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믿을 수 없는 꿈같은 순간들"…'괴물 신인' 서수빈과 '세계의 주인'

[Y터뷰] "믿을 수 없는 꿈같은 순간들"…'괴물 신인' 서수빈과 '세계의 주인'

2025.10.21. 오전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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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믿을 수 없는 꿈같은 순간들"…'괴물 신인' 서수빈과 '세계의 주인'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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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핑야오국제영화제 2관왕, 바르샤바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작품이 있다. 주인공은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

‘세계의 주인’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이주인(서수빈 분)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 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네 번에 걸쳐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섬세한 연출과 깊이 있는 메시지로 호평받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신인 배우 서수빈이 있다.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에너지로 극을 이끄는 그에게 자연스레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20일, 모든 것이 “꿈만 같다”고 말하는 배우 서수빈을 만나 ‘주인’이라는 인물을 통해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딘 그의 여정에 대해 들었다.

서수빈이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그의 시작은 대학 진학을 앞둔 평범한 학생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어릴 적부터 춤과 태권도를 통해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익숙했던 그는 자연스럽게 “몸으로 어떤 표현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서수빈은 “평소 존경하던 ‘배우’라는 직업이 점차 마음에 들어왔고, 다행히 부모님도 도전을 응원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영화 '세계의 주인' 포스터 ⓒ㈜바른손이앤에이

그는 “운이 좋게도 입시 학원에서 연극사부터 시작하는 등 연기의 뿌리부터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만났다”며 체계적으로 연기에 입문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코로나 학번’이었던 탓에 대부분의 수업을 줌(Zoom)으로 진행하며 카메라 연기를 먼저 맛봤다. 이후 휴학을 결심하고 소속사를 만나 2년간 꾸준히 오디션에 도전한 끝에, 마침내 ‘세계의 주인’과 조우하게 됐다.

'세계의 주인'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은 꿈같았다. 특히 20대 배우들이 모여 6시간 동안 즉흥극을 펼치는 워크숍 형태의 그룹 오디션은 “제발 구경이라도 가게 해달라”고 빌었을 만큼 서수빈에게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정작 그는 “식사 자리에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감독님이 실망하셨을 것”이라며 기대를 접고 있었다. 며칠 후 “사무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그는 진심으로 혼날 각오를 하고 갔다고.

“제가 바짝 긴장해 있으니 감독님이 장난으로 반성문을 써오라고 하시면서 두꺼운 봉투를 주셨어요. 열어보니 '세계의 주인' 시나리오였죠. 꿈에서만 보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게 너무 믿기지 않았어요.”

경건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간 시나리오에 그는 완전히 매료됐다. 요동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 감독에게 ‘눈물 셀카’를 찍어 보냈다. “문자로는 다 설명이 안 될 것 같았다”는 그의 말에 감독은 “눈물 셀카는 오랜만”이라며 웃었고, 그렇게 운명처럼 ‘주인’이 됐다.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꿈같은 기쁨도 잠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거대한 부담감이 그를 짓눌렀다. 감독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긴장한 모습을 감추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고.

하지만 윤가은 감독은 그렇게 흔들리는 그를 붙잡아 주었다. 서수빈은 “작품을 떠나 정말 좋은 스승이자 좋은 어른을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연기 기술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 주었다. 특히 “제대로 비웠을 때 반응할 수 있는 게 있다. 너의 모든 경험, 흔들리고 어긋나는 것조차 전부 다 귀한 배움이니 모든 것을 믿어라”는 조언은 그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현장에서 그는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오롯이 ‘주인’으로 존재하려 애썼다. 특히 베테랑 선배 배우들의 도움은 큰 힘이 됐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세차장 장면 촬영 당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집중력이 완전히 무너졌던 순간 그는 장혜진 배우의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서수빈은 “정말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는데, 장혜진 선배님께서 딱 손을 잡으시고 ‘천천히 호흡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정말 그 말씀대로 하니 집중이 돌아왔다. 선배님이 안 계셨다면 계속 불안한 상태로 연기했을 것”이라며 장혜진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배우 서수빈 ⓒ㈜바른손이앤에이

고민시 역시 친근하게 먼저 다가와 주며 그가 ‘미도 언니’를 만난 ‘주인’으로 편안하게 존재할 수 있게 도왔다. 모든 감정을 쏟아낸 촬영이 끝난 후, 몸에 힘이 다 빠져 저려올 때쯤 감독이 다가와 “너무 수고했고 고맙다”며 안아줬다고. 서수빈은 윤가은 감독, 장혜진, 고민시를 비롯해 함께한 동료 배우들이 있었던 덕분에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묻자 그는 “감독님의 파워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감독님의 신작을 기다려 왔는지 새삼 크게 느껴진다”며 겸손하게 공을 돌렸다. 춤과 운동을 오래 해 몸으로 표현하는 직업을 꿈꿨던 서수빈은 이제 “몸으로 대화하는, 땀 냄새 나는 스포츠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전하기도 했다.

‘세계의 주인’은 서수빈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소망을 덧붙였다.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관객 단 한 분께라도 어떤 버팀목이 되는 영화가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꿈보다 더 꿈같은 현실을 만들어 가고 있는 배우 서수빈, 그의 다음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편 서수빈이 주연을 맡은 ‘세계의 주인’은 2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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