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하지원 눈물의 이별…“이순재 선생님, 연기는 왜 할수록 어렵나요?”

[Y현장] 하지원 눈물의 이별…“이순재 선생님, 연기는 왜 할수록 어렵나요?”

2025.11.27. 오전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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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제게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행동과 태도로 보여준 가장 큰 스승이셨습니다. 선생님의 영원한 팬클럽 회장으로서 깊이 기억하겠습니다.”

27일 오전 엄수된 ‘국민 배우’ 고(故) 이순재의 영결식에서 배우 하지원이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하지원은 2012년 MBC 드라마 ‘더킹 투 하츠’를 통해 고인과 인연을 맺었으며, 생전 팬클럽이 없던 고인을 위해 직접 팬클럽을 결성해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각별한 존경심을 표해온 바 있다 .

사회자 정보석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하지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을 보내드려야 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선생님의 맑고 단단한 목소리가 지금도 어디선가 들려올 것만 같다”고 입을 열었다 .

하지원은 고인과 함께했던 따뜻한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공연 후 함께 식사를 하며 담담하게 나눴던 대화 속에는 배우로서 살아온 긴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 특히 하지원은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흔들리던 시기, 고인에게 “선생님, 연기는 왜 할수록 어려운가요?”라고 물었던 일화를 공개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

하지원은 “그때 선생님께서는 잠시 저를 바라보시곤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인마, 지금도 나도 어렵다’고 말씀하셨다”며 “수십 년을 연기해오신 선생님의 그 한마디는 제게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이자 평생의 가르침이 됐다”고 고백했다 .

이어 그는 “선생님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셨을 뿐 아니라, 연기 앞에서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고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진정한 예술가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

마지막으로 하지원은 “작품 안에서는 정직하게, 사람 안에서는 따뜻하게, 연기 앞에서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는,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선생님의 영원한 팬클럽 회장 하지원 올림”이라는 말로 작별 인사를 마쳤다.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 온 고 이순재는 25일 새벽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네 살 무렵 서울로 내려온 고인은 서울고,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듬해 TV 드라마 ‘푸른지평선’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TBC 전속 배우로 활동하며 10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약했다. 1991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비롯해 ‘허준’, ‘상도’, ‘이산’ 등 굵직한 사극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MBC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활약하며 친근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도 출연하며 ‘꽃할배’라는 별명을 얻었다.

생전 정치권에도 몸담은 적이 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주자유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하며 배우계 중심에서 활약했다. 2011년 신설된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초빙돼 최근까지도 연기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후배 양성에도 힘썼다.

지난해 10월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까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 마지막 연기 투혼을 불태웠다.

정부는 지난 25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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