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계 정신적 지주였다"…전유성 별세, 후배들 추모 물결

"코미디계 정신적 지주였다"…전유성 별세, 후배들 추모 물결

2025.09.26. 오전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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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계 정신적 지주’ 전유성이 세상을 떠났다.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9시 전북대학교병원에서 폐기흉 증세가 악화돼 별세했다. 향년 76세.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전유성은 서라벌예술대 연극연출과를 졸업한 뒤 배우를 꿈꿨으나 연기 시험에서 잇달아 낙방했다. 이후 코미디계로 눈을 돌려 1969년 TBC ‘쑈쑈쑈’ 작가로 방송에 입문했고, KBS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을 통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느릿하면서도 촌철살인의 화법으로 시대를 풍자하며 국민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고, 자연스럽게 ‘코미디 대부’라는 호칭을 얻었다. 특히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직접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 위뿐만 아니라 무대 밖에서도 후배들을 키워내는 데 힘썼다. 극단을 운영하며 김신영, 조세호 등을 발굴했고, 지방 곳곳에 코미디 아카데미를 세워 지방 코미디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전유성의 발자취를 기리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한국 최초의 공개 코미디 무대와 개그 콘서트를 열며 새로운 지평을 연 분”이라며 “웃음을 통해 시대를 위로한 선구자”라고 추모했다.

후배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개그맨 엄영수는 “전유성이 교육해 배출한 후배만 40명이 넘는다. 항상 정신적 지주였다”며 “방송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지켜준 분”이라고 회상했다.

김학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역시 “코미디 하면 유랑극단만 떠올리던 시절,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쓰며 인식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고인과 절친했던 가수 조영남은 “그토록 선량한 친구가 없다”며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후배들을 모아 연습시켰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가수 남궁옥분은 “마지막 인사도 못할 줄은 몰랐다”며 SNS를 통해 애틋한 마음을 남겼다.

SNS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신봉선은 26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아무 멘트 없이 검은 배경 이미지를 올려 고인을 기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보통 검은 바탕은 슬픔이나 추모의 뜻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만큼, 전유성을 향한 애도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박준형은 개인 채널을 통해 지난 6월 전유성이 제안한 ‘개그맨 책 서가’ 행사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선배님이 축사 중 어지럽다며 제 손을 잡아 달라 하셔서, 말씀 내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며 야윈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은 전유성과 자신이 나란히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조혜련은 자신의 계정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빠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마지막까지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들으셨다”고 고백했다. 이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스로 소리 내어 회개의 기도를 하셨다”며 “존경하고 사랑한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제자 김대범은 “늘 젊은 감각의 개그로 감탄을 줬던 스승님”이라며 “이제 하늘에서 유성처럼 빛나시길 바란다”고 적었고, 조혜련은 “끝까지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들으셨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애도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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