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어쩔수가없다' 이병헌 "박찬욱 감독 영화, 끝나고 나면 아름다운 잔상 남아"

[Y터뷰] '어쩔수가없다' 이병헌 "박찬욱 감독 영화, 끝나고 나면 아름다운 잔상 남아"

2025.09.24.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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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과 세 번째 작업을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기괴하고 정신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아름다운 잔상이 남는다며 배우이자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를 말했다.

이병헌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 개봉을 기념한 인터뷰 자리를 갖고 취재진을 만났다. 그가 주연 '만수'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이날 극장 개봉했으며, 이병헌은 영화 촬영 비하인드를 상세하게 들려줬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과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쓰리, 몬스터'에 이어 '어쩔수가없다'로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인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돼 영화인들을 만난 그는 정식 개봉을 앞두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병헌은 "저도 영화가 궁금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다.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는 후반에서 정말 많은 것들이 창작되기 때문에 제가 보고 싶은 마음도 컸었다"라며 "서로의 유머 코드는 다르지만, 공통분모의 것들을 잘 편집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해외 영화제에서의 반응도 전했다. 이병헌은 "총을 쏘기 전에 상대의 얼굴을 가리는 장면에서 해외 관객들이 많이 웃었다. 웃기려 의도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감독님도 신기해하셨다. 아마 만수의 심리 상태와 처지 때문에 사람들이 웃는 게 아닐까 하셨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강렬한 미장센과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이번 영화 역시 영화제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고, 스토리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간 이병헌이 연기한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둘러싼 취재진의 궁금증도 이어졌다.

영화에는 실직한 만수가 새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라이벌들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의 심리 변화와 고조되는 갈등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분재가 취미인 만수가 시체를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다 철사로 묶는 장면이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 장면에 대한 비하인드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병헌은 "만수가 순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긴 했지만 어쩌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이 그 사람의 캐릭터다. 그런데 자신의 특기를 살려 분재로 예쁘게 만드는 신이야말로 박찬욱 감독님의 개성이 듬뿍 들어간 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대해서는 "보고 나면 영화가 꽉 차 있어서 정신없기도 하고, 기괴한 신도 있지만 다 보고 나면 아름다웠다는 이미지와 묘한 감정이 계속 진하게 남는 게 특징이다. 아마 감독님이 모니터로 앵글을 잡을 때 계산한 결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말에 이르러서는 만수가 모든 라이벌을 제거하고 홀로 분주하게 일하는 모습과 가족들이 사건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정확한 상황을 알려주지 않은 채 일상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슬프고, 상실감이 큰 영화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묻자 "새 회사로 첫 출근할 때 모습은 첫 시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그들의 영혼은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다. 어쩌면 아내 미리는 만수를 떠났을 거라 생각한다. 공장에 출근한 만수는 혼자 화이팅하지만, 세상 기운 없고 우울한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AI화된 공장에서, 여전히 길을 메우고 있는 것만 같은 만수의 모습을 보면 슬프고 비극이다. 불이 차례로 펑 하고 꺼지는 건 감독님이 나중에 아이디어를 내서 넣으신 건데 저는 너무 좋다고 했다. '너도 필요 없어'의 느낌으로 불이 꺼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늘(24일) 극장 개봉했다.

[사진출처 = BH엔터테인먼트, CJ ENM]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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