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엔믹스 탈덕문’ 작성자님, 돌아오셔도 될 것 같아요

[Y초점] ‘엔믹스 탈덕문’ 작성자님, 돌아오셔도 될 것 같아요

2025.10.22.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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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엔믹스 탈덕문’ 작성자님, 돌아오셔도 될 것 같아요
사진=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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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이번에도 노래가 별로에요. 분명히 실력은 좋은데 타이틀곡이 매번 미지근해요”

지난 3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엔믹스(NMIXX) 탈덕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조회수 2만 회를 넘긴 이 글에서 작성자는 “엔믹스는 실력도 뛰어나지만, 정작 타이틀곡이 사람들을 신나게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이번엔 좋은 노래를 들고 와 달라’고 기대하는 일조차 피로하다”며 글을 맺었다.

이 장문의 글은 단순한 탈덕 선언을 넘어, 지난 3년간 이어진 엔믹스의 음악 전략에 변화를 요구하는 팬의 간절한 호소로 읽혔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엔믹스는 2022년 ‘O.O’로 데뷔했다. 이들은 여러 장르를 한 곡 안에 섞는 ‘믹스팝(MIXX POP)’ 콘셉트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믹스토피아’ 세계관을 설파했지만 신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O.O’는 발매 직후 멜론 톱100 진입에는 성공했으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데는 실패했다. 팬덤 중심의 “신선하다”는 호평과 일반 리스너 사이 “갑작스러운 곡 전환과 구조가 어지럽다”는 반응이 갈렸다.

후속곡 ‘DICE’는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어지럽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곡 전개가 복잡해 가사와 감정선이 분산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Love Me Like This’는 전작들에 비해 대중 친화적이었지만, 엔믹스만의 개성이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초기 3연타가 뚜렷한 히트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엔믹스의 실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릴리와 해원의 안정적인 라이브, 모든 멤버의 높은 퍼포먼스 역량은 꾸준히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실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좋은 노래의 부재’가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걸그룹의 성공 공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대중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훅, 감정적 몰입을 이끄는 멜로디, 그리고 팬과의 감정적 연결. 하지만 엔믹스는 그 공식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실험을 택했다. 결국, 예능을 통해 엔믹스와 팬들의 거리감이 가까워 질만 하면 난해한 곡을 들고와 다시 사이가 멀어지는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런 점에서 10월 13일 발매된 엔믹스의 정규 1집 ‘Blue Valentine’(블루 발렌타인)은 이런 악순환을 끊어낸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번 곡은 믹스팝의 핵심인 ‘장르 결합’을 유지하되 엔믹스 특유의 ‘급격한 곡 전환’을 과감히 줄였다. 전작보다 느린 템포 위에 보컬의 감정선을 전면에 배치했고, 전체적인 전개 역시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흐른다. 실험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절묘한 완충지대를 찾아낸 셈이다.

최근의 차트 지표 역시 엔믹스가 대중과 원만한 합의를 이뤄냈음을 보여준다. ‘Blue Valentine’은 멜론 톱100 1위, 플로·벅스·애플뮤직 코리아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또한, 뮤직비디오 조회수 역시 현재 3000만 뷰를 돌파했다.

엔믹스의 데뷔 초 음악이 팀의 기량을 과시하는 ‘쇼케이스형 무대’였다면, 이번 ‘Blue Valentine’은 대중과 감정을 공유하는 무대로 확장됐다. 거듭된 실험 끝에 엔믹스는 마침내 ‘믹스팝’이라는 장르에 따뜻한 심장을 불어넣었다.

앞서 소개한 ‘엔믹스 탈덕문’이 다시 떠오른다. 이 글에는 엔믹스를 향한 비판과 냉소만 담겨 있지 않다. “그래도 잘됐으면 좋겠다”는 미련과 애정 어린 시선이 여전히 남아있다.

‘Blue Valentine’이 ‘Golden’을 제치고 차트 정상에 오른 지금, 그 글을 썼던 팬은 어떤 마음으로 엔믹스의 무대를 보고 있을까.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 서늘하게 했던 그 탈덕문은, 어쩌면 오늘의 변화를 가장 먼저 예감한 예언이었는지도 모른다.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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