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12월 16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민 변호사
- 현직변호사 "'수탉' 재판 피고인들, 살인 혐의 인정되고도 남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누군가와 업무 차 약속을 잡아야 한다면 여러분은 보통 어디에서 만나곤 하시나요? 대부분 회사 근처나 업무와 관련된 공간, 혹은 누구나 알법한 공공장소를 떠올리곤 하죠. 그런데 만약 상대가 아주 멀리 떨어진, 그것도 듣도 보도 못한 인적 드문 산 근처에서 만나자고 한다면 여러분은 과연 그 약속 지키시겠습니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채권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죠. 그런데 약속 당일, 상대방으로부터 이런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정문이 아닌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단 내용이었죠. 그렇게 어렵사리, 주차장에서 만주한 두 사람. 채무자 A 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조수석에 일단 타라’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B 씨는 타지 않았죠. 그리고 그 순간. B 씨의 눈에 들어온 건...! 하지만 10분간의 격렬한 저항 끝에 결국 납치되고만 B 씨. 그래도 경찰에 신고는 했으니, 곧 경찰이 도착할 거라 믿었지만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이 사건 영화가 아니라요. 최근 실제 벌어진 일입니다.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속으로 자세히 들어가 보죠.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상민 :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살다 살다 이런 일이 다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게 인천 송도였죠? 도심 한복판 아파트에서 납치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황당하고. 이 사건의 피해자가 100만 유튜버 수탉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충격을 줬는데 일단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그 배경부터 짚어볼까요?
◆ 김상민 : 네, 이 사건은 신뢰 관계가 파탄 나면서 시작된 금전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피해자인 유튜버 수탉 씨는 2023년경, 가해자 중 한 명인 중고차 딜러 A 씨를 통해 희귀 차량을 문제없이 구매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금전거래로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죠. 문제는 2025년 7월, 수탉 씨가 기존 차량 판매를 A 씨에게 맡기고 새 차를 구매하기 위해 계약금 2억 원을 송금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A 씨는 이 돈을 받은 뒤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했고, 차량 계약은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려는 채무자 A 씨가 채권자인 수탉 씨를 상대로 끔찍한 범행을 계획하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유튜버 수탉 씨에게 과태료, 통행료 고지서가 날아왔다. 심지어 돈은 주고 차도 못 받은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수탉 씨 입장에서는 황당했을 것 같거든요?
◆ 김상민 : 그렇습니다. 2억 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보냈지만 차는 받지 못했고, 심지어 판매를 맡겼던 기존 차량의 명의가 이전되지 않아 과태료와 통행료 고지서가 계속 날아오는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수탉 씨가 A 씨에게 수차례 항의했지만 A 씨는 공황장애나 휴대폰 파손 같은 핑계를 대며 연락을 피했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수탉 씨가 수소문 끝에 자신의 차량을 찾아냈지만, 그 차를 점유하고 있던 제3자에게 5천만 원을 추가로 주고 나서야 차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행거리는 4,000km나 늘어 차량 가치까지 하락했죠. 결국 수탉 씨는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에 이릅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이럴 때는 정이니, 읍소니 이런 데 휘둘릴 게 아니라 즉시 법적 대응에 들어가는 게 맞는 상황이었던 것 같고요. 아무튼 그래서 이후 어떻게 된 거죠?
◆ 김상민 :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A 씨의 태도가 돌변합니다. ‘자신도 다른 딜러에게 사기를 당했다, 아버지가 유명 조폭이다, 이 일에 조선족이 얽혀있다’는 등 온갖 거짓말과 협박성 발언으로 수탉 씨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0월 19일, 돌연 채무를 현금으로 갚겠다며 만나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약속 장소는 CCTV도 없는 외진 산 속이었고, 불법 도박 자금을 세탁한 돈이라 눈을 피해야 한다는 황당한 핑계를 댔습니다. 위험을 감지한 수탉 씨가 거절하자, ‘지금 안 받으면 영영 못 받는다’고 압박했지만, 수탉 씨는 ‘그럼 법대로 하겠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이것이 1차 범행 시도가 실패한 정황입니다.
◇ 이원화 : 지금 들은 내용만 해도 위법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싶거든요. 어떤 포인트들이 있을까요?
◆ 김상민 : 네, 납치 범행 이전에 이미 여러 범죄 혐의가 성립합니다. 우선 새 차를 구매해 줄 것처럼 속여 계약금 2억 원을 받아 가로챈 행위는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판매를 위탁받은 차량을 무단으로 타인에게 넘기고 운행하게 한 것은 횡령죄의 소지가 있습니다. 나아가 '조폭', '조선족' 등을 언급하며 겁을 주어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하려 한 행위는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행위들이 결국 더 큰 범죄로 나아가는 전조가 된 셈입니다.
◇ 이원화 : 심지어 그 협박을 통해서 권리 행사를 방해했기 때문에 강요죄에 해당할 여지도 있죠. 그래서 이후에 어쩌다가 납치, 폭행까지 가게된 거죠?
◆ 김상민 : 1차 유인 시도가 실패하자, A 씨는 10월 26일 다시 연락해 ‘합의하고 싶으니 집 앞으로 돈을 가져다주겠다’며 수탉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처음엔 아파트 정문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주차장으로 들어왔다며 장소를 변경해 유인했죠. 주차장에서 A 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조수석에 타라’고 계속 유도하였는데, 이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수탉 씨가 뒷좌석을 보는 순간, 후드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공범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112에 신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안 가해자들은 도주하기는커녕, 줄로 목을 조르고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을 가한 뒤, 케이블타이로 손을 묶어 차량에 강제로 태워 납치 했습니다. 현재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안와골절 수술을 받았으나, 안구 함몰과 복시, 시력 및 청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심리치료까지 받고 있는 매우 위중한 상태입니다.
◇ 이원화 : 특히 충격적이었던 게 공범이 이미 뒷좌석에 숨어 있었다는 점. 이건 이미 납치 자체를 계획했단 방증 아닐까 싶은데, 이 정도면 법적으로도 충분히 입증 가능하다고 보고 처벌도 훨씬 중하게 내려지지 않을까 싶거든요?
◆ 김상민 : 맞습니다. 공범을 미리 차량 뒷좌석에 숨겨둔 행위는 우발적 범행이 아닌, 명백한 '계획범죄'의 핵심 증거입니다. 여기에 더해 범행에 사용할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범행 차량 등을 사전에 준비한 점, 피해자를 CCTV가 없는 곳으로 유인하려다 실패하자 다시 주거지 주차장으로 유인한 점 등 범행 전반에 걸쳐 치밀한 계획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점은, 양형을 결정할 때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며, 법원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해 훨씬 무거운 처벌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가해자가 ‘경찰에 끈이 있다, 안 온다.’ 이런 말을 했잖아요. 이거 사실이든 아니든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경찰에 신고까지 된 걸 알면서도 결국 끌고 갔다고 하면 가중처벌이 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김상민 : 네, 두 가지 모두 가중처벌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경찰에 끈이 있다’는 발언은 감금 상태에서 피해자의 심리적 지배를 강화하는 행위로 죄질을 더욱 나쁘게 만듭니다. 또한, 피해자가 바로 앞에서 112에 신고하는 것을 보고도 범행을 강행한 것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극도의 반사회성을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법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이기 때문에 재판부가 이를 매우 중대한 가중처벌 사유로 판단할 것이 확실합니다.
◇ 이원화 : 경찰이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살인미수를 적용할 때 기준 같은 게 있습니까? 이 사건에도 충분히 해당된다고 보세요?
◆ 김상민 : 네, 충분히 해당된다고 보입니다. 살인미수죄가 성립하려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반드시 죽이겠다’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죽을 수도 있겠다’고 예견하면서도 행위를 감행하는 '미필적 고의'도 인정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가해자들은 야구방망이라는 매우 위험한 흉기를 사용했고, 생명과 직결되는 머리와 얼굴 등 치명적인 부위를 집중적으로 가격했으며, ‘죽이고 장기 팔고 뜨는 게 낫다’는 등 명시적인 살해 협박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경찰 조사에서 ‘채무를 변제하지 않기 위해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죠. 이런 정황들을 종합하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충분히 인정되고도 남습니다.
◇ 이원화 : 결국 이 사건, 채무 갈등이 납치, 폭행이란 강력범죄로 이어진 사례였는데, 이 정도까진 아니라도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 금전 분쟁이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종종 있잖아요? 법원에서는 이런 사건을 판단할 때 어느 지점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편입니까?
◆ 김상민 : 법원은 '사적 제재(私的 制裁)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대원칙을 가장 핵심적으로 봅니다. 즉,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과 그 권리를 폭력이나 협박 같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실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채무 관계는 민사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지, 폭력이 개입하는 순간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닌 흉악 범죄가 될 뿐입니다. 실제로 ‘ 채무자에게 야간에 독촉을 하거나, 채무자 주변인들에게 탐문한다던가 하는 행위들을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채권자에게 범행을 저지른 케이스였습니다만, 반대로 채권자가 채무자를 압박하다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시시비비를 떠나서 빌려준 돈을 못 받는 답답함 속에서 채권자들이 합법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 끝으로 소개를 해주시죠.
◆ 김상민 : 네,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불법적인 방법을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우리 법은 채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다양한 합법적 절차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먼저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 채무 이행을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고, 증거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이 채무 사실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소송보다 간이한 절차인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다면 소송 제기 전에 가압류나 가처분을 통해 재산을 동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집행권원, 즉 판결문을 받아야 합니다. 이 판결문을 근거로 채무자의 부동산, 예금, 급여 등에 대해 강제집행을 실시하여 채권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절차를 통하는 것이 유일하고 올바른 해결책이며, 순간의 감정으로 불법을 행하면 오히려 채권자가 가해자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5년 12월 16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민 변호사
- 현직변호사 "'수탉' 재판 피고인들, 살인 혐의 인정되고도 남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누군가와 업무 차 약속을 잡아야 한다면 여러분은 보통 어디에서 만나곤 하시나요? 대부분 회사 근처나 업무와 관련된 공간, 혹은 누구나 알법한 공공장소를 떠올리곤 하죠. 그런데 만약 상대가 아주 멀리 떨어진, 그것도 듣도 보도 못한 인적 드문 산 근처에서 만나자고 한다면 여러분은 과연 그 약속 지키시겠습니까.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채권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죠. 그런데 약속 당일, 상대방으로부터 이런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정문이 아닌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단 내용이었죠. 그렇게 어렵사리, 주차장에서 만주한 두 사람. 채무자 A 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조수석에 일단 타라’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B 씨는 타지 않았죠. 그리고 그 순간. B 씨의 눈에 들어온 건...! 하지만 10분간의 격렬한 저항 끝에 결국 납치되고만 B 씨. 그래도 경찰에 신고는 했으니, 곧 경찰이 도착할 거라 믿었지만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이 사건 영화가 아니라요. 최근 실제 벌어진 일입니다.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속으로 자세히 들어가 보죠.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상민 :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살다 살다 이런 일이 다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게 인천 송도였죠? 도심 한복판 아파트에서 납치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황당하고. 이 사건의 피해자가 100만 유튜버 수탉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충격을 줬는데 일단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그 배경부터 짚어볼까요?
◆ 김상민 : 네, 이 사건은 신뢰 관계가 파탄 나면서 시작된 금전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피해자인 유튜버 수탉 씨는 2023년경, 가해자 중 한 명인 중고차 딜러 A 씨를 통해 희귀 차량을 문제없이 구매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금전거래로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죠. 문제는 2025년 7월, 수탉 씨가 기존 차량 판매를 A 씨에게 맡기고 새 차를 구매하기 위해 계약금 2억 원을 송금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A 씨는 이 돈을 받은 뒤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했고, 차량 계약은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려는 채무자 A 씨가 채권자인 수탉 씨를 상대로 끔찍한 범행을 계획하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유튜버 수탉 씨에게 과태료, 통행료 고지서가 날아왔다. 심지어 돈은 주고 차도 못 받은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수탉 씨 입장에서는 황당했을 것 같거든요?
◆ 김상민 : 그렇습니다. 2억 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보냈지만 차는 받지 못했고, 심지어 판매를 맡겼던 기존 차량의 명의가 이전되지 않아 과태료와 통행료 고지서가 계속 날아오는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수탉 씨가 A 씨에게 수차례 항의했지만 A 씨는 공황장애나 휴대폰 파손 같은 핑계를 대며 연락을 피했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수탉 씨가 수소문 끝에 자신의 차량을 찾아냈지만, 그 차를 점유하고 있던 제3자에게 5천만 원을 추가로 주고 나서야 차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행거리는 4,000km나 늘어 차량 가치까지 하락했죠. 결국 수탉 씨는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에 이릅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이럴 때는 정이니, 읍소니 이런 데 휘둘릴 게 아니라 즉시 법적 대응에 들어가는 게 맞는 상황이었던 것 같고요. 아무튼 그래서 이후 어떻게 된 거죠?
◆ 김상민 :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A 씨의 태도가 돌변합니다. ‘자신도 다른 딜러에게 사기를 당했다, 아버지가 유명 조폭이다, 이 일에 조선족이 얽혀있다’는 등 온갖 거짓말과 협박성 발언으로 수탉 씨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0월 19일, 돌연 채무를 현금으로 갚겠다며 만나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약속 장소는 CCTV도 없는 외진 산 속이었고, 불법 도박 자금을 세탁한 돈이라 눈을 피해야 한다는 황당한 핑계를 댔습니다. 위험을 감지한 수탉 씨가 거절하자, ‘지금 안 받으면 영영 못 받는다’고 압박했지만, 수탉 씨는 ‘그럼 법대로 하겠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이것이 1차 범행 시도가 실패한 정황입니다.
◇ 이원화 : 지금 들은 내용만 해도 위법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싶거든요. 어떤 포인트들이 있을까요?
◆ 김상민 : 네, 납치 범행 이전에 이미 여러 범죄 혐의가 성립합니다. 우선 새 차를 구매해 줄 것처럼 속여 계약금 2억 원을 받아 가로챈 행위는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판매를 위탁받은 차량을 무단으로 타인에게 넘기고 운행하게 한 것은 횡령죄의 소지가 있습니다. 나아가 '조폭', '조선족' 등을 언급하며 겁을 주어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하려 한 행위는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행위들이 결국 더 큰 범죄로 나아가는 전조가 된 셈입니다.
◇ 이원화 : 심지어 그 협박을 통해서 권리 행사를 방해했기 때문에 강요죄에 해당할 여지도 있죠. 그래서 이후에 어쩌다가 납치, 폭행까지 가게된 거죠?
◆ 김상민 : 1차 유인 시도가 실패하자, A 씨는 10월 26일 다시 연락해 ‘합의하고 싶으니 집 앞으로 돈을 가져다주겠다’며 수탉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처음엔 아파트 정문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주차장으로 들어왔다며 장소를 변경해 유인했죠. 주차장에서 A 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조수석에 타라’고 계속 유도하였는데, 이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수탉 씨가 뒷좌석을 보는 순간, 후드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공범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112에 신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안 가해자들은 도주하기는커녕, 줄로 목을 조르고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을 가한 뒤, 케이블타이로 손을 묶어 차량에 강제로 태워 납치 했습니다. 현재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안와골절 수술을 받았으나, 안구 함몰과 복시, 시력 및 청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심리치료까지 받고 있는 매우 위중한 상태입니다.
◇ 이원화 : 특히 충격적이었던 게 공범이 이미 뒷좌석에 숨어 있었다는 점. 이건 이미 납치 자체를 계획했단 방증 아닐까 싶은데, 이 정도면 법적으로도 충분히 입증 가능하다고 보고 처벌도 훨씬 중하게 내려지지 않을까 싶거든요?
◆ 김상민 : 맞습니다. 공범을 미리 차량 뒷좌석에 숨겨둔 행위는 우발적 범행이 아닌, 명백한 '계획범죄'의 핵심 증거입니다. 여기에 더해 범행에 사용할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범행 차량 등을 사전에 준비한 점, 피해자를 CCTV가 없는 곳으로 유인하려다 실패하자 다시 주거지 주차장으로 유인한 점 등 범행 전반에 걸쳐 치밀한 계획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점은, 양형을 결정할 때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며, 법원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해 훨씬 무거운 처벌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가해자가 ‘경찰에 끈이 있다, 안 온다.’ 이런 말을 했잖아요. 이거 사실이든 아니든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경찰에 신고까지 된 걸 알면서도 결국 끌고 갔다고 하면 가중처벌이 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김상민 : 네, 두 가지 모두 가중처벌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경찰에 끈이 있다’는 발언은 감금 상태에서 피해자의 심리적 지배를 강화하는 행위로 죄질을 더욱 나쁘게 만듭니다. 또한, 피해자가 바로 앞에서 112에 신고하는 것을 보고도 범행을 강행한 것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극도의 반사회성을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법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이기 때문에 재판부가 이를 매우 중대한 가중처벌 사유로 판단할 것이 확실합니다.
◇ 이원화 : 경찰이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살인미수를 적용할 때 기준 같은 게 있습니까? 이 사건에도 충분히 해당된다고 보세요?
◆ 김상민 : 네, 충분히 해당된다고 보입니다. 살인미수죄가 성립하려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반드시 죽이겠다’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죽을 수도 있겠다’고 예견하면서도 행위를 감행하는 '미필적 고의'도 인정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가해자들은 야구방망이라는 매우 위험한 흉기를 사용했고, 생명과 직결되는 머리와 얼굴 등 치명적인 부위를 집중적으로 가격했으며, ‘죽이고 장기 팔고 뜨는 게 낫다’는 등 명시적인 살해 협박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경찰 조사에서 ‘채무를 변제하지 않기 위해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죠. 이런 정황들을 종합하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충분히 인정되고도 남습니다.
◇ 이원화 : 결국 이 사건, 채무 갈등이 납치, 폭행이란 강력범죄로 이어진 사례였는데, 이 정도까진 아니라도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 금전 분쟁이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종종 있잖아요? 법원에서는 이런 사건을 판단할 때 어느 지점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편입니까?
◆ 김상민 : 법원은 '사적 제재(私的 制裁)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대원칙을 가장 핵심적으로 봅니다. 즉,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과 그 권리를 폭력이나 협박 같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실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채무 관계는 민사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지, 폭력이 개입하는 순간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닌 흉악 범죄가 될 뿐입니다. 실제로 ‘ 채무자에게 야간에 독촉을 하거나, 채무자 주변인들에게 탐문한다던가 하는 행위들을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채권자에게 범행을 저지른 케이스였습니다만, 반대로 채권자가 채무자를 압박하다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시시비비를 떠나서 빌려준 돈을 못 받는 답답함 속에서 채권자들이 합법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 끝으로 소개를 해주시죠.
◆ 김상민 : 네,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불법적인 방법을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우리 법은 채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다양한 합법적 절차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먼저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 채무 이행을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고, 증거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이 채무 사실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소송보다 간이한 절차인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다면 소송 제기 전에 가압류나 가처분을 통해 재산을 동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집행권원, 즉 판결문을 받아야 합니다. 이 판결문을 근거로 채무자의 부동산, 예금, 급여 등에 대해 강제집행을 실시하여 채권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절차를 통하는 것이 유일하고 올바른 해결책이며, 순간의 감정으로 불법을 행하면 오히려 채권자가 가해자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사건X파일] 첫 재판 열린 100만 유튜버 '수탉' 납치·폭행사건 전말](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5/1216/202512161024402313_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