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한다”…'데뷔 40주년' 맞은 임재범의 음악 철학 (종합)

[Y현장]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한다”…'데뷔 40주년' 맞은 임재범의 음악 철학 (종합)

2025.09.17. 오후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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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재범이 데뷔 40주년을 맞아 신곡과 정규 8집, 그리고 자신의 음악 인생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오늘(1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는 임재범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임재범은 데뷔 40주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릴 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겁도 없었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10년, 20년, 30년이 지나고 나니 음악은 물론이고 소리 하나 내는 것도 무섭고 두렵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는 고민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아진다”며 “가면 갈수록 노래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변에서 들은 축하 인사도 전했다. 그는 “40주년이라고 하니까 ‘너도 늙었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선배들은 ‘너도 이제 꺾였구나, 고생 많았다’고 하시더라. 그런 말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임재범은 나이가 들며 달라진 노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어릴 때는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고, 노래도 건방지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노래라는 게 하면 할수록 책임감이 더 무겁다는 걸 느낀다. 장난처럼 할 수 없고, 영혼을 갈아 넣어야 비로소 듣는 분들이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점점 더 신중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이가 들어 힘은 조금 빠졌지만 예전처럼 소리를 내지 못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감성적인 부분이 더해져 노래 표현에는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드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녹음 과정에 대한 고충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임재범은 “예전에는 녹음실에 들어서면 자신감이 넘쳐 오버해서 부른 적도 있었다. ‘이 정도면 됐다’며 쉽게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함부로 곡을 내기가 겁난다”며 “녹음 후에도 늘 ‘호흡이 괜찮았나,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됐나’ 하는 미련이 남는다. 다른 분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저는 자꾸 다시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지금은 제 자신이 만족하기보다 녹음실에 있는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괜찮다고 해도 다시 점검한다. 그만큼 만족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컬 스타일의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는 힘으로만 밀어붙여 노래하려 했지만, 지금은 절제하려 한다. 잘난 척하는 소리보다는 편안한 소리, 듣는 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노래가 그냥 노래로 들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임재범이 ‘레전드’로 불리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제가 레전드라 불리게 된 건 시간이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사실 그렇게 자주 앨범을 낸 것도 아니고, 공연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다. 다만 팬들이 꾸준히 사랑해 주셨고, 후배들이 저를 인정해 줬기에 그런 수식어가 붙은 것 같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한편, 임재범은 오는 11월 29일 대구를 시작으로 인천, 서울, 부산 등에서 전국투어 ‘나는 임재범이다’를 진행한다. 그는 “이번 공연은 40년에 걸친 음악 여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것이다. 시나위 시절부터 8집까지의 곡 가운데 꼭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들을 선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비상’, ‘너를 위해’, ‘위로’, ‘여행자’ 등 이전 공연에서 하지 못했던 곡들도 이번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곡 ‘항해’를 오프닝 테마로 준비 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간담회 말미에 임재범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우여곡절 많았던 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 주신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지금도 제가 뭘 한다고 하면 먼저 나서서 지지해 주고 도와주려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번 공연 때도 꼭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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