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배우들의 고군분투로도 메우지 못한 서사의 빈틈…'시스터'가 놓친 한 끗

[Y리뷰] 배우들의 고군분투로도 메우지 못한 서사의 빈틈…'시스터'가 놓친 한 끗

2026.01.13.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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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배우들의 고군분투로도 메우지 못한 서사의 빈틈…'시스터'가 놓친 한 끗
영화 '시스터' 스틸컷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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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스터'는 시작부터 관객의 멱살을 잡고 질주한다. 거액의 몸값을 노린 이복언니 납치극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그리고 그 뒤에 도사린 ‘태수’(이수혁 분)의 냉혹한 설계는 극 초반 팽팽한 텐션을 유지하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부에 접어들며 스스로 동력을 상실한다. 속도감에 가려져 있던 서사의 빈틈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관객은 몰입 대신 의문을 갖게 된다.

작품의 외피를 지탱하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다. 이수혁은 서늘한 눈빛과 잔인한 폭력성으로 ‘태수’라는 인물을 완벽히 체화했다. 그는 매 순간 인물들을 의심하며 계속해서 악의 기운을 뿜어낸다.

인질이 된 소진 역의 차주영 역시 처절한 사투를 온몸으로 표현하며 극의 현실감을 불어넣었고, 정지소는 어리숙하고 여린 ‘해란’을 맡아 극의 심리적 완충지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세 배우의 앙상블은 밀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문제는 서사의 밀도다.
영화 '시스터' 포스터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극은 관계의 전복과 반전을 통해 변주를 꾀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장치들이 지나치게 허술하다. 특히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해 배치된 소품이나 설정들은 장르 영화의 문법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쳐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 인물들의 감정선과 행동 논리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정적인 순간, 캐릭터의 비합리적인 선택은 극적 허용을 넘어 관객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극 중후반부를 채우는 무력한 폭행 장면의 나열은 장르적 쾌감을 주기보다 시각적 불쾌감을 가중시킨다. 폭력의 전시는 구체적이지만, 그 폭력이 서사 내에서 가져야 할 필연성은 희박하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결말부에 이르러 시도되는 ‘여성 연대’의 서사다. 영화는 해란과 소진의 관계 변화를 통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지려 하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급작스럽고 작위적이다. 충분한 감정적 빌드업 없이 이루어진 연대의 모습은 진정한 의미의 공감보다는 서사를 매듭짓기 위한 ‘편의적 장치’로 읽힌다.
영화 '시스터' 스틸컷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결국 '시스터'는 배우들의 호연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도, 이를 담아낼 그릇인 시나리오의 견고함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다. 빠른 호흡과 감각적인 연출은 돋보이나, 스릴러의 본질인 ‘치밀한 심리적 인과관계’를 놓친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영화 '시스터'. 진성문 감독 연출. 배우 정지소, 이수혁, 차주영 출연. 러닝타임 87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6년 1월 28일 극장 개봉.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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