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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어딘가 허술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정감 가는 히어로들이 온다. 매력적인 캐릭터 조합과 감각적인 연출로 사랑받아온 강형철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하이파이브'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으로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은 강형철 감독의 신작 영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를 이끄는 이들은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이다. 심장을 이식받은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분), 폐를 이식받은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분), 간을 이식받은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분), 각막을 이식받은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 분)이 이야기를 펼친다.
폐를 이식받은 후 남다른 폐활량을 얻게 된 지성은 자신처럼 초능력을 이식받은 사람들을 찾으러 다닌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은 완서다. 마치 삼촌과 조카 같은 두 사람은 의외로 죽이 잘 맞는다. 반면 동갑내기 기동과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며 이른바 '혐관케미'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동안 주로 봐왔던 히어로물 속 주인공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완벽하고 멋지게 악당을 물리치는 기존의 히어로들과 달리, '하이파이브'의 초능력자들은 허술하다. 처음에는 각자의 초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다. 특히 지성은 입으로 강풍을 쏘고, 음료를 흡입하며 웃음을 유발하는데, 그 모습이 엉뚱하고 귀엽다.
이들이 췌장을 이식받고 젊음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신구·박진영)을 만나고, 팀을 합쳐 그의 만행을 막기 위해 나서면서 본격적인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신교 교주 영춘은 자신 외에 또 다른 장기이식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능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들을 납치하는 것.
지성, 완서, 선녀가 자신들을 납치하려는 이들을 피해 요구르트 판매용 전동 카트에 올라타고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내리막길에서 차트에 가속이 붙으며 긴박감을 자아내지만, 카트에 함께 올라타 각자의 초능력을 써보는 히어로들의 모습은 치밀하지 못하고 엉성해 웃음을 유발한다.
영춘은 '하이파이브' 멤버들의 대척점에 서서, 영화적으로는 이들의 팀워크와 초능력이 가장 강하게 발현되는 순간들을 만든다. 영춘은 원로배우 신구와 30대 초반인 배우 박진영이 2인 2역으로 소화했는데, 박진영의 캐릭터 표현력이 특히 인상적이다. 실제로는 노인이지만 젊음을 얻었기에, 노인의 말투로 대사를 소화해 섬뜩한 느낌을 안긴다.
'하이파이브'는 팀 무비(team movie)이자, 오락영화로서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다. 리듬감 있게 오가는 주인공들의 대화와 잘 짜인 액션 디자인,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여러 개의 반전을 심어놓은 스토리 라인이 만족감을 준다. 특히 웃기려고 작정하고 짠 듯한 각본이 아니라, 무심하게 툭 던지는 말에서 오는 재미가 군데군데 있다.
아쉬움은 있다. 기동 역을 소화한 배우 유아인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 이 여파로 영화는 개봉 준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2021년 하반기 촬영을 마쳤으나, 4년이 흐른 지금에야 극장 개봉을 하게 된 것. 배급사는 포스터에서 유아인의 얼굴을 뺐고, 홍보 마케팅 과정에서도 철저히 배제했다.
그러나 실제 완성본을 보면 유아인의 분량은 편집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주인공 중 한 명인만큼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그렇기에 장르나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고 영화를 선택한 관객이라면 그의 등장에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고, 그의 출연작이라는 사실 그 자체에 거부감을 느껴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유아인의 분량을 편집하지 못한 대신, 후반작업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인 감독의 진심은 분명히 전해진다.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새신교' 공간, 캐릭터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살려낸 음악, 영화가 끝나도 마음에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을 남기기 충분하다.
'하이파이브'는 오늘(30일) 극장 개봉한다. 각본/감독 강형철. 출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오정세, 신구, 박진영. 러닝타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제공 = NEW]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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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허술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정감 가는 히어로들이 온다. 매력적인 캐릭터 조합과 감각적인 연출로 사랑받아온 강형철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하이파이브'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으로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은 강형철 감독의 신작 영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를 이끄는 이들은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이다. 심장을 이식받은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분), 폐를 이식받은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라미란 분), 간을 이식받은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분), 각막을 이식받은 힙스터 백수 기동(유아인 분)이 이야기를 펼친다.
폐를 이식받은 후 남다른 폐활량을 얻게 된 지성은 자신처럼 초능력을 이식받은 사람들을 찾으러 다닌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은 완서다. 마치 삼촌과 조카 같은 두 사람은 의외로 죽이 잘 맞는다. 반면 동갑내기 기동과는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며 이른바 '혐관케미'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동안 주로 봐왔던 히어로물 속 주인공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완벽하고 멋지게 악당을 물리치는 기존의 히어로들과 달리, '하이파이브'의 초능력자들은 허술하다. 처음에는 각자의 초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다. 특히 지성은 입으로 강풍을 쏘고, 음료를 흡입하며 웃음을 유발하는데, 그 모습이 엉뚱하고 귀엽다.
이들이 췌장을 이식받고 젊음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신구·박진영)을 만나고, 팀을 합쳐 그의 만행을 막기 위해 나서면서 본격적인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신교 교주 영춘은 자신 외에 또 다른 장기이식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능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들을 납치하는 것.
지성, 완서, 선녀가 자신들을 납치하려는 이들을 피해 요구르트 판매용 전동 카트에 올라타고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내리막길에서 차트에 가속이 붙으며 긴박감을 자아내지만, 카트에 함께 올라타 각자의 초능력을 써보는 히어로들의 모습은 치밀하지 못하고 엉성해 웃음을 유발한다.
영춘은 '하이파이브' 멤버들의 대척점에 서서, 영화적으로는 이들의 팀워크와 초능력이 가장 강하게 발현되는 순간들을 만든다. 영춘은 원로배우 신구와 30대 초반인 배우 박진영이 2인 2역으로 소화했는데, 박진영의 캐릭터 표현력이 특히 인상적이다. 실제로는 노인이지만 젊음을 얻었기에, 노인의 말투로 대사를 소화해 섬뜩한 느낌을 안긴다.
'하이파이브'는 팀 무비(team movie)이자, 오락영화로서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다. 리듬감 있게 오가는 주인공들의 대화와 잘 짜인 액션 디자인,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여러 개의 반전을 심어놓은 스토리 라인이 만족감을 준다. 특히 웃기려고 작정하고 짠 듯한 각본이 아니라, 무심하게 툭 던지는 말에서 오는 재미가 군데군데 있다.
아쉬움은 있다. 기동 역을 소화한 배우 유아인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 이 여파로 영화는 개봉 준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2021년 하반기 촬영을 마쳤으나, 4년이 흐른 지금에야 극장 개봉을 하게 된 것. 배급사는 포스터에서 유아인의 얼굴을 뺐고, 홍보 마케팅 과정에서도 철저히 배제했다.
그러나 실제 완성본을 보면 유아인의 분량은 편집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주인공 중 한 명인만큼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그렇기에 장르나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고 영화를 선택한 관객이라면 그의 등장에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고, 그의 출연작이라는 사실 그 자체에 거부감을 느껴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유아인의 분량을 편집하지 못한 대신, 후반작업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인 감독의 진심은 분명히 전해진다.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새신교' 공간, 캐릭터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살려낸 음악, 영화가 끝나도 마음에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을 남기기 충분하다.
'하이파이브'는 오늘(30일) 극장 개봉한다. 각본/감독 강형철. 출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오정세, 신구, 박진영. 러닝타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제공 = NEW]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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