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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이 큰 빨간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가, 호랑이가 그려진 팬티도 입었다가, 휑한 머리에 거품을 묻히고 도로 한복판을 뛰어다녔다. 게다가 악역처럼 등장했다가, 선한 주인공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돕는 조력자가 됐다. 20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굿보이' 속 반전의 캐릭터 광세의 이야기다.
광세를 연기한 배우 정재원은 "원래는 중간까지만 나오는 역할이었다"고 캐릭터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촬영하던 중에 '작가님이 계속 써주시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축하해 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축복 같았다"고 말했다.
촬영 중에 분량이 늘어날 정도로 눈에 띄었던 그는 정작 편안했던 촬영 현장 분위기와 동료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워낙 편하게 해주셨다. 가능성을 다 열어주시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해주셨다"고 재차 이야기했다. 당초 광세는 여성스러운 몸짓이 묻어나는 캐릭터로 설정됐다가, 정재원과 연출진의 협의 끝에 더욱 강렬한 '대머리독수리'로 재탄생됐다.
이 과정에서 정재원의 개성도 더 많이 녹아들었다. 그는 "'내가 진짜 광세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뭔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나로서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광세가 나였고, 내가 광세였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신마다 화려했던 광세의 의상도 정재원이 직접 의상팀과 협의해 결정한 것들이었다. 정재원은 "의상 고르는 게 제일 재밌었다"면서 "내가 입은 의상에 대해 물어보는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어서 나도 바로 답장을 해드렸다. 이럴 정도로 의상팀이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가장 자신다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면서, '굿보이'는 정재원에게 '내려놓음'의 가르침을 남겼다. 늘 대본을 연구하면서 그 속에서 캐릭터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 했던 습관을 내려놓고, '나다움'으로 채우는 법을 터득했다. 그래서 '굿보이'는 그의 오랜 연기 생활에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작품이다.
"'조금 더 편하게 임할 수 있겠다', '나로서 캐릭터에 접근해 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이 캐릭터는 나만 하는 거니까. 캐릭터를 만들더라도 이젠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광세는 그걸 열어준 역할이에요."
그래도 여전히 캐릭터가 강렬하기만 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고민은 숙제처럼 남아 있다. 극단에 오래 몸담으며 연극 경험을 쌓은 정재원은 매체로 넘어온 후엔 쭉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에 인상을 남겼다. 영화 '인질'의 서브 주인공 용태로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해 얼굴을 알렸고,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tvN '구미호뎐1938' 등에서도 독특한 모습을 선보였다.
마흔을 앞둬 더욱 고민이 많은 시점이기도 하다. 탈모가 진행된 헤어스타일, 풍성한 수염 등도 이러한 강렬함만 부각시키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면서도 "배우로서는 내 나이에 맞는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인간 정재원으로서는 "손에 쥔 성과가 많지 않아 나이 먹는 게 무섭다"고 진솔하게 털어놨다.
이 불안함, 고민 속에서도 정재원은 "끝까지 버틸 것"이라며, 연기에 대한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연기를 안 하면 평생 뼈에 사무치게 후회할 것 같아요." 조금씩은 느리지만 순간마다 강렬한 그의 연기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사진제공 =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YTN star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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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세를 연기한 배우 정재원은 "원래는 중간까지만 나오는 역할이었다"고 캐릭터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촬영하던 중에 '작가님이 계속 써주시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축하해 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축복 같았다"고 말했다.
촬영 중에 분량이 늘어날 정도로 눈에 띄었던 그는 정작 편안했던 촬영 현장 분위기와 동료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워낙 편하게 해주셨다. 가능성을 다 열어주시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해주셨다"고 재차 이야기했다. 당초 광세는 여성스러운 몸짓이 묻어나는 캐릭터로 설정됐다가, 정재원과 연출진의 협의 끝에 더욱 강렬한 '대머리독수리'로 재탄생됐다.
이 과정에서 정재원의 개성도 더 많이 녹아들었다. 그는 "'내가 진짜 광세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뭔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나로서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광세가 나였고, 내가 광세였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신마다 화려했던 광세의 의상도 정재원이 직접 의상팀과 협의해 결정한 것들이었다. 정재원은 "의상 고르는 게 제일 재밌었다"면서 "내가 입은 의상에 대해 물어보는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어서 나도 바로 답장을 해드렸다. 이럴 정도로 의상팀이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가장 자신다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면서, '굿보이'는 정재원에게 '내려놓음'의 가르침을 남겼다. 늘 대본을 연구하면서 그 속에서 캐릭터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 했던 습관을 내려놓고, '나다움'으로 채우는 법을 터득했다. 그래서 '굿보이'는 그의 오랜 연기 생활에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작품이다.
"'조금 더 편하게 임할 수 있겠다', '나로서 캐릭터에 접근해 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이 캐릭터는 나만 하는 거니까. 캐릭터를 만들더라도 이젠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광세는 그걸 열어준 역할이에요."
그래도 여전히 캐릭터가 강렬하기만 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고민은 숙제처럼 남아 있다. 극단에 오래 몸담으며 연극 경험을 쌓은 정재원은 매체로 넘어온 후엔 쭉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에 인상을 남겼다. 영화 '인질'의 서브 주인공 용태로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해 얼굴을 알렸고,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tvN '구미호뎐1938' 등에서도 독특한 모습을 선보였다.
마흔을 앞둬 더욱 고민이 많은 시점이기도 하다. 탈모가 진행된 헤어스타일, 풍성한 수염 등도 이러한 강렬함만 부각시키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면서도 "배우로서는 내 나이에 맞는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인간 정재원으로서는 "손에 쥔 성과가 많지 않아 나이 먹는 게 무섭다"고 진솔하게 털어놨다.
이 불안함, 고민 속에서도 정재원은 "끝까지 버틸 것"이라며, 연기에 대한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연기를 안 하면 평생 뼈에 사무치게 후회할 것 같아요." 조금씩은 느리지만 순간마다 강렬한 그의 연기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사진제공 =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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