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쿠팡플레이 ‘슈팅스타’ 시즌2는 시작부터 거센 현실의 벽과 마주했다. 시즌 1의 달콤한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K3리그라는 낯선 무대, 전보다 치열해진 상대, 그리고 ‘예능이지만 진짜 축구’를 보여줘야 하는 압박 속에서 FC슈팅스타는 다시 구슬땀을 흘렸다.
그 중심에는 팀의 방향타를 잡은 설기현 수석코치와, 현장 복귀로 또 한 번 축구의 열기를 체감 중인 이근호가 있다.두 사람은 “이길 줄 알았는데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웃으면서도, ‘슈팅스타’가 단순한 예능을 넘어 ‘은퇴 후에도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시즌 2의 험난했던 초반, 최용수 감독과의 밀당, 파트리스 에브라의 투혼, 그리고 시즌 3에 대한 청사진까지. 웃음과 진심이 교차하는 ‘레전드들의 현재진행형 축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아직 첫 승이 없잖아요. 코치의 책임감, 선수의 책임감이 크실 것 같은데요.
설기현 : 시즌 2를 하면서, 시즌 1 때는 경기가 잘 풀려서 자연스럽게 결과를 가져왔잖아요. 그래서 시즌 2도 조금은 수월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상대 K3 팀들이 준비도 잘 돼 있고 수준도 확실히 높더라고요. 우리는 훈련을 충분히 하고 시즌에 들어간 팀이 아니니, 상대가 강할수록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는 걸 느꼈죠. 초반엔 우리도, 선수들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몇 경기를 치르고 나니 선수들이 “이제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온다”라고 하더군요. 세 경기가 나갔잖아요. 아마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 내용과 결과가 앞으로 나올 겁니다. 첫 승도 포함해서 여러 변화가 보일 거예요.
이근호 : 첫 승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 다들 비슷한 느낌일 거예요. 좋은 팀에서 오래 뛰었던 입장에서도, 선수 시절 통틀어 이렇게 오래 승리를 못 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거든요. 자철이(구자철)와 저도 처음엔 '그냥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들어왔다가, 하면 할수록 서로 진지한 얘기를 하며 '우리가 더 준비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몸 상태가 잡히고, 후반부로 갈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되니, 목말랐던 승리도 기대할 만한 플레이가 나올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이근호 선수는 최용수 감독과 처음 함께했는데, ‘깨어 있는 지도자’였나요?
이근호 : 주변에서 "감독님 화나면 무섭다,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해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함께해보니 위트 있으시고, 선수들이 필요할 때 강하게 했다가 풀어줄 때는 풀어주는 '밀당'을 정말 잘하시는 분이더라고요. 프로팀 때보다 더 유연하게, 말씀하신 '깨어 있는 지도자상'을 바라보시는 것 같았어요. 솔직히 이 정도로 못 이기면 뒤엎을 법도 한데, 한 번 누르시고 선수들에게 믿음을 실어주셨죠. 길게 보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설기현 코치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웃음)
설기현 : 방송에 안 나와서 그렇지, 뒤에서 욕 많이 하셨어요. 하하.
Q. 방송에 코치진 갈등처럼 보이는 장면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어땠나요?
설기현 : 감독님은 근호가 말했듯 많이 자제하셨어요. 자존심도 있으시죠. K리그1의 강팀을 지휘하셨던 분이니까, 지면 화가 날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초반에 근호, 자철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거든요. 저는 방송이지만 그래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초반에는 투입을 반대했어요. 감독님은 팀의 승리와 방송적 기대 사이에서 많이 갈등하셨습니다. 제가 계속 반대를 하니 감독님도 힘들고 짜증이 나셨겠죠. "코치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처음 본다" 하시기도 했고요. 저는 눈치 보며 할 생각 없다는 태도였고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님의 의도를 알게 됐습니다. 선수 몸 상태는 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경기를 뛰며 감각과 체력을 같이 올려야 하거든요. 초반에 자철이를 계속 기용한 이유가 나중에 이해됐어요. 남은 회차에서 자철이가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며 결과에 큰 역할을 하는 장면들이 나올 겁니다. 저도 '아, 내가 아직 배울 게 많구나' 느꼈어요.
Q. 결과적으로 감독님의 기용이 맞았다는 얘기네요. 다른 선수에 대해 놀란 지점이 있었나요?
설기현 : 에브라요. 도착 이틀 만에 훈련을 다 소화하고, 대표팀 경기까지 보러 가더니 그다음 날 선발로 나왔어요. 저는 "준비 안 됐을 텐데, 부상 위험도 있는는데"라며 선발 반대 의견이었거든요. 그런데 90분 내내 엄청 열심히, 정말 잘 뛰었습니다. 경기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게 흘렀고요. 감독님의 선택이 정말 탁월했다고 봅니다.
이근호 : 다들 놀랐고 많이 배웠어요. 경기 전 스피치, 경기 중 리더십에서 무게감이 달랐습니다. 지고 있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어요. 세계적인 선수가 와서 태클하고, 몸을 날리고, 책임감 있게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예능 출연 이미지로 장난기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축구 얘기, 그라운드 위에서의 에브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맨유의 에브라’였어요.
설기현 : 한 번은 감독님이 "코치로서 선수들 멘탈을 좀 잡으라"고 하셔서 전반 끝나고 할 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에브라가 먼저 나가서 감동적인 연설을 하더라고요. (웃음) 그 순간 '놀러 온 게 아니구나' 확실히 느꼈죠.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감명을 줬습니다.
이근호 : 회식도 원래는 잠깐 얼굴만 비춘다더니, 결국 새벽 4~5시까지 함께했어요. 한국이 너무 좋다고. (웃음)
Q. ‘슈팅스타’에서 현역 때와 다른, 미진한 모습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이근호 :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프로 세계는 매주 결과가 나오고 냉정한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여기서는 그때보다는 부담이 덜하죠. 오히려 감독·코치님,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이라고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설기현 : 다만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초반에 근호와 자철이 표정이 너무 안 좋았어요.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경기 전엔 밝다가도 끝나면 말수가 줄고 표정이 굳어 있더라고요. 중반 넘어 몸이 올라오고 경기력이 받쳐주면서부터는 경기장에서도 목소리 많이 내고, 말수도 늘었습니다. 초반엔 공도 잘 안 받았어요. 그만큼 힘들었다는 반증이죠.
이근호 : 처음엔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는데, 본인이 못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자철이랑 카풀하면서 "오늘은 꼭 넣을게" 하곤 했는데, 결국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둘이 따로 훈련하며 기회를 찾았습니다.
설기현 : 처음엔 회식도 자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이 술을 안 마시더라고요. 성적이 안 나오니 자기 관리에 더 신경 쓰는 게 보였어요.
Q. 설기현 코치는 스페셜 매치에서 상대 편 감독으로 승부했는데, 이겼을 때 속내는 어땠나요?
설기현 : 사실 티 내면 안 되는 경기였어요. 그게 마지막 경기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어지는 일정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2-0으로 쉽게 가다가 2-2가 되니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 역전 결승골이 터지니 저도 모르게 기분이 확 올라갔고, 세리머니 하다가 감독님이 저를 째려보는 걸 봤습니다. (웃음)
그 경기는 전날 하루 훈련하고 치러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올스타급 선수들이 시즌 중에 모였고, 우리 선수들은 몸이 덜 올라온 상태였죠. 제가 잘해서 이긴 것처럼 보여서 감독님 입장에선 그게 못마땅하셨을 수도 있죠.(웃음)
Q. ‘슈팅스타’가 은퇴 후 선수들의 커리어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설기현 : 선수들은 은퇴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평생 축구만 하다가 30대 초중반에 갑자기 내려놓아야 하니까요. 준비 없이 은퇴하는 경우도 많고요. ‘슈팅스타’는 축구를 하면서도 제2의 삶을 준비할 여지를 주기 때문에 관심이 큰 것 같아요. 우리도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Q. ‘은퇴 후 제대로 즐길 줄 알게 된 레전드들의 예능’이라는 소개처럼, 두 분은 즐기고 계신가요?
설기현 : 경기 끝나고 보면… 잘 못 즐기고 자는 것 같기도 합니다. (웃음) 그래도 선수 때처럼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아요. 여유가 생긴 건 맞습니다.
이근호 : 은퇴 후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여 회식까지 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30~40명이 모여도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옛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있고요. 물론 결과에 대한 부담이 생기긴 했지만, 훈련·락커룸에서 교류하는 시간이 정말 좋아요. 같은 팀에서 뛴 적 없는 최용수 감독님과 이렇게 가깝게 지내는 것도 ‘슈팅스타’ 덕분입니다.
설기현 : 회식 문화도 처음엔 이해 안 됐는데, 계속 하다 보니 팀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더라고요. 작가, 촬영, 조명, 음향 등 스태프들과도 진짜 한 팀이 됩니다. 경기에서 지면 다 같이 슬퍼하고, 이기면 다 같이 기뻐하고요. 성적이 안 좋을 땐 “회식 줄이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스태프들이 더 아쉬워하더군요. 모두를 하나로 묶는 힘이 있었습니다.
Q. ‘아직 우리가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는 모든 이유가 이곳에 있다’는 시놉시스 문구처럼, 두 분의 이유는?
설기현 : 저는 지도자 일을 하다 자연스럽게 들어왔고, 방송이지만 ‘팀’처럼 느껴집니다.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정 속에 있는 느낌이에요.
이근호 : 저도 그라운드가 제일 행복한 시간이라는 걸 다시 느낍니다. 밖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곳만큼의 치열함·생동감은 다르더라고요. 축구는 내가 열심히 준비해도 상대도 준비하니 결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실패해도 다음 경기가 있고, 다시 일어서야 해요. 그 과정에서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Q. 박지성 단장의 역할도 중요한데, 시즌 3가 된다면 바라는 점은?
설기현 : 선수들이 박 단장에게 수당을 요구하더라고요. (웃음) 방송이지만 단장 역할은 필요하다고 봐요. 자주 나오는 건 중요하지 않고, 같은 말만 반복하기보다 실질적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근호 : 그런 동기부여가 필요하긴 하죠. 하하. 그리고 에브라가 올 수 있었던 것도 단장님의 네트워크 덕이었겠죠. 시즌 3에서도 그런 네트워크로 다른 선수·감독을 연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독 말고 선수요! 웃음)”
Q. 마지막으로 남은 회차 관전 포인트는요?
설기현 :시즌 3에 대한 희망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들이 펼쳐질 겁니다. 승격을 바라볼 수 있겠다 싶은 경기력과 결과를, 남은 세 경기에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근호 : 이제 서사는 쌓였습니다. 터질 타이밍이에요. 남은 3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장면들이 있을 테니 많이 봐주시고, 시즌 3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편, '슈팅스타' 시즌 2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공개되며, 오늘(17일) 공개되는 8회에서는 구자철이 새 주장으로 등판간 가운데 간절함과 처절함이 교차하는 ‘레전드리그’ 6R가 펼쳐진다.
[사진 제공 = 쿠팡플레이]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그 중심에는 팀의 방향타를 잡은 설기현 수석코치와, 현장 복귀로 또 한 번 축구의 열기를 체감 중인 이근호가 있다.두 사람은 “이길 줄 알았는데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웃으면서도, ‘슈팅스타’가 단순한 예능을 넘어 ‘은퇴 후에도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시즌 2의 험난했던 초반, 최용수 감독과의 밀당, 파트리스 에브라의 투혼, 그리고 시즌 3에 대한 청사진까지. 웃음과 진심이 교차하는 ‘레전드들의 현재진행형 축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아직 첫 승이 없잖아요. 코치의 책임감, 선수의 책임감이 크실 것 같은데요.
설기현 : 시즌 2를 하면서, 시즌 1 때는 경기가 잘 풀려서 자연스럽게 결과를 가져왔잖아요. 그래서 시즌 2도 조금은 수월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상대 K3 팀들이 준비도 잘 돼 있고 수준도 확실히 높더라고요. 우리는 훈련을 충분히 하고 시즌에 들어간 팀이 아니니, 상대가 강할수록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는 걸 느꼈죠. 초반엔 우리도, 선수들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몇 경기를 치르고 나니 선수들이 “이제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온다”라고 하더군요. 세 경기가 나갔잖아요. 아마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 내용과 결과가 앞으로 나올 겁니다. 첫 승도 포함해서 여러 변화가 보일 거예요.
이근호 : 첫 승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 다들 비슷한 느낌일 거예요. 좋은 팀에서 오래 뛰었던 입장에서도, 선수 시절 통틀어 이렇게 오래 승리를 못 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거든요. 자철이(구자철)와 저도 처음엔 '그냥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들어왔다가, 하면 할수록 서로 진지한 얘기를 하며 '우리가 더 준비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몸 상태가 잡히고, 후반부로 갈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되니, 목말랐던 승리도 기대할 만한 플레이가 나올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이근호 선수는 최용수 감독과 처음 함께했는데, ‘깨어 있는 지도자’였나요?
이근호 : 주변에서 "감독님 화나면 무섭다,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해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함께해보니 위트 있으시고, 선수들이 필요할 때 강하게 했다가 풀어줄 때는 풀어주는 '밀당'을 정말 잘하시는 분이더라고요. 프로팀 때보다 더 유연하게, 말씀하신 '깨어 있는 지도자상'을 바라보시는 것 같았어요. 솔직히 이 정도로 못 이기면 뒤엎을 법도 한데, 한 번 누르시고 선수들에게 믿음을 실어주셨죠. 길게 보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설기현 코치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웃음)
설기현 : 방송에 안 나와서 그렇지, 뒤에서 욕 많이 하셨어요. 하하.
Q. 방송에 코치진 갈등처럼 보이는 장면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어땠나요?
설기현 : 감독님은 근호가 말했듯 많이 자제하셨어요. 자존심도 있으시죠. K리그1의 강팀을 지휘하셨던 분이니까, 지면 화가 날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초반에 근호, 자철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거든요. 저는 방송이지만 그래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초반에는 투입을 반대했어요. 감독님은 팀의 승리와 방송적 기대 사이에서 많이 갈등하셨습니다. 제가 계속 반대를 하니 감독님도 힘들고 짜증이 나셨겠죠. "코치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처음 본다" 하시기도 했고요. 저는 눈치 보며 할 생각 없다는 태도였고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님의 의도를 알게 됐습니다. 선수 몸 상태는 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경기를 뛰며 감각과 체력을 같이 올려야 하거든요. 초반에 자철이를 계속 기용한 이유가 나중에 이해됐어요. 남은 회차에서 자철이가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며 결과에 큰 역할을 하는 장면들이 나올 겁니다. 저도 '아, 내가 아직 배울 게 많구나' 느꼈어요.
Q. 결과적으로 감독님의 기용이 맞았다는 얘기네요. 다른 선수에 대해 놀란 지점이 있었나요?
설기현 : 에브라요. 도착 이틀 만에 훈련을 다 소화하고, 대표팀 경기까지 보러 가더니 그다음 날 선발로 나왔어요. 저는 "준비 안 됐을 텐데, 부상 위험도 있는는데"라며 선발 반대 의견이었거든요. 그런데 90분 내내 엄청 열심히, 정말 잘 뛰었습니다. 경기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게 흘렀고요. 감독님의 선택이 정말 탁월했다고 봅니다.
이근호 : 다들 놀랐고 많이 배웠어요. 경기 전 스피치, 경기 중 리더십에서 무게감이 달랐습니다. 지고 있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어요. 세계적인 선수가 와서 태클하고, 몸을 날리고, 책임감 있게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예능 출연 이미지로 장난기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축구 얘기, 그라운드 위에서의 에브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맨유의 에브라’였어요.
설기현 : 한 번은 감독님이 "코치로서 선수들 멘탈을 좀 잡으라"고 하셔서 전반 끝나고 할 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에브라가 먼저 나가서 감동적인 연설을 하더라고요. (웃음) 그 순간 '놀러 온 게 아니구나' 확실히 느꼈죠.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감명을 줬습니다.
이근호 : 회식도 원래는 잠깐 얼굴만 비춘다더니, 결국 새벽 4~5시까지 함께했어요. 한국이 너무 좋다고. (웃음)
Q. ‘슈팅스타’에서 현역 때와 다른, 미진한 모습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이근호 :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프로 세계는 매주 결과가 나오고 냉정한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여기서는 그때보다는 부담이 덜하죠. 오히려 감독·코치님,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이라고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설기현 : 다만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초반에 근호와 자철이 표정이 너무 안 좋았어요.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경기 전엔 밝다가도 끝나면 말수가 줄고 표정이 굳어 있더라고요. 중반 넘어 몸이 올라오고 경기력이 받쳐주면서부터는 경기장에서도 목소리 많이 내고, 말수도 늘었습니다. 초반엔 공도 잘 안 받았어요. 그만큼 힘들었다는 반증이죠.
이근호 : 처음엔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었는데, 본인이 못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자철이랑 카풀하면서 "오늘은 꼭 넣을게" 하곤 했는데, 결국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둘이 따로 훈련하며 기회를 찾았습니다.
설기현 : 처음엔 회식도 자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이 술을 안 마시더라고요. 성적이 안 나오니 자기 관리에 더 신경 쓰는 게 보였어요.
Q. 설기현 코치는 스페셜 매치에서 상대 편 감독으로 승부했는데, 이겼을 때 속내는 어땠나요?
설기현 : 사실 티 내면 안 되는 경기였어요. 그게 마지막 경기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어지는 일정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2-0으로 쉽게 가다가 2-2가 되니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 역전 결승골이 터지니 저도 모르게 기분이 확 올라갔고, 세리머니 하다가 감독님이 저를 째려보는 걸 봤습니다. (웃음)
그 경기는 전날 하루 훈련하고 치러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올스타급 선수들이 시즌 중에 모였고, 우리 선수들은 몸이 덜 올라온 상태였죠. 제가 잘해서 이긴 것처럼 보여서 감독님 입장에선 그게 못마땅하셨을 수도 있죠.(웃음)
Q. ‘슈팅스타’가 은퇴 후 선수들의 커리어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설기현 : 선수들은 은퇴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평생 축구만 하다가 30대 초중반에 갑자기 내려놓아야 하니까요. 준비 없이 은퇴하는 경우도 많고요. ‘슈팅스타’는 축구를 하면서도 제2의 삶을 준비할 여지를 주기 때문에 관심이 큰 것 같아요. 우리도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Q. ‘은퇴 후 제대로 즐길 줄 알게 된 레전드들의 예능’이라는 소개처럼, 두 분은 즐기고 계신가요?
설기현 : 경기 끝나고 보면… 잘 못 즐기고 자는 것 같기도 합니다. (웃음) 그래도 선수 때처럼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아요. 여유가 생긴 건 맞습니다.
이근호 : 은퇴 후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여 회식까지 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30~40명이 모여도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옛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있고요. 물론 결과에 대한 부담이 생기긴 했지만, 훈련·락커룸에서 교류하는 시간이 정말 좋아요. 같은 팀에서 뛴 적 없는 최용수 감독님과 이렇게 가깝게 지내는 것도 ‘슈팅스타’ 덕분입니다.
설기현 : 회식 문화도 처음엔 이해 안 됐는데, 계속 하다 보니 팀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더라고요. 작가, 촬영, 조명, 음향 등 스태프들과도 진짜 한 팀이 됩니다. 경기에서 지면 다 같이 슬퍼하고, 이기면 다 같이 기뻐하고요. 성적이 안 좋을 땐 “회식 줄이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스태프들이 더 아쉬워하더군요. 모두를 하나로 묶는 힘이 있었습니다.
Q. ‘아직 우리가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는 모든 이유가 이곳에 있다’는 시놉시스 문구처럼, 두 분의 이유는?
설기현 : 저는 지도자 일을 하다 자연스럽게 들어왔고, 방송이지만 ‘팀’처럼 느껴집니다.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정 속에 있는 느낌이에요.
이근호 : 저도 그라운드가 제일 행복한 시간이라는 걸 다시 느낍니다. 밖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곳만큼의 치열함·생동감은 다르더라고요. 축구는 내가 열심히 준비해도 상대도 준비하니 결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실패해도 다음 경기가 있고, 다시 일어서야 해요. 그 과정에서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Q. 박지성 단장의 역할도 중요한데, 시즌 3가 된다면 바라는 점은?
설기현 : 선수들이 박 단장에게 수당을 요구하더라고요. (웃음) 방송이지만 단장 역할은 필요하다고 봐요. 자주 나오는 건 중요하지 않고, 같은 말만 반복하기보다 실질적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근호 : 그런 동기부여가 필요하긴 하죠. 하하. 그리고 에브라가 올 수 있었던 것도 단장님의 네트워크 덕이었겠죠. 시즌 3에서도 그런 네트워크로 다른 선수·감독을 연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독 말고 선수요! 웃음)”
Q. 마지막으로 남은 회차 관전 포인트는요?
설기현 :시즌 3에 대한 희망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들이 펼쳐질 겁니다. 승격을 바라볼 수 있겠다 싶은 경기력과 결과를, 남은 세 경기에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근호 : 이제 서사는 쌓였습니다. 터질 타이밍이에요. 남은 3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장면들이 있을 테니 많이 봐주시고, 시즌 3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편, '슈팅스타' 시즌 2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공개되며, 오늘(17일) 공개되는 8회에서는 구자철이 새 주장으로 등판간 가운데 간절함과 처절함이 교차하는 ‘레전드리그’ 6R가 펼쳐진다.
[사진 제공 = 쿠팡플레이]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