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이동욱의 '착한 사나이', 올드한 클리셰를 살리는 앙상블의 힘

[Y초점] 이동욱의 '착한 사나이', 올드한 클리셰를 살리는 앙상블의 힘

2025.07.25.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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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역행한 듯 올드한 클리셰 범벅이다. 그 사이에서도 몰입감과 재미를 견인하는 것은 오롯이 캐릭터를 실제 인물처럼 생생하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열연과 이들의 앙상블이다. 배우 이동욱·이성경 주연의 드라마 '착한 사나이' 이야기다.

지난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금요 시리즈 '착한 사나이'는 3대 건달 집안의 장손이자 의외의 순정을 품은 박석철(이동욱 분)과 가수를 꿈꾸는 그의 첫사랑 강미영(이성경 분)이 펼치는 감성 누아르. 송해성, 박홍수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고, 김운경, 김효석 작가가 집필했다.

연출을 맡은 송해성 감독은 작품의 제작발표회에서 작품명과 소재에 대해 "요즘 쓰지 않는 '사어' 같은 제목이다. 1980~90년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며 올드한 분위기에 대한 염려를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배우들이 대본을 두고 평양냉면 같다고 했다. 익숙하지 않지만, 계속 먹다 보면 생각난다고 하더라"라며 드라마의 재미를 자신했다.

하지만 첫 베일을 벗은 '착한 사나이'에 반전은 없었다. 진부한 설정은 90년대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안겼다. 본성은 선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건달이 된 사나이, 힘든 가운데 언제나 씩씩한 신데렐라형 여주인공, 그리고 서로의 첫사랑인 이들이 우연히 다시 만나 싹틔우는 사랑은 과거에나 많이 보던 설정이었다.

시대극이 아닌데도 과거의 한순간 같은 시간적 배경도 의아함을 안겼다. 석철은 조직을 떠나려 하지만, 마지막으로 재개발 3구역 문제를 해결하면 나가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경찰이 둘러싼 가운데 세입자 대책위원회 회장과 조직이 대치하는 전개는 드라마를 더욱 예스럽게 만드는 설정이었다.

강미영의 서사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요즘 드라마들은 주체적인 여성상을 담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착한 사나이'의 강미영은 아픈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뛰면서도 마냥 밝은 신데렐라형 여주인공이라 진부했다. 그런 와중에 미영을 연기하는 이성경의 밝은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스토리와 엇박자를 냈다.

'착한 사나이' 1화 초반에는 함께 버스를 타고 떠나려는 석철과 미영 앞에 의문의 사나이가 나타나고, 석철이 배에 칼을 찔려 주저앉는 모습이 먼저 나온 상황. 첫사랑을 다시 만나 감정을 키웠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 이들의 앞날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진부하게 이어지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을 끝까지 붙잡아 놓을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작품의 1~2화 재미를 견인한 것은 연기 구멍 하나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특히 이동욱은 눈빛과 대사 톤, 분위기로 캐릭터의 서사를 풍부하게 표현해냈다. 첫사랑과 재회한 후 감출 수 없는 설렘의 감정부터 조직을 떠나고 싶어 갈등하는 모습, 도박판 무리를 제압하는 장면에서의 맨손 액션까지 막힘없이 수려하게 표현해냈다.

최근 몇 년 사이 '구미호뎐', '킬러들의 쇼핑몰' 등 판타지 성향이 짙은 장르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왔던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착한 사나이'는 배우로서 이동욱의 색다른 연기 변주다. 그렇기에 배우 본인도 원했던 작품 선택이지만, 계속해서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 입장에서도 반가운 선택일 수 있을 터.

배우들의 앙상블도 호평을 받고 있다. '착한 사나이' 1~2화에서는 석철이 동생 석희(류혜영 분)와 함께 가출한 큰누나 석경(오나라 분)을 찾아 나섰는데, 철없는 큰누나를 좌충우돌 끝에 찾아내 데려오고,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이들의 남매 케미가 자연스럽고 유쾌한 앙상블로 완성돼 극의 재미를 높였다.

초반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착한 사나이'는 1회 시청률 3.0%로 시작해 2회 3.2%로 소폭 올랐다. 14부작으로 만들어진 '착한 사나이'에서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과 서사는 앞으로 더 깊어질 일만 남았기에, 드라마가 초반의 올드한 서사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으로 방송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착한 사나이' 3, 4화는 오늘(25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2회 연속 방영되며, OTT는 디즈니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사진출처 = JTBC '착한 사나이' 포스터]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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