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패왕’ 아이브에게도 ‘천적’은 있었다

[Y초점] ‘패왕’ 아이브에게도 ‘천적’은 있었다

2025.12.02.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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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년 차 아이브(IVE)는 7연속 밀리언셀러, 음원 차트 팀 통산 다섯 번째 퍼펙트 올킬, 음악방송 트로피 74개를 쓸어 담으며 이른바 ‘패왕’(覇王)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 아이브의 왕좌를 거세게 흔든 ‘천적’이 있었다. 멜론 일간 99일 1위, 스포티파이 수억 스트리밍을 쌓아 올린 뉴진스(NewJeans)는 업계와 대중이 동시에 인정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두 팀의 궤적은 한동안 나란히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2025년에 들어서 극적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한쪽은 1년 내내 앨범과 투어를 이어 가며 여러 지표를 끌어올렸고, 다른 한쪽은 같은 시기 전속계약 분쟁으로 사실상 활동이 멈췄다. 이 ‘잃어버린 1년’이 만든 균열은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해진다.











초반 기세의 ‘토끼’ 뉴진스, 소처럼 일했던 ‘거북이’ 아이브

먼저 실물 앨범이다. 2023년은 두 팀 모두에게 호황기였다. 뉴진스는 ‘OMG’와 ‘Get Up’으로 한 해 439만 5,216장의 신보 판매량을 기록했고, 아이브는 정규 1집 ‘I’ve IVE’와 미니 1집 ‘I’VE MINE’으로 330만 9,528장을 팔았다.

이 시기만 놓고 보면 글로벌 팬덤 유입이 폭발한 쪽은 뉴진스였고, 아이브는 이미 4세대 걸그룹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단계였다.

2024년 아이브는 ‘IVE SWITCH’ 한 장으로 175만 416장 수준을 유지했다. 뉴진스는 싱글 ‘How Sweet’과 일본 데뷔 싱글 ‘Supernatural’을 합쳐 241만 2,812장으로 집계됐다. ‘How Sweet’ 초동 판매량이 전작 ‘Get Up’(약 165만 장)에 비해 약 46% 줄어든 점은 팬덤 소비 심리가 한 차례 꺾였음을 보여준다. 이 시기 어도어–하이브 간 분쟁의 불씨가 뉴진스 쪽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도 겹친다.

2025년은 양 팀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한 해였다. 아이브는 2월 ‘IVE EMPATHY’, 8월 ‘IVE SECRET’를 연달아 내며 한 해에만 290만 5,648장을 추가했다. ‘IVE EMPATHY’는 첫 주에만 100만 장 이상이 팔리며 그룹의 연속 밀리언셀러 기록을 이어 갔다.

반면 뉴진스는 법적 분쟁 여파로 앨범 발매 계획이 모두 무산됐다. 따라서 올 한 해 뉴진스의 공식 신보 판매량은 ‘0’이다. 지난 3년간의 누적 합계로 보면 아이브는 약 796만 5,592장, 뉴진스는 약 680만 8,028장으로 정리된다. 뉴진스의 초반 기세를 떠올리면, 최종 누적 실물에서 아이브가 앞선 결과가 나온 셈이다.


“아무리 들어도 안 질려” 뉴진스 · “고객님, 신곡 나왔어요” 아이브

이제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등 디지털 지표를 살펴보자.

뉴진스는 2023년 ‘Ditto’를 멜론 일간 차트 99일 연속 1위에 올려놓으며 걸그룹 최장 기록을 세웠고, 같은 해 멜론 연간 차트 Top10 안에 네 곡을 올렸다. 아이브 역시 ‘I AM’과 ‘Kitsch’ 등을 앞세워 세 곡을 Top10에 진입시켰지만, 스트리밍 쪽에서는 뉴진스가 한 단계 위에 있었던 시기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서는 이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2025년 기준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피크 수치는 아이브가 약 1,100만 명, 뉴진스가 약 26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3억 스트리밍을 넘긴 곡 수도 아이브는 ‘Love Dive’ 등을 포함해 3곡, 뉴진스는 ‘OMG’, ‘Ditto’ 등을 포함해 5곡 이상으로 집계된다. 곡 단위 파급력에서는 뉴진스가 확실히 우위다.

그럼에도 뉴진스는 2025년에 신곡을 한 곡도 내지 못했다. 그해 내내 컴백이 없었지만,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와 누적 스트리밍에서 여전히 아이브를 앞섰다. 같은 해 국내 음원 시장에서는 아이브가 ‘Rebel Heart’로 주요 차트 1위를 휩쓸며 퍼펙트 올킬(PAK)을 기록했다. 신곡 없이도 구곡 소비가 이어진 뉴진스, 신곡으로 국내 차트를 다시 장악한 아이브의 대비가 2025년 디지털 성적표에 그대로 찍혀 있다.


“음반·투어 올 스톱” 뉴진스 · “이제는 공연 베테랑” 아이브

다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몸집의 차이는 아이브 쪽이 뉴진스를 크게 앞선다. 뉴진스는 2024년 일본 데뷔 싱글 ‘Supernatural’로 10만 장 이상을 판매하며 오리콘 1위를 기록했고, 도쿄돔 2회 공연으로 9만 1,200명을 모았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잃어버린 1년’이 시작된다. 2025년 예정돼 있던 월드투어가 분쟁으로 취소되면서, 뉴진스는 공연 시장에서 성장할 기회를 통째로 놓쳤다.

같은 기간 아이브는 현장에서 몸집을 크게 불렸다. 2025년 일본 로컬 EP ‘Be Alright’로 22만 6,295장을 판매하며 오리콘 주간 1위를 차지했고, 2023년부터 이어진 월드투어와 2025년 일본 팬 콘서트까지 합쳐 약 52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음반과 투어 성과를 함께 놓고 보면, 오프라인 공연 분야에서는 아이브가 뉴진스를 크게 앞서는 구도다.


‘연예인은 결국 이미지 싸움’이라는 진리

이처럼 여러 지표에서 양 팀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브랜드 평판과 광고 지표는 비교적 솔직하게 움직였다. 2023년 뉴진스는 걸그룹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12개월 중 8개월 동안 1위를 차지하며 ‘대세’ 이미지를 굳혔지만, 공백이 장기화된 2025년 하반기에는 Top30 밖으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아이브는 2025년 10월 걸그룹 브랜드 평판 1위에 올랐고, 멤버 장원영이 11월 개인 브랜드 평판 1위를 기록하는 등 그룹·개인의 인지도가 동반 상승했다.

광고 분야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된다. 뉴진스는 2024년까지 글로벌 음료·패션·명품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발히 활동했지만, 2025년에는 새로운 계약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분쟁에 따른 활동 공백의 여파다.

반면 아이브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장기 계약을 유지했고, 예능·MC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멤버들이 각자의 광고 노출을 꾸준히 늘렸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쪽을 선호하는 광고 시장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이 모든 변화의 뒤에는 ‘어도어–뉴진스 분쟁’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봄 어도어에 대한 감사와 민희진 대표 해임 시도, 같은 해 11월 뉴진스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 2025년 초 ‘NJZ’ 이름으로의 활동 시도와 홍콩 공연, 이어진 법원 결정과 10월 최종 판결까지 이어지는 동안 뉴진스의 2025년 음반·투어·광고 매출은 멈춰 섰다. ‘잃어버린 1년’이자 ‘멈춰 선 1년’이다.

반대로 아이브는 같은 시기 한국에서 두 장, 일본에서 한 장의 앨범을 내고 월드투어와 팬 콘서트를 이어가며 빈자리를 채웠다. 아이브가 ‘뉴진스가 멈춰 있을 때 더 달리자’고 마음먹진 않았겠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뉴진스가 멈춰 선 사이 아이브의 그래프가 더 가파르게 위로 치솟은 건 분명하다.


그래서 누가 이겼다는 거야? 아이브? 뉴진스?

그래서 독자들의 마지막 질문은 결국 “그래서 누가 더 잘 나가느냐”일 것이다. 단기 임팩트만 보면 뉴진스가 아이브를 이긴다. 멜론 99일 1위,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2,600만 명대, 빌보드 글로벌 200 2위까지 오른 기록은 4세대 걸그룹 중에서도 손꼽히는 성적이다. 괜히 ‘신드롬’이라는 말이 붙었던 것이 아니다.

다만, 전체 합산에서는 아이브가 뉴진스를 앞선다. 3년 누적 796만 5,592장의 판매량, 44만 명 이상이 다녀간 투어, 2025년 국내 음원 PAK와 일본 오리콘 1위라는 성과가 아이브 쪽에 점수를 얹어준다.

정리하면, ‘단기 임팩트와 글로벌 파급력’은 뉴진스 우세, ‘누적 지배력과 지난 1년간의 영향력’을 합치면 아이브의 판정승이다. 뉴진스가 링 밖에 발목이 잡힌 사이, 아이브가 라운드를 한두 개 더 가져간 셈이다.

그렇다고 두 팀의 라이벌리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뉴진스의 완전체 복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뉴진스가 다시 링에 올라와 예전 같은 화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이브가 지금의 격차를 더 벌릴지는 다음 성적표가 나올 때 비로소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사진=OSEN, 각 소속사]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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