 역시 이전에 보여준 캐릭터와 다른, 보다 극적인 인물들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재발견을 이뤄냈다.

◆ 스케일 커진 액션신, 완성도 높은 미장센

'약한영웅2'는 시즌1에 비해 더욱 타격감 있고 스케일이 큰 액션신을 대폭 늘리며 상업 작품으로서의 미덕을 지켰다. 시청자들이 시청각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추가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도 흥미를 갖고 시청할 만한 이 작품만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시즌1에서 뛰어난 지력을 활용해 펜 하나만으로 일진들에게 맞섰던 연시은의 타격감은 더 강해졌다. 물론 연시은은 싸움을 원하지 않지만,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않는 무리들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더 강한 힘이 필요했다. 연시은은 상대방의 어깨 움직임을 보고 날렵하게 피하는 등 한층 진화한 실력으로 맞붙는다.

대낮의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최종회 액션신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전체 러닝타임 중 적지 않은 분량을 이 액션신에 할애했고, 슬로우를 거는 부분이 많아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만, 확실히 커진 스케일은 극적인 재미를 높였다. 어린 날 친구였지만, 불행히도 멀어지고 만 나백진과 박후민의 안타까운 서사와 그들의 선택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약한영웅2'는 장르적 색채가 더 짙어진 만큼, 그에 어울리는 미장센을 위해 고민한 흔적도 엿보여 보는 재미를 더한다. 유수민 감독은 "현실성과 장르성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 안에서 특별함을 찾으려 했다"고 강조했는데, 은장고 곳곳에 마련된 아지트, 연합의 은신처 등 각자의 계급이 표현된 디테일한 설계가 이들이 처한 상황과 감정선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약한영웅2'는 더 화려해졌다. 내용 구성이나 캐릭터 플레이가 이전 시즌보다 복잡 미묘하고 다채로워졌다. 그럼에도 '친구란 내가 어떤 존재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열어뒀다. 단, 인물이 많이 등장해 '약한영웅1'의 정서를 좋아했던 시청자라면 인물의 내면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약한영웅2'는 지난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으며,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됐다. 기획총괄 한준희. 연출 유수민. 출연 박지훈, 려운, 최민영, 유수빈, 배나라, 이민재, 이준영.

[사진출처 = 넷플릭스]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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