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더 기괴하고 강렬하다…'군체', 연상호 감독의 좀비 신세계

[Y리뷰] 더 기괴하고 강렬하다…'군체', 연상호 감독의 좀비 신세계

2026.05.21.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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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더욱 강력한 '좀비 마스터'로 거듭났다. 신작 영화 '군체'는 정교하게 짜여진 스토리, 한층 다채로워진 캐릭터 플레이로 극강의 시청각적 재미를 선사하며, 생각할 거리까지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부산행', '서울역', '반도' 등으로 이미 여러 편의 좀비물을 선보여 마니아 층을 만든 연상호 감독이 주특기를 또 한 번 살린 작품이다.

영화는 서영철(구교환 분)이 한 컨퍼런스가 열리는 건물에 생화학적 테러를 가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강우철 박사(김종태 분) 앞에 나타난 서영철은 그의 몸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주입해 순식간에 좀비로 만들고, 그와 동시에 건물은 혼란 속 고립된 장소로 무력화된다.

서영철은 본인의 몸에 백신을 주입해 놓은 탓에 경찰은 그를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게 된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생존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진다. 이들 사이 권세정 교수(전지현 분)는 좀비를 물리치고 탈출하기 위해 방법을 고민하다.

알고 보니 좀비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던 상황. 좀비들은 건물 안에 고립된 사람들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정보를 주고 받았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생존자들은 기발한 방법을 고안해 이들을 물리치고 탈출할 방법을 찾는다.

'군체'가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과 다른 점은, 보다 구체적이고 색다른 세계관을 만들어 새로운 좀비를 탄생시킴으로서 관객들에게 신선한 공포감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빛과 움직임에 반응하던 좀비들은 정보를 공유하는 하나의 단체가 되면서 더 강력한 위협이 되어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영화는 직관적으로 시청각적 재미를 극대화하기도 했지만, 심도 깊은 메시지를 심어놓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작품의 제작발표회에서 연상호 감독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개별성이 무력해지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를 좀비물과 결합시켰다고 밝혔다.

감독은 자신의 고민을 스토리 전반에 깔아 놓았다. 좀비는 정상적인 움직임과 사고가 힘들지만, 정보를 공유하며 세력을 키워 강력하게 보여진다. 하지만 잘못 삽입된 정보로 인해 결정의 오류를 겪게도 되는 반면, 생존자들은 박식한 지식을 가진 리더를 따르고, 연대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펼쳐나간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매력적이다. 특히 1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전지현은 지성미와 리더십 있는 캐릭터의 모습을 온 몸으로 표현해냈다. 생존자들의 리더로서 좀비에 맞서는 거친 액션은 물론, 좀비에 희생되어 나가는 이들을 보며 감정적 분노와 혼란을 느끼는 감정신까지 유려하게 표현했다.

또한 누나 최현희(김신록 분)를 지키기 위해 다리가 아픈 그를 업고 맨몸으로 좀비에 맞서 싸우는 최현석을 연기한 지창욱,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함으로 가득한 천재 생물학자 서영철을 연기한 구교환까지, 연기 고수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강력한 앙상블을 완성해냈다.

다만 연상호 감독의 작품 네 편에 출연하며 '연상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신현빈의 활용이 '군체'에서는 다소 아쉽다. 주요 서사에서 벗어나 있기도 하지만, 이전 작들에서의 연기력과 비교했을 때 비극적인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공설희 캐릭터의 감정선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

작품 말미에는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좀비들이 군집을 이루며 공포감을 형성하는 장면이 그려져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다만, 생존자 집단에서 한 명씩 좀비에 의해 희생되면서, 누가 최종적으로 탈출에 성공할지 가늠이 어렵지 않게 되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느낄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이전에 보지 못한 좀비 세계관 속에, 각자의 사연을 갖고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의 앙상블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꽉 찬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좀비들의 독특한 외형과 기괴한 움직임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눈 뗄 수 없는 122분을 선사한다.

영화 '군체'는 오늘(21일) 극장 개봉한다. 연출 연상호. 출연 전지현·구교환·지창욱·신현빈·김신록·고수 등.

[사진출처 = (주)쇼박스]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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