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정종연 PD, 두뇌 서바이벌 장인의 딜레마 "재미와 불편 사이"

[Y터뷰] 정종연 PD, 두뇌 서바이벌 장인의 딜레마 "재미와 불편 사이"

2025.05.29. 오전 08: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데스룸’ 시즌2(이하 ‘데블스 플랜2’)는 공개 일주일 만에 글로벌 톱10(비영어 시리즈 부문) 9위에 오르며 흥행 성적을 거뒀다. 한국을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6개국에서 10위권에 진입했고, 5월 3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회 공개 이후, 반응은 뜨겁지만 마냥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최종 승자인 정현규의 전략과 태도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데블스 플랜’의 연출자 정종연 PD가 직접 입을 열었다.

정 PD는 “모든 반응을 다 보진 못했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정이 많이 전달됐다”며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부모님 안부를 묻는 분도 계셨고, SNS 댓글에서는 ‘감이 죽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반응의 이유로 “감옥동과 생활동, 두 개의 공간 간 균형 문제”를 꼽으며 “감옥동은 ‘감옥 매치’ 덕분에 서사가 잘 부여됐지만, 생활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시스템이 부족해 서바이벌다운 구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생활동 히든 스테이지 보상이 지나치게 크다 보니, 감옥동 플레이어가 결승까지 올라가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었고, 저도 그 부분은 충분히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부터 ‘데블스 플랜’은 매 시즌 다른 포맷으로 구성할 계획이었다”며 “이번 시즌은 큰 공부가 됐다. 시청자의 평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들고, 결국은 제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연출자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최종 우승자인 정현규에 대한 비난이다. 그의 전략과 발언은 최종회 공개 이후 태도 논란으로 비화됐다. 최현준을 향한 ‘산수 할 줄 아냐’는 발언은 조롱으로 비쳤고, 방송 내내 사이가 각별했던 윤소희가 그를 밀어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정 PD는 “산수 발언이 그렇게 문제라고는 생각 못 했다. 하지만 맥락상 현준의 공격성을 유도하는 말이었고, 그 상황에서 현규가 할 수 있는 가장 아픈 말을 택한 것이라 본다”며 “편집상 그 부분을 지우면 현준의 서사가 끊어지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았다. 그런 딜레마가 늘 있다. 하지만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소희의 ‘배팅 포기’에 대해서도 “나 역시 놀랐지만 인터뷰를 통해 납득이 됐다. 물론 연출자로선 아쉬움이 남지만, 그런 결정을 막는 건 서바이벌 룰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밀어주기 의혹과 맞물려 출연자들의 승부욕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정 PD는 “‘더 지니어스’의 장동민처럼 승부욕 강한 출연자도 좋지만, 모두가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승부욕 없는 사람이 극복해 가는 과정이나, 냉정했던 사람이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도 게임의 또 다른 재미다”라며 다양한 캐릭터의 공존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PD는 “전략적 옳고 그름이 아닌, 인성적 문제로 출연자들이 비난받는 걸 보면 마음이 무겁다”며 “모든 일이 내가 설계한 시스템 안에서 벌어진 만큼 비판은 출연자가 아닌, 연출자인 나에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현규에 대한 태도 논란과 관련해선 “걱정이 없진 않았지만, 이야기 구조상 갈등 서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점 있는 친구라고 봤다”며 “출연자 중 하나로서 긍정적으로 봤기에 이슈가 생겨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며 출연자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폭력과 절도를 제외한 모든 수단과 방법이 허용되는 '데블스 플랜’.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뭘까?

정 PD는 “대결이라는 게 단순히 수학 계산이나 암기력처럼 한 가지 능력을 겨루는 게 아니라, 현실과 닮은 듯 다른 공간 안에서 정치력이나 사회력 같은 사회적 능력들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같은 팀으로 연합했더라도 결국 우승자는 한 명이기 때문에, 배신하거나 눈앞의 이득을 좇는 경쟁도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재미죠”라고 짧게 덧붙였다.

시청자들이 언급한 ‘감이 죽었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제가 감이 살아날 나이는 아니다. 점점 죽어가는 중”이라고 웃어 보이며 “그래도 매 시즌마다 조금씩 배우고 있다. 이번 시즌은 큰 공부가 됐다. 시즌3를 한다면 분명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전했다.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