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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돈방석 앉은 K-팝 엔터사, 취업 문엔 쇠 빗장만](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5/1203/202512031716219356_d.jpg)
[이미지=생성형 AI(ChatGPT)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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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던 백범 김구 선생도 놀랄 법한, 바야흐로 K-팝의 황금기다. 하지만 무대의 뒤편, 모든 조명이 끝난 그곳에는 이 산업의 일원이 되고자 문을 두드리는 청년들이 있다. 입구는 화려하지만, 이들에게 이곳은 시베리아 벌판만큼이나 춥다.
‘황금기’, ‘수출 효자’, ‘K-콘텐츠의 심장’이라는 찬사가 울려 퍼지는 동안, 업계의 채용문을 소리 없이 닫히고 있다. K-팝 산업이 돈을 벌지만 사람은 뽑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의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K-팝 기획사들의 성적표는 눈부심 그 자체다. 하이브, SM, YG, JYP 등 4대 기획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1,828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5.7%나 폭증했다. 매출액 역시 약 1조 6,969억 원을 기록하며 20% 넘게 덩치를 키웠다.
다만, 실물 앨범 판매량이 23.8% 줄어든 점에 눈에 띈다. 앨범이 덜 팔렸지만 이익은 두 배가 된 배경에는 ‘공연’이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스타디움 투어’가 활발해지면서 앨범 제작과 유통에 드는 비용 대신 고마진의 티켓과 굿즈 수익을 쓸어 담았다. JYP의 스트레이 키즈나 YG의 베이비 몬스터 등이 글로벌 무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고스란히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거름이 됐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의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눈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음악 산업 전체 종사자 수는 74,988명으로, 작년 2분기와 비교해 증감률이 정확히 ‘0.0%’였다. K-팝 산업 전체의 몸집은 불었는데, 일자리는 단 하나도 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4대 기획사’의 경우에는 전 분기보다 고용 인원이 1.7% 줄어들었다.
이쯤에서 “요즘 청년들이 힘든 일을 기피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 속 데이터를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고용정보원(워크넷) 데이터에 따르면 K-팝 산업과 직결된 ‘예술·디자인·방송·스포츠직’의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 2분기 해당 직종에 취업을 희망한 신규 구직자는 6만 5,71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지원자가 크게 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업들이 제시한 신규 채용 규모(구인 인원)는 3,666명에 그쳐, 전년 대비 30.8%나 급감했다. 특히, 이 분야의 신규 구직 대비 구인 비율’은 5.6%다. 구직자 100명이 지원하면, 기업이 마련한 의자는 고작 5~6개뿐이라는 뜻이다. 전체 산업 평균(32.8%)과 비교하면 엔터 업계의 취업 문은 6분의 1 수준으로 좁다.
어쩌면 AI 시대를 맞아 4대 기획사 및 음악 산업 전체게 ‘사람’이 필요없어진 건 아닐까.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음악 산업의 생성형 AI 도입률은 9.8%에 불과하다. 게임(41.7%)이나 방송·영상(30.8%) 산업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과 달리, 저작권 문제와 창작의 진정성을 중시하는 음악 업계는 AI 활용에 가장 소극적인 편이다.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대체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본질은 K-팝 비즈니스의 체질 자체가 ‘고용이 덜 필요한 구조’로 바뀌었다는 데 있다. 과거 엔터 산업이 수많은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람의 손을 많이 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이미 성공한 슈퍼 IP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돌며 공연과 굿즈를 파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꿈의 효율’을 만든 셈이다.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 신성장동력이라는 타이틀 뒤에 ‘일자리 없는 성장’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K-팝의 황금기가 진짜 황금기가 되려면, 이 그림자까지 함께 직시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게 되는 대목이다.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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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 ‘수출 효자’, ‘K-콘텐츠의 심장’이라는 찬사가 울려 퍼지는 동안, 업계의 채용문을 소리 없이 닫히고 있다. K-팝 산업이 돈을 벌지만 사람은 뽑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의 딜레마에 빠졌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K-팝, 역대급 돈 잔치에 웃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K-팝 기획사들의 성적표는 눈부심 그 자체다. 하이브, SM, YG, JYP 등 4대 기획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1,828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5.7%나 폭증했다. 매출액 역시 약 1조 6,969억 원을 기록하며 20% 넘게 덩치를 키웠다.
다만, 실물 앨범 판매량이 23.8% 줄어든 점에 눈에 띈다. 앨범이 덜 팔렸지만 이익은 두 배가 된 배경에는 ‘공연’이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스타디움 투어’가 활발해지면서 앨범 제작과 유통에 드는 비용 대신 고마진의 티켓과 굿즈 수익을 쓸어 담았다. JYP의 스트레이 키즈나 YG의 베이비 몬스터 등이 글로벌 무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고스란히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거름이 됐다.
K-팝 몸집은 헤비급, 일자리 창출은 바늘구멍
[이미지=생성형 AI(Gemini)로 제작]
하지만 이런 기업들의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눈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음악 산업 전체 종사자 수는 74,988명으로, 작년 2분기와 비교해 증감률이 정확히 ‘0.0%’였다. K-팝 산업 전체의 몸집은 불었는데, 일자리는 단 하나도 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4대 기획사’의 경우에는 전 분기보다 고용 인원이 1.7% 줄어들었다.
청년들 “힘든 건 싫은데요?” 때문일까
이쯤에서 “요즘 청년들이 힘든 일을 기피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 속 데이터를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고용정보원(워크넷) 데이터에 따르면 K-팝 산업과 직결된 ‘예술·디자인·방송·스포츠직’의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 2분기 해당 직종에 취업을 희망한 신규 구직자는 6만 5,71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지원자가 크게 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업들이 제시한 신규 채용 규모(구인 인원)는 3,666명에 그쳐, 전년 대비 30.8%나 급감했다. 특히, 이 분야의 신규 구직 대비 구인 비율’은 5.6%다. 구직자 100명이 지원하면, 기업이 마련한 의자는 고작 5~6개뿐이라는 뜻이다. 전체 산업 평균(32.8%)과 비교하면 엔터 업계의 취업 문은 6분의 1 수준으로 좁다.
좁아진 K-팝 취업문, 설마 AI의 습격 때문?
어쩌면 AI 시대를 맞아 4대 기획사 및 음악 산업 전체게 ‘사람’이 필요없어진 건 아닐까.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음악 산업의 생성형 AI 도입률은 9.8%에 불과하다. 게임(41.7%)이나 방송·영상(30.8%) 산업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과 달리, 저작권 문제와 창작의 진정성을 중시하는 음악 업계는 AI 활용에 가장 소극적인 편이다.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대체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본질은 K-팝 비즈니스의 체질 자체가 ‘고용이 덜 필요한 구조’로 바뀌었다는 데 있다. 과거 엔터 산업이 수많은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람의 손을 많이 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이미 성공한 슈퍼 IP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돌며 공연과 굿즈를 파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꿈의 효율’을 만든 셈이다.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 신성장동력이라는 타이틀 뒤에 ‘일자리 없는 성장’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K-팝의 황금기가 진짜 황금기가 되려면, 이 그림자까지 함께 직시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게 되는 대목이다.
YTN star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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