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정대현 “B.A.P 때부터 이어진 팬들과의 추억, 내게 가장 큰 가치”

[Y터뷰] 정대현 “B.A.P 때부터 이어진 팬들과의 추억, 내게 가장 큰 가치”

2025.09.03.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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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자리가 있다. 그곳에서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고 이야기를 쌓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집일 수도, 또 다른 이에게는 카페 같은 아지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룹 B.A.P의 메인보컬 정대현에게 그 자리는 언제나 무대였다. 청춘을 노래하며 팬들과 함께 호흡했던 자리, 그리고 길고 긴 방황과 3년의 공백 끝에 다시 돌아온 자리다.

정대현은 지난 2일 그의 세 번째 싱글 앨범 ‘행로(行路)’를 발매했다. B.A.P 시절과는 조금 다른 결의 밴드 사운드에 얹힌 그의 목소리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한다.

“‘행로’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지 않다 보니 더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무엇보다 청춘을 이야기하고 싶었죠. 방황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실패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다. 널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후 그는 이 곡에 대해 “사실 이 곡은 나에게 보내는 응원곡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가사 중에 ‘이 길 끝에서는 내가 피어나 빛날 테니까’라는 부분이 있는데, 공백기 동안 흔들리던 제 마음을 다잡아 주더라고요. 때로는 넘어지고 흔들리더라도 결국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확신을 담으려고 했어요.”



정대현은 B.A.P가 겪은 일련의 시련들 외에도 개인적인 3년간의 공백기를 겪었다. 그는 이 시기에 대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공백기 3년은 일을 아예 하지도 못했고, 할 자신조차 없었던 시기였어요. 스스로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있는 힘껏 스스로를 끝까지 내팽개쳤던 시기였죠. 그 경험을 하다 보니까 이렇게 무대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때로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커진 것 같아요.”

늪처럼 빠져드는 공백기의 함정에서 정대현을 꺼낸 것은 팬이었고, 그를 다시 음악 안에 녹아들게 만든 것은 B.A.P의 리더 방용국이었다. 방용국은 이번 정대현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다.

“공백을 깨고 돌아온 것도 팬분들 덕분이었어요. 멤버 팬미팅 무대에 게스트로 올랐을 때, 그 반응을 보면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팬들이 저보다 더 고생하며 기다려준다는 걸 깨달았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되겠다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프로듀싱을 맡아 준 방용국 형은 제가 어떤 성향의 곡을 잘 소화하는지 너무 잘 알아요. 녹음실에 들어와서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는 말 한마디가 전부였죠. 그만큼 저를 믿어줬고, 덕분에 작업도 막힘없이 진행됐어요. 그래도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제 실력을 프로 수준으로 다시 끌어올리느라 고생 좀 했죠.”

그렇게 정대현은 지난 홍대 버스킹을 통해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과 만났다. 그는 “버스킹이 오후 4시 반이었는데 팬분들이 아침 10시부터 나오셔서 현수막도 제작해 걸어놓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결국 이런 고마운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정대현의 음악뿐이다.

“예전에는 화려하고 날카로운 보컬을 추구했다면, 지금은 99%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한 소절 한 소절의 의미를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팬들이 제 목소리를 통해 위로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표현력과 전달력이 저에게는 1순위입니다.”

“한때 현실에 치여 팬들을 우선순위에 두지 못하던 시기도 있었다”고 고백하던 정대현, 이제는 이후 음악 활동에서 가장 지키고 싶은 가치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팬들을 꼽는다.

“지금의 제겐 B.A.P 시절부터 응원해 준 팬분들과의 추억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걸 지키기 위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 예전에는 눈앞의 소중한 것들을 두고도 그게 소중한지 몰랐던 것 같아요. 이제는 누구보다 더 잘 알게 됐지만요.”

길고 긴 방황을 끝내고 다시 무대에 선 정대현. 그가 걸어갈 새로운 행로의 끝에는, 여전히 변함없이 그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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