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은중과 상연', 두 친구의 30년 서사…그 안의 복잡 미묘한 순간들

[Y리뷰] '은중과 상연', 두 친구의 30년 서사…그 안의 복잡 미묘한 순간들

2025.09.12.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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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청춘을 지나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미묘한 감정들을 건드린다. 배우 김고은, 박지현 주연의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시청하는 누구나 각기 다르게 갖고 있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열게 만드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최근 취재진을 대상으로 온라인 시사를 진행했다. 전체 15회차 중 전반부에 해당하는 6회차를 공개했으며, 10대를 지나 20대에 재회하게 된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포함됐다.

'은중과 상연'은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며, 또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과 상연의 모든 시간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고은이 '은중'을, 박지현이 '상연'을 연기했다.

극 중 20대의 은중은 남자친구 김상학(김건우 분)에게 "천상연을 빼놓고서는 내 인생을 논할 수가 없다"고 말할 만큼 상연과 각별했다. 두 사람은 상연의 집이 이사를 오면서 10대 시절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나게 된다.

집안 사정은 달랐지만, 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은중은 공부 잘하는 모범생 상연을 동경했고, 상연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늘 씩씩하고 누구를 만나든 붙임성 있게 다가가는 은중을 부러워했다.

은중에게는 상연의 가족도 특별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자신을 위로하며 다가온 윤현숙 선생님(서정연 분)은 상연의 엄마였고, 자신에게 사진을 알려준 첫사랑 오빠 천상학(김재원 분)은 상연의 오빠였던 것.

상연의 집이 몰락하고, 갑자기 이사를 가면서 연락이 끊겼던 두 사람은 20대에 진입한 뒤 대학 동아리에서 재회한다. 은중이 속한 사진 동아리에 상연이 신입부원으로 들어오면서 다시 만나게 된 것.

다시 만난 상연의 상황은 10대와는 달랐다. 오빠가 세상을 떠난 뒤, 상연의 부모는 이혼했고 엄마는 삶의 의욕을 잃었다. 집안 사정은 극도로 나빠져 상연은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달동네 허름한 단칸방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다.

재회가 기뻤던 은중은 자연스럽게 상학, 상연과 셋이 많이 어울렸지만, 상연이 상학을 오래 전부터 지켜봐 왔었고 그의 존재를 아는 상태에서 동아리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후 급속도로 관계가 틀어진다.

작품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질투와 동경, 지나온 날들에 대해 복기하게 한다. 긴 시간에 걸쳐 켜켜이 쌓이는 관계 속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스며들기 마련이기에, 이야기는 보편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여주인공의 나이가 현재 40대로 설정돼, 학창시절 배경으로 등장하는 학교나 음악, 소품 등 미술이 80~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도 시청자들에게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여주인공이 같은 학교의 같은 동아리에서 만나게 되는 점, 한 명의 남자를 두고 대치한다는 점, 40대의 상연이 큰 시련을 겪게 된다는 점 등 클리셰로 보이는 부분들이 몰입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작품의 완성도를 견고하게 지키는 것은 타이틀롤을 맡은 두 배우의 연기력이다. 특히 20대부터 40대까지, 전례 없이 긴 한 인물의 일대기를 연기하면서도 모든 구간을 위화감 없이 표현해냈고, 세밀한 감정선을 살려냈다.

특히 박지현의 표현력은 배우의 재발견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어린 시절부터 굴곡이 많아 메말라 있는 듯한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40대에 이르른 상연의 아픔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은중과 상연'은 무려 15회차에 걸쳐 두 인물의 연대기를 그려내기에 호흡이 길다. 요즘 트렌드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두 배우의 호연과 나이대별로 다르게 전개되는 감정선과 에피소드가 다음 회차를 계속 궁금하게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오늘(12일) 공개된다. 연출 조영민, 극본 송혜진, 출연 김고은·박지현· 김건우.

[사진출처 = 넷플릭스]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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