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투어스·라이즈·유나이트…'무해한 청춘' 청량돌의 시대

[Y초점] 투어스·라이즈·유나이트…'무해한 청춘' 청량돌의 시대

2025.05.02. 오전 11: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한때 무대와 음악방송 카메라를 찢을 듯한 섹시미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보이그룹들이 요즘은 푸른 하늘 아래 질주하는 교복 차림의 청춘으로 무대를 채운다. 그야말로 ‘청량의 시대’가 도래한 분위기다.

지난 4월 발매된 투어스(TWS)의 미니 3집 ‘TRY WITH US’는 발매 5일 만에 54만 장을 돌파하며 4연속 하프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유나이트는 7번째 EP ‘YOUNI-T’로 초동 14만 7천 장을 넘기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라이즈는 데뷔 앨범 ‘Get A Guitar’로 초동 100만 장을 기록하며 주목받았고, 미니 앨범 ‘RIIZING’ 역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곧 발매되는 첫 정규 앨범 ‘ODYSSEY’의 성과에도 기대가 모인다.

이러한 수치는 복잡한 세계관과 무거운 서사보다 접근이 쉬운 청량 콘셉트가 Z세대와 글로벌 K-팝 팬덤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지금 보이그룹 시장에서 ‘청량’이 부상하고 있을까. 복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이를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기보다, 실질적인 필요에 기반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요 관계자 A는 “요즘 데뷔하는 그룹들은 연습 기간이 길지 않다 보니 팀워크나 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고난도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강한 콘셉트보다는, 안무 난이도가 낮은 청량 콘셉트가 보다 현실적인 선택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이럴 마케팅도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안무가 복잡하면 대중이 따라 하기 어려워 챌린지 콘텐츠로 확산되기 힘든데, 청량 콘셉트는 쉬운 안무 구성 덕분에 숏폼 플랫폼에서 확산력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은 곡을 먼저 인지시킨 뒤 아티스트를 브랜딩 하는 방식이 많아졌다”며 “대중이 따라 부르기 쉬운 미디엄 템포의 청량 곡은 차트 진입에도 유리하고, 음원 성과와 대중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 B는 청량 콘셉트 확산의 배경으로 콘텐츠화의 용이성을 꼽았다. 그는 “맑고 깨끗한 소년미, 편안한 사운드, 청춘 학원물 같은 비주얼은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데다, 신인 그룹일수록 자연스럽고 풋풋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청량 콘셉트를 우선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콘셉트 전환이 유연한 것도 장점”이라며 “이후 다크하거나 성숙한 콘셉트로의 전환이 쉬워, 데뷔 초반에는 청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Z세대가 선호하는 보이그룹 캐릭터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가요 관계자 C는 “청량 콘셉트는 팬 입장에서 학교나 교회에서 한두 명쯤 볼 수 있을 법한, 일상에 가까운 이미지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며 “지금은 너무 완벽하고 거리감 있는 이미지보다는,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남성상이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의 반응도 비슷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 발간한 ‘2023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와 남미 지역의 K-팝 팬들은 긍정적인 이미지와 개방적인 소통 방식을 갖춘 아티스트에 더 높은 호감을 보였다. 이는 청량 콘셉트가 해외 팬덤을 상대로도 유효한 전략임을 시사한다.

콘셉트는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한다. ‘청량돌’의 부상은 지금의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감정적으로 어떤 위안을 기대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흐름이다.

[사진=각 소속사]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