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재회 거부하다 눈빛 하나에 무너져"…김인하 PD가 말한 '환승연애'의 묘미

[Y터뷰] "재회 거부하다 눈빛 하나에 무너져"…김인하 PD가 말한 '환승연애'의 묘미

2025.11.26. 오후 5:1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이별한 연인이 한집에 모여 다시 사랑을 시험받는 곳, 티빙 ‘환승연애4’는 이번 시즌 유독 거센 감정의 파도가 일렁인다. 엑스(X, 전 연인)를 향한 미련과 새로운 설렘이 뒤엉키고, 빠른 전개 속에서 시청자는 때로 분노하고 때로 눈물짓는다. 이 복잡한 감정의 중심에는 연출을 맡은 김인하 PD가 있다.

이번 시즌은 특히 감정선이 거칠고 빠르게 요동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연자들은 이전보다 더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엑스와의 재회와 새로운 사랑 사이에서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김 PD도 “이번 시즌은 출연자들이 감정을 그때그때 더 솔직하게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엑스끼리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엑스가 만나야 하는 상황이 자주 생기더라. 또 랜덤 데이트로 시작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은 여성 출연자가 직접 지목해 데이트를 선택하며 감정의 도화선이 됐다”며 “민경 씨처럼 갑자기 원하는 출연자에게 직진하는 모습도 이런 변화 덕분이다. 자연스럽게 데이트 신청과 엑스를 찾아가는 행동이 더욱 적극적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인 서사를 단일한 줄기로 규정하기 어려운 것도 시즌4의 특징이다. 특정 커플에 여론이 쏠리기보다는 세대별로 관심과 응원이 갈리는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김 PD는 “해은, 현규, 규민처럼 시청자 반응이 큰 커플들이 있다”며 “특히 이번 시즌은 세대별로 응원하는 커플이 다르다. 10~20대는 유식X민경 커플, 20~30대는 원규X지현 커플에 관심이 많다. 시청층이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는 걸 이번 시즌에서 확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9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민경X유식 커플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별 이후에도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과 ‘합숙’이란 환경이 만들어내는 특수성이 두 사람의 서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두 사람이 9년이나 만났기 때문에 단순히 ‘헤어졌다’로 정리되지 않는 감정이 있는 것 같다. ‘환승연애’의 가장 큰 특징은 헤어진 상대와 계속 합숙하며 서로가 새로운 인연을 찾아가는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연애는 이별 후 상대를 볼 일이 없지만, 여기서는 이별 과정 자체를 다시 겪게 된다.”

편집 방향의 핵심은 ‘솔직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데 있다.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서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감정의 균열이 드러나는 장면을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김 PD는 “사전 인터뷰에서 ‘전 엑스와 절대 재회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강하게 말하던 분도 눈만 마주치면 감정이 무너지는 게 이 프로그램의 묘미”라며 “예상하지 못한 감정이 터지는 그 순간을 그대로 기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복잡한 감정의 무대를 구성하는 출연자 섭외는 생각보다 훨씬 치밀하다. 수많은 지원자를 만나며 조금이라도 ‘이야기가 생길 만한 사람’을 골라내는 과정은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다.

“DM 회신이 워낙 많아서 정확히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실제로 만나본 분만 1,000명 이상이다. 출연자 섭외에서는 매력, 이상형 매칭 가능성, 나이 차이 등을 고려했고, 학생 커플·현실 연애 등 다양한 서사가 나올 수 있도록 구성하려 했다.”

출연자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에 대해선 조심스러웠지만, 김 PD는 “출연 목적은 사전 면접에서 굉장히 솔직하게 묻는다. 특정 질문을 통해 방송 목적이 아닌 진짜 연애를 하려는 사람인지 확인한다. 자세한 질문은 영업비밀이지만 출연 목적은 분명하게 체크한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시즌4의 ‘빠른 템포’ 역시 제작진이 의식하는 부분이다. 김 PD는 초반 전개와 엑스룸 회차의 속도감 차이를 둘러싼 피드백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서사상 반드시 필요한 호흡이라고 강조했다.

“초반에 감정 표출과 만남이 많아서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엑스룸 회차는 속도가 느리다고 느끼는 분도 있는데, 사실 지난 시즌 기준으로 보면 정속도다. 초반이 워낙 빠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느릴 뿐이다. 엑스룸은 출연자 감정을 깊게 파고드는 중요한 장치라 반드시 필요한 회차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부터 엑스룸을 1인 입장 방식으로 변경한 것도 감정의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갈 때보다 1명만 들어가면 감정 변화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엑스가 헤어진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기도 하고, 이후 관계가 확 달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후반 서사의 재미를 더 키우는 장치가 됐다.”

리얼리티 장르 특성상 가장 민감한 질문인 ‘제작진 개입’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했다.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에도, 들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도 제작진은 선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김 PD의 확고한 원칙이다.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리얼리티에서 제작진이 개입하면 모든 흐름이 깨진다고 생각한다. 작은 요소가 전체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개입은 금물이다. 들키는 순간 역시 리얼한 재미라고 본다. 그 또한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일부러 막거나 조정하지는 않는다.”

특히 ‘환승연애’ 일본편과 관련해서도 “리얼리티와 진정성, 개입 최소화 원칙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있다”며 각국의 정서·환경 차이는 있지만 ‘리얼리티의 원칙’만큼은 같다고 강조했다.

시즌4에서는 패널 분량과 리액션에 대한 시청자 평가도 엇갈린다. 김 PD는 “이번 시즌 초반 사건이 많아 패널 멘트가 많게 느껴질 수 있다”며 “하지만 패널 멘트는 제작진의 가이드가 아니라 패널들의 진짜 의견이다. 출연자 보호를 위해 무분별한 비난을 피하기도 하고, 리뷰어가 많아지면서 의견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도 패널과 비교의 기준이 생긴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여러 시즌을 거치며 “출연자의 미묘한 감정을 캐치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눈빛 하나로 감정이 바뀌는 순간이 보인다. 예전에는 논리적으로 판단했다면 지금은 화면 속 미세한 변화를 더 민감하게 읽게 됐다.”

그가 가장 크게 깨달은 건, ‘사랑을 숫자와 기간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짧게 만나도 깊게 사랑하는 커플이 있고, 오래 헤어졌어도 감정이 남아 있는 커플이 있다. 연애는 사람마다 너무 다르다는 걸 매번 깨닫는다.”

‘환승연애’라는 장르의 매력은 결국 ‘예측 불가함’에서 나온다. 김 PD는 “출연자가 시즌마다 완전히 바뀌고, 관계도 예상할 수 없다. 예상 밖 전개가 나올 때 연출자로서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남은 회차에 대해 “새로운 관계성과 감정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엑스가 모두 공개된 후 폭발하는 감정선을 기대해 달라”고 예고했다.

새로운 메기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후반부 챕터가 시작될 '환승연애4' 12화는 오늘(26일) 오후 6시 티빙에서 공개된다.

[사진 제공 = 티빙]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