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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소주전쟁', 텁텁한 뒷맛에 지독한 숙취만 한가득](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5/0530/202505301422103857_d.jpg)
영화 '소주전쟁'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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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소재를 내세웠지만, 이야기는 힘이 없고 캐릭터는 설득력이 없다. 텁텁한 뒷맛에 지독한 숙취처럼 씁쓸한 잔상만 남긴 영화 '소주전쟁'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소주전쟁'은 소주 회사 '국보'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표종록(유해진 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솔퀸' 직원 최인범(이제훈 분)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국내 소주시장을 주름잡던 진로가 IMF 당시 부도에 처한 뒤, 진로그룹의 채권을 매집한 골드만삭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고 결국 그룹이 공중 분해 된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작품은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한다.
국보를 집어삼키려는 최인범이 야망으로 가득하고 돈 앞에서는 한없이 냉정한 인물이라면, 표종록은 멍청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회사와 동료들밖에 몰라 세상 물정과는 동떨어진 캐릭터다.
최인범은 국보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을 숨기고 기업 자문을 해주겠다는 의도로 표종록에게 접근한다. 겉으로는 두 사람 모두 회사를 살리기 위해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동지이지만, 사실은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실제 역사와 마찬가지로 결국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최인범의 계획대로 솔퀸은 국보를 자문하며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보를 역공해 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영화는 이야기와 인물,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먼저 치열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공방전의 과정은 지나치게 많은 경제 용어가 등장하며 극으로의 몰입을 어렵게 만들고, 여기에 속도감까지 더해지며 관객이 이야기에 빠져들 틈을 주지 않는다.
물론 ''솔퀸'이 '국보'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영화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 과정은 지나칠 정도로 길고 복잡하게 묘사돼 관객을 지치게 만든다.
또 다른 문제는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다.
영화는 최인범과 표종록,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양극단에 서있는 두 사람을 그린다. 자연스레 관객은 가치관을 뛰어넘은 이들의 인간적 우정 혹은 경영권 쟁탈을 놓고 벌이는 치열하고 피 말리는 경쟁 등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 캐릭터 사이 관계성에서 이러한 매력이나 재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극 말미 두 인물의 성향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며 반전을 도모하지만 이 또한 설득력이 한없이 떨어져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다.
극 내내 쌓아온 인물의 성향과 성격, 즉 캐릭터성은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순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신들은 관객 입장에서 황당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연출자가 평면적인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캐릭터를 인위적으로 조형했다는 인상마저 준다.
'소주전쟁'은 104분의 러닝타임 내내 짐짓 비장하고, 무게감 있는 듯 한껏 몸짓을 부풀려 보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는 인물, 이야기, 메시지 그 무엇 하나 매력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쉬움만 남긴다.
영화 '소주전쟁'. 배우 유해진, 이제훈, 손헌주, 바이런 만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2025년 5월 30일 극장 개봉.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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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소주전쟁'은 소주 회사 '국보'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표종록(유해진 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솔퀸' 직원 최인범(이제훈 분)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국내 소주시장을 주름잡던 진로가 IMF 당시 부도에 처한 뒤, 진로그룹의 채권을 매집한 골드만삭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고 결국 그룹이 공중 분해 된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작품은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 '소주전쟁' ⓒ쇼박스
국보를 집어삼키려는 최인범이 야망으로 가득하고 돈 앞에서는 한없이 냉정한 인물이라면, 표종록은 멍청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회사와 동료들밖에 몰라 세상 물정과는 동떨어진 캐릭터다.
최인범은 국보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을 숨기고 기업 자문을 해주겠다는 의도로 표종록에게 접근한다. 겉으로는 두 사람 모두 회사를 살리기 위해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동지이지만, 사실은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실제 역사와 마찬가지로 결국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최인범의 계획대로 솔퀸은 국보를 자문하며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보를 역공해 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영화는 이야기와 인물,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먼저 치열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공방전의 과정은 지나치게 많은 경제 용어가 등장하며 극으로의 몰입을 어렵게 만들고, 여기에 속도감까지 더해지며 관객이 이야기에 빠져들 틈을 주지 않는다.
물론 ''솔퀸'이 '국보'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영화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 과정은 지나칠 정도로 길고 복잡하게 묘사돼 관객을 지치게 만든다.
영화 '소주전쟁' ⓒ쇼박스
또 다른 문제는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다.
영화는 최인범과 표종록,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양극단에 서있는 두 사람을 그린다. 자연스레 관객은 가치관을 뛰어넘은 이들의 인간적 우정 혹은 경영권 쟁탈을 놓고 벌이는 치열하고 피 말리는 경쟁 등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 캐릭터 사이 관계성에서 이러한 매력이나 재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극 말미 두 인물의 성향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며 반전을 도모하지만 이 또한 설득력이 한없이 떨어져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다.
극 내내 쌓아온 인물의 성향과 성격, 즉 캐릭터성은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순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신들은 관객 입장에서 황당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연출자가 평면적인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캐릭터를 인위적으로 조형했다는 인상마저 준다.
'소주전쟁'은 104분의 러닝타임 내내 짐짓 비장하고, 무게감 있는 듯 한껏 몸짓을 부풀려 보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는 인물, 이야기, 메시지 그 무엇 하나 매력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쉬움만 남긴다.
영화 '소주전쟁'. 배우 유해진, 이제훈, 손헌주, 바이런 만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2025년 5월 30일 극장 개봉.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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